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는 능력 떨어지면 기억력도 떨어진다

따뜻한 치과병원 ‘치매와 치아 건강’ 연관성 강조 눈길

65세 이상 노인 35만명 치매
치아 상실 발병 가능성 높여
영양 불균형·질식 위험 높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유병률이 8% 정도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재 노인인구가 430만여명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니 35만 명 이상의 치매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치매의 발병률은 연령증가와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의 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치매(癡)란,성장기에는 정상적인 지적 수준을 유지하다가 후천적으로 인지기능의 손상 및 인격의 변화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인지증(認知症, dementia)이라고도 한다. 뇌의 위축이나 뇌혈관성 장애로 정상적으로 발달한 지적 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는 상태이다.

치매는 70가지 이상의 다양한 병이 원인이 되며,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 방법이나 예후가  달라진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뇌질환 및 뇌혈관질환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최근에는 치아의 상실과 치매의 발생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속속 발표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도호쿠대학 연구팀이 69~75세 195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으로 분석한 결과, 치아 수가 적을수록 해마의 용적이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마는 인간의 뇌기능 중 특히 기억 및 학습을 관장하는 부위로, 해마 용적의 감소는 치매 발생의 가능성을 높인다.

또 일본 후생노동성 연구팀이 2003년부터 4년간 아이치현의 65세 이상 노인 4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치아가 거의 없고 틀니도 사용하지 않은 노인이 치매에 걸릴 확률은 치아가 20개 이상 남아 있는 노인보다 1.9배 높았다. 

치아가 없는 경우 치매에 걸릴 확률이 2배가량 높다는 것인데, 치아의 상실은 사람의 씹는 능력을 떨어뜨리고 씹는 운동의 저하는 뇌 혈류 감소 및 뇌의 활성화에도 영향을 끼쳐 기억력 저하 및 치매의 발생을 높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치매에 걸린 상태에서 구강건강이 좋지 않으면 치매의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치매환자에게 영양 섭취는 매우 중요하다. 치아가 좋지 않으면 제대로 식사를 할 수 없어 영양적 불균형이 초래됨은 물론,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고 삼켜 질식의 위험도 높아진다.

치매환자는 위생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운데, 구강 내 세균 등이 폐로 흡인돼 흡인성 폐렴의 발생가능성도 높다. 그러므로 치매의 예방과 악화 방지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치과적 관리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치매환자는 평소 이닦기와 같은 기본적인 구강 위생관리를 스스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또한 대부분 치과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무조건적으로 치료를 거부하는 등 협조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 과정에서 치매 발병 후 다수의 치아를 단기간에 잃게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

치과치료를 거부하는 중증 치매환자의 경우 진정법(sedation)이나 전신마취와 같은 수면치료를 보조적으로 이용하면 보다 편안하고 안전하게 치과치료를 받을 수 있다.

따뜻한 치과병원의 서혜원 원장은 “치매환자에 대한 치과적 관리는 단순한 치료의 차원을 넘어 치매가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고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며 “치아가 없는 경우 틀니나 임플란트와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환자 스스로 음식을 씹으며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데일리 포커스 박영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