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세계 현대미술 거장의 국내 전시가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의 조각가 베르나르 브네(66), 독일의 여성작가 레베카 호른(63)이 각기 국립현대미술관과 로댕갤 러리 전시를 계기로 한국을 다녀갔다. 동독출신의 독일 작가 게오르크 바젤리츠(69)는 갑작스러운 발병 으로 내한하진 못했지만 국립현대미술관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밖에 강북 삼청동에서 지난 10일 문을 연 몽인아트센터는 개관기념전으로 스위스 작가 겸 큐레이터인 존 M 암리더(59)의 작품전과 기획전을 전시중. 강남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선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 때 프랑스관 작가인 장 마르크 뷔스타만테(55)의 작품을 이달말까지 전시한다.
#미술관에서 만나는 현대미술 거장전 지금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선 생존작가로 독일, 프랑스를 대표하는 게오르크 바젤리츠와 베르나 르 브네의 작품전이 동시에 열리고 있다. 인물과 풍경을 거꾸로 그리는 바젤리츠와 육중한 강철조각을 선보이는 브네전은 각기 7월15일과 7월22일까지.
미술관 야외조각공원에 신록의 잔디와 대조적인 불그스름한 무쇠작품을 선보인 베르나르 브네는 수학적 이미지를 작품속에 펼쳐왔다.
그는 1960년대 석탄더미를 쌓거나 타르를 뿌린 그림에 이어 수학방정식을 그린다든지, 1980년대부터 철 강 소재 조각으로 부드러운 선의 리듬을 표현해왔다. 전시회에 앞서 내한한 그는 둥근 선의 대형 철강 작품을 지목, “혼돈 무질서 같은 수학 개념을 표현했다. 완전히 자유롭고 해방된 선을 통해 카타르시스 를 느껴보라”고 밝혔다.
‘거꾸로 그린 그림’의 바젤리츠전에는 작가가 자신이 젊은 날 경험한 러시아와 러시아인의 이미지를 거친 붓터치로 펼친다. 바젤리츠는 현재 독일 경제전문지 ‘캐피탈’이 선정한 지난해 세계에서 아주 영 향력 있는 미술가 중 6위에 오른 독일 신표현주의의 거장이다. 02-2188-6000
서울 중구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지난 18일 개막한 기획전은 독일 현대미술가 레베카 호른의 작품전(8 월19일까지)이다. 레베카 호른은 1970년대 초반부터 퍼포먼스, 회화,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 해왔으며 1986년 카셀도큐멘타상을 수상했다. 띠를 두른 알몸의 여성이 머리에 길고 흰 뿔을 매달고 걷 는 ‘유니콘’처럼, 신체를 이용한 행위로 유명한 그는 육체의 연장으로서 깃털이나 붕대, 거울, 가위 등을 사용했다. 2000년대 들어선 물감을 뿜어내는 페인팅기계도 작품에 활용했다. 게오르크 바젤리츠의 ‘두개의 비결정적인 선’.
지난주 개막전에 참석한 작가는 “2차대전 종전 직전 태어난 자신이 경험한 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 하고 화합하는 메시지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유리섬유 소재로 작업하다 폐 이상으로 요양소에서 지내면서 육체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다. 02-2259-7781
#화랑의 외국작가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사무소 부근에 자리잡은 몽인아트센터 개관기념전을 통해 존 M 암리더는 작가 겸 기 획자로서의 역량을 펼친다. 암리더는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I’ OK You’re OK’전을 전시장 2층에 서, 그리고 동료작가들과의 공동 작업을 즐기는 큐레이터로서 자신이 선정한 프란시스 보드벵 등 11명 유럽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새로 개장한 전시장은 기하학적 이미지, 표현주의적인 추상작업들과 절묘 하게 시각적 조화를 이뤄낸다. 02-736-1447
박여숙화랑에서 31일까지 작품전을 여는 장 마르크 뷔스타만테도 사진, 회화, 조각에 걸쳐 다양한 실험 을 펼쳐온 작가. 사진작가로 출발한 그는 청소년기를 연상케 하는 학교 복도, 수영장 등 이미 누군가 촬 영한 사진을 프로젝터로 확대해 다시 플렉시글라스에 실크스크린으로 인쇄하는 등 다양한 매체를 적극 활용해 왔다.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촬영하는 행위를 넘어 작가의 의도와 표현방식을 중시하는 현대미술 의 한 흐름을 담아낸 작업이다. 02-549-7574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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