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개원하면 기존의 법학교육 과정 및 법조계 진입 구조가 확 달라
진다.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 사법시험은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로스쿨 졸업생만 응시할 수
있는 변호사자격시험 체제로 바뀐다. 이 때문에 당장 고교 3년 수험생들은 종전처럼 법학부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할지, 아니면 일반 학부에 진학했다가 로스쿨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

서울 K고 김모(18) 군은 “2012년부터 사시 합격자 수가 줄고 대학 졸업 후 1년 이내까지 합격하지 않으
면 로스쿨을 다녀야 법조인이 될 수 있다”며 “남자는 병역 문제도 있고, 제때 사시에 합격한다는 보장
도 없어 판단이 안 선다”고 말했다.

따라서 입시전문가들은 법조인이 되려는 고교 3년 수험생들은 장기적인 진로 계획과 제때 합격하지 못
할 경우에 대비한 전략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2009년 로스쿨에 입학하려는 대학교 3, 4학년이나 졸업생들은 법학적성시험(LEET)과 외국어 공부에 매진
해야 한다. 4년간의 학부 성적(GPA)도 전형 요소이므로 평소 학점 관리가 엉망이었다면 어려움이 예상된
다.

LEET에 법학 과목이 없어 법 공부를 선행할 필요는 없다. 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과 달리 로스쿨은 준
비 기간을 감안해 초창기에는 선수과목을 두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Q: 기존의 사법시험은 어떻게 되나.
A: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는 로스쿨 제도 도입 후 5년간 사법시험을 존치시킨 뒤 폐지하기
로 했다. 사개추위의 로드맵에 따르면 사법시험은 2014년에 폐지된다. 폐지에 앞서 로스쿨 첫 졸업생이
배출되는 2012년부터는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크게 준다.

Q: 올해 대입 수험생이 법대에 진학하면 어떻게 되나.
A: 2008학년도 법학부 신입생이 군 입대나 휴학을 하지 않고 2012년에 졸업할 경우 졸업한 이듬해까지
만 사시를 볼 수 있다. 이후에는 사시가 폐지되기 때문이다.

변호사자격시험은 로스쿨 졸업자만 응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이 2013년까지 사법시험에 합격하지 못
할 경우 법조인이 되려면 로스쿨에 진학해야만 한다.

Q: 지금 법대 진학 괜찮을까.
A: 법학 교수들은 로스쿨이 생기더라도 향후 2, 3년은 법대에 진학하는 것이 법조인이 되는 데 유리하다
고 본다. 재학 중에 사시 합격을 노릴 수 있고, 로스쿨에 가더라도 다른 전공자에 비해 변호사자격시험
준비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로스쿨법은 다른 대학 및 다른 전공 학생을 3분의 1 이상 뽑도록 의무화했다. 법대 교수들은 “다른 전
공자를 배려하는 규정 같지만 뒤집어 보면 법학 전공자를 3분의 2까지 뽑을 수 있다는 얘기”라며 로스
쿨 입시에서도 법학부 출신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Q: 입시 전망은….
A: 로스쿨이 생기는 대학은 법학부 신입생을 뽑지 않는 방식으로 연차적으로 법학부를 없애야 한다. 로
스쿨 유치가 유력한 최상위권 대학은 법학부가 없어지고, 중상위권 대학에 법학부가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법학부의 인기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로스쿨 진학을 원하는 최상위권 수험생은 법학부 또는 최상위권 대학의 다른 학부로 진학할 수 있다. 중
상위권 학생은 중상위권 대학의 법학부로 진학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최상위권 대학
은 경영·경제학부, 중상위권 대학은 법학부의 커트라인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Q: 로스쿨 입학 준비는 어떻게….
A: 로스쿨 전형 요소는 LEET, GPA, 외국어능력시험 등이다.

2009학년도 로스쿨 입학을 위한 LEET는 내년 8월 실시된다. 수험생들은 LEET와 GPA, 외국어능력시험 점
수를 가지고 내년 11∼12월 로스쿨별로 실시하는 전형에 지원해 면접 등을 치르게 될 예정이다.

LEET는 언어이해 40문항, 추리논증 40문항을 각각 90∼120분 동안 치르며 논술고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Q: 로스쿨 졸업 후 진로는….
A: 로스쿨을 졸업하면 변호사자격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이 시험의 합격률은 총정원에 따라 달라지
는데 대한변호사협회는 로스쿨의 연간 총정원을 1200명,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80% 정도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