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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안목을 자랑하는 사람들은 요즘 한옥에 살거나, 한옥을 구입해 손님 접대용 사랑방으로 꾸 민다. 얼마 전에는 문화적 소양을 두루 자랑해 온 레스토랑 오너 A씨의 북촌 한옥을 찾은 외국 기업체 총수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다. 역시 안목, 재력을 동시에 갖춘 미술관 관장 B씨를 만난 김에 물었 다. “요즘 다들 한옥을 산다는데요….” 돌아온 답변은 “아, 나도 얼마 전에 샀어요.” 한 건축가는 “한옥에 살면 문화적 자부심이 생긴다”고 했다. 요즘 한옥에 살면, 문화 예술적 위상도 업그레이드 되 는 듯 하다. 한옥에 산다는 것은, 그만큼 취향이 확실하다는 것, 또 학군이나 집에 바짝 붙은 주차시설 쯤은 포기할 수 있는 (경제적 혹은 정신적)수준이라는 것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북촌 땅값이 크게 올랐 고, ‘한옥이 유행’이란 소리와 함께 ‘특별한 한옥’ 이야기도 들려온다.
요즘 한옥, 불편한 것 다 참고 살아야 하는 구식 주택도 아니고, 일일이 고증하고 춘양목 가져다 지어 야 하는 문화재형 고택도 아니다. 아파트에 오래 살면서, ‘몸 편한 것이 최고’가 몸에 밴 현대인의 입 맛에 딱 맞는 한옥들이 늘고 있다. 나 홀로 살기 좋은 초미니 한옥, 2층 한옥, 지하실에 ‘홈 시어터’ 를 갖춘 럭셔리 한옥, 심야 전기를 이용해 사랑방을 ‘지지는 방’으로 꾸민 이색 한옥…. 다락·툇마루 ·벽장·종이문·서까래·기와지붕 등 한옥 특유의 라인과 매력을 살리면서도 방·부엌·욕실·동선은 첨단인 한옥들. 그런 ‘힙’ 한옥, ‘컨템포러리’ 한옥을 구경했다. 정통 한옥의 향기와는 좀 멀어진 면도 없지 않지만, 반질반질한 대청마루에 누워 처마 끝에서 똑똑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는 멋을 누 릴 수 있는, 그러면서도 편리한 기능을 포기할 필요 없는 ‘패션’ 한옥을 소개한다.
북촌에서 만난 주민은 비디오 가게, 치킨 집 등등을 가리키면서 ‘저 자리에는 유명 그릇 업체 매장이 들어서고 저 집은 곧 갤러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옥 덕분에 북촌이 트렌드의 중심이다. 그 현 장을 누비는 산책 코스도 소개한다. 경복궁 동쪽 사간동 뒷길에서 시작, 가회동·삼청동을 지나 청와대 앞으로 해서, 경복궁 서쪽에서 끝나는 ‘한옥 구경 산책코스’다.
[조선일보글=정재연기자 whaud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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