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노년 비결? 마음먹기 나름이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4-14 오전 10:24:00
결혼 50주년을 맞은 조동순(74)씨는 하루가 바쁘다. 올가을에 금혼식 대신 하객과 즐기는 공연이벤트를
준비 중이어서다. 조씨는 2003년 고희 때도 잔치나 여행 대신 일가친척을 무대에서 맞는 춤 공연을 택했
다. 조씨처럼 DIY(Do It Yourself)풍의 노년 설계로 제2의 인생을 일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황금노년’이 개인 역량에 내맡겨지는 현실은 문제다. 2026년이면 국민의 20% 이상이 65세 이
상인 초고령사회가 전개되는 만큼, 생계보호 차원에서 한걸음 나아가 정서적 만족도 배려하는 노인복지
대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삶을 찾아서=조씨는 4년 전 서울전수회관을 빌려 태평무, 승무를 췄다. 당시 객석 반응은 폭발
적. 조씨는 12일 “관객들이 자기도 칠순 때 공연을 하겠다고 조언을 구했다”며 “아직도 그 기억을 벗
삼아 산다”고 흐뭇해했다. 그 기억 덕분인지 남편 김재성(79)씨도 올해 금혼식을 춤 공연으로 치르자
고 앞장섰다. 조씨의 한국무용 경력은 18년. 건강을 위해 배운 춤으로 황금노년의 꽃을 피우는 셈이다.

공무원 출신 김종협(61)씨가 택한 것은 음악봉사. 그는 2004년 퇴직 후 ‘인천그린실버악단’에 입단,
고교 밴드부 시절 익힌 색소폰 기량을 되살리며 제2의 인생을 찾았다. 소외계층을 찾아 지난해 무대에
선 것만 근 20회. 김씨는 “기운도 나고 보람도 느껴 일석이조”라며 즐거워했다.

유정열(63)씨는 2005년 에세이집 ‘별난이야기 별난행복’을 펴내며 뒤늦게 작가 인생을 찾은 사례. 중
소기업 영업을 했던 유씨는 업무 도중 틈틈이 기록한 단상들을 책으로 묶어냈다. 이제 원고 청탁도 심심
찮게 들어온다. 두번째 책도 준비 중이니 우울할 짬이 없다. 유씨는 “일을 그만두고 마음고생 좀 했
다”며 “가치있게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다보니 또 다른 길이 열렸다”며 만족해했다.

#정책 배려가 필요하다=제2의 인생을 찾은 노인은 사실 운이 좋은 편이다. 한국 사회는 빠르게 늙어가
고 있지만 국가적 대응은 부족해 노년기 삶의 질이 대부분 당사자에게 맡겨지기 때문이다. 2004년 실시
된 ‘전국 노인생활실태 및 복지욕구조사’에 따르면 노후에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32.5%였
다. ‘평생교육프로그램 참가’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87.1%가 ‘없다’로 답했다.

선진국의 성과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기초지자체별 노인클럽을 중심으로, 일본은 유사한 커
뮤니티센터를 토대로 노인 활동을 돕고 있다. 우리 정부도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땡땡땡 실버문
화학교’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지난해 전국 51개 실버 프로그램에 지원된 문
화관광부 예산은 10억원. 올해 지원대상은 77개로, 금액은 15억원으로 늘어나지만 한마디로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다.

고려대 사회복지학과 김응렬 교수는 “노후 문화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며 “‘가족’이 과거에 비해
약화된 만큼 노인을 위한 독립적인 여가문화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김미혜
교수는 “노인에게 공연할인 혜택 등을 적극 부여하고, 노인 역시 적극적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자
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윤성정 기자
ys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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