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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호남지방에는 많은 눈이 내렸다. 농업지대인 호남의 광활한 평야지대의 풍년을 예고하는 눈이 다. 눈이 내리자 내 가슴은 두근두근 뛰었다. 오랜만에 산악회 사람들과 눈길 산행을 할 수 있는 기회 를 맞았기 때문이다.
눈이 내리는 날의 산행에는 특유의 만족과 즐거움이 있다. 눈길 산행의 쾌감과 진짜 산행의 맛을 모르 는 사람들은 무슨 말이냐고 하겠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신선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설경의 아름다움과 눈길을 걷는 희열을 안다.
지난 6일 산악회 카페 회원 50여명과 함께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의 내변산에 올랐다. 내변산이 위치 한 변산반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산을 아우르는 국립공원이다.
광주에서 오전 여덟 시에 출발해 두 시간만에 내변산 입구인 남여치에 도착했다. 남여치-쌍선봉-월명암- 자연보호비-직소폭포-재백이고개-관음봉-내소사 코스를 등산코스로 택했다. 완전하게 코스를 다 통과하 면 여섯 시간 정도가 걸리고 봉우리를 다 밟지 않으면 네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아마추어 산악인은 결코 무리한 산행을 하지 않는다. 계곡과 능선, 저수지, 폭포, 나무, 사찰 등을 감상 하고 즐기는 게 산행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회원들에게 될 수 있으면 함께 걷고 충분히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산에 오르자고 말했다. 특 히 주부들과 연로한 분들이 많으니 안전에도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산에 오르기 전 스트레칭을 실시하 는 것도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다.
하얀 설경 위에 펼쳐진 산길은 말과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희디 흰 눈꽃이 여기저 기 활짝 피어 있는 산에 오르는 것은 천하의 명약을 마시는 것과도 같다. 세파의 찌든 때도 말끔하게 씻 기는 것 같다.
눈길을 걸으며 문득 서산대사의 시를 떠올렸다. 올 한 해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살자고 다짐했 다.
<정기채 ckc5395@hanmail.net>
정기채 님은 광주시에서 중·고등학교 영어교사로 근무하다 2002년 퇴직하고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습니 다. 2002년 광주에서 어등산악회를 조직해 지난해까지 운영했습니다. 현재는 산악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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