발의 비명 “하이힐 없는 세상에 살고 싶어요”
작성자 KARP 작성일 2011-05-30 오후 3:32:46

발의 비명 “하이힐 없는 세상에 살고 싶어요”

 

“발이 엄청나게 못생겨졌어요. 맨발로 있기가 창피해요. 발가락이나 발뒤꿈치가 드러나는 신발은 못 신죠.” 고교 졸업 때부터 하이힐을 신은 이경민(23·대학생)씨. 굽 높이 9㎝ 이상의 킬힐을 자주 신는다. 요즘 발이 변형돼 고민이 많다. 처음엔 발바닥에 굳은살이 박이는 정도였다. 차츰 새끼발가락 뿌리 뼈가 바깥으로 튀어나왔다. 둘째·셋째발가락이 오그라들었고 티눈이 생겼다. 구두 뒤가 닿는 발뒤꿈치 뼈가 자라 볼록하게 튀어나오고 피부도 검붉게 변했다. 이씨는 “하이힐이 발을 망치는 걸 알지만 신으면 예쁘고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거리에서 편한 신발을 신은 여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구두 굽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다. 신발 볼도 아기 손바닥처럼 좁다. 발이 보호되지 않고 오히려 구겨져 있다. 양말을 신고 구두를 신는 여성은 거의 없다. 봄여름엔 스타킹 없이 주로 맨발이다. 구두와 닿는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 까지면서 반창고가 덕지덕지 붙는다. 신데렐라 유리구두처럼 달콤하고 로맨틱한 구두가 괴상하게 변형시킨 여성의 발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좁은 앞코는 '망치족지'를 만든다. 발가락이 아래로 구부러지고 관절 위에 티눈이 생기는 것. 굽이 높은 신발을 신으면 발바닥을 지나는 근육과 인대가 지나치게 당겨지면서 발가락이 오그라든다. 이 상태로 굽은 발가락이 좁은 신발에 맞닿으며 관절에 변형이 일어난다.

 여성은 왜 균형 잡기도 어려운 하이힐을 신을까. 몸매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예컨대 8㎝ 굽을 신으면 골반이 앞쪽으로 15도 쏠린다. 몸을 일직선으로 펴면 척추의 곡선이 심해져 엉덩이와 가슴이 올라가 커 보인다. 종아리와 대퇴부 근육이 긴장해 더 탄력적으로 보인다.(『신발이 내 몸을 망친다』, 다니엘 호웰)

 그러나 8㎝ 굽을 신으면 체중의 90%가 앞발에 실린다. 그 부위가 팔 저리듯 찌릿거린다(지간신경종). 발가락 사이 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딱딱한 덩어리가 되는데, 발을 잘못 디디면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낀다.

 

 

2011.05.30

KARP(대한은퇴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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