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다 해 줄게 … 헬리콥터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11-05 오전 10:36:00
김미정(56.가명)씨는 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를 찾았다. '2007 정보통
신 취업.창업박람회'에서 채용 정보를 모으기 위해서다. 김씨는 기업 부스를 돌아다니며 담당자에게 채
용 과정과 조건을 묻고 있었다. 들고 있는 종이 쇼핑백에는 각 부스에서 얻은 자료가 가득했다. 그
는 "딸이 갈 만한 곳을 찾으러 왔다"며 "사회 경험이 없는 딸보다는 내가 좀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씨의 딸은 지난해 대학을 졸업했다. 김씨는 "취업이 도움이 되는 학원도 내가 다 알아봐 줬고, 자격증
도 내가 따라는 걸 땄다"며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박람회장에서는 기업 부스를 찾아다니는 김씨 또래의 중년층이 적지 않았다. 그들 대부분은 아들.딸의
직장을 알아보기 위해 뛰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박람회 주관사 중 하나인 한국노총의 조갑룡 특수사업국장은 "대학입학 시험도 아니고 취업까지 부모의
뜻에 맡기는 세태를 보니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자녀의 노는 것부터 학교생활까지 모든 것을 대신해 주
는 '헬리콥터 부모'들의 활동 범위가 자녀의 취업과 직장생활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프라자호텔에 근무하는 최모씨는 "입사시험 때 '자녀가 외국생활을 오래 해서 면접이나 적성검사를
보는데 힘들 것 같은데, 내가 직접 가서 우리 애의 장점을 설명하면 안 되겠느냐'는 어머니까지 있었
다"며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부모들의 이런 행동은 자녀가 취업한 이후에도 나타난다. H개발은 최근 신입사원 교육 차원에서 '현장
순회근무'를 실시했다. 이 회사 인사팀의 권모 대리는 순회근무 이틀째 되는 날 한 신업사원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통화 내용은 간단했다. "우리 아들은 곱게 자라서 그렇게 힘든 일을 못하니까 다른 자리
로 배치해 달라"는 것이었다. 권 대리는 "신입사원이면 누구나 하는 근무라고 설명해도 막무가내로 사무
직으로 원상 복귀시켜 달라고 떼를 써 정말 황당했다"고 말했다. 일부 부모는 자녀를 매일 출퇴근시켜
주고, 자녀가 독립된 사무실에서 일하면 청소까지 도맡아 해주는 경우도 있다.

외국에서도 헬리콥터 부모의 '적극적인 활동'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5월 "GE와 보
잉사에는 합격자 가운데 '아직 부모와 상의하지 않아 입사 결정을 못하겠다는 젊은이가 많다"고 소개했
다. 일부 부모는 자녀를 대신해 연봉협상을 벌이기도 한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이훈 연구원은 "부모의 경제력이 좋아진 데다 자녀를 1~2명만 낳아 일일이 챙겨주면
서 자녀의 독립심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치열하게 어려움을 뚫은 외환위기 세대와 달
리 포스트 외환위기 세대들은 어려움을 이길 내성이 부족하고 직업의식마저 결여된 경우가 많다"며 "이
런 경우 회사를 떠나면 장기 실업자가 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헬리콥터 부모=자기 자녀를 위해 학부모가 헬리콥터처럼 학교 주변을 맴돌며 사사건건 학교 측에 간섭
하는 것을 말한다. '헬리콥터 부모'는 아이의 숙제와 점심 메뉴까지 관련 학교 측에 수시로 전화하는 것
은 물론 대학 입학 전형 자료인 에세이까지 전문가를 동원해 써 주기도 한다. 1990년대부터 미국 미디어
에서 자주 사용된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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