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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마지막 달,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양대 보수정당 후보 모두 치안문제 해결을 전면에 내세운 다." "서울 강남지역 3개 구 구청장들이 강남특별시 제정을 선언하고 나선다…."
이게 무슨 '꿈나라' 얘기냐 싶을 독자도 있음직하다. 지난 8일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소장 장 상환 경상대 교수)가 발표한 10년 뒤 한국 사회의 가상 모습 가운데 일부다. 암울하다.
그러나 결코 '허무맹랑'한 주장이 아니다. "만약 양극화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다면, 그래서 이 추세가 앞으로도 쭉 계속된다면"이라거나 "현재 상황을 냉철히 바라본다면 누구나 얼마간 예측할 수 있 는 바"라는 근거 속에서 '2017년 10대 가상사건'을 추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대통령 선거의 해. 진보정치연구소는 이번 대선에서 "마땅히 한국 사회에 대한 진단과 미 래 비전이 맞서는 일대 논쟁의 장이 되어야 한다"면서 "가장 치열하게 다뤄져야 할 것은 양극화 문제"라 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만일 이번 대선을 한국 사회의 궤도 수정의 계기로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이 악 몽은 현실이 되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무튼 우리의 미래가 이 연구소가 뽑은 제목처럼 '2017년의 한국 사회, 두 국민 국가의 출현'이 될지, 그냥 '웃자'고 한 얘기로 그칠 것인지 그것은 전적으로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몫이다. 다음은 진보정 치연구소가 선정한 10대 가상사건을 7가지로 줄인 것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이 제2의 경제위기를 낳는다
2007년 6월 많은 국민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다. 하지만 정부가 그토록 선전하던 수출 경쟁력 향상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시장 개방으로 다수의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줄도산을 맞고 실업자가 늘어난다. 그러다가 2010년대 중반부터 미국 경제의 장기 침 체와 함께 제로 성장 상황에 부딪히고, 2017년 연초 해외금융자본의 철수를 신호로 제2의 경제위기가 닥 친다.
△모든 여성은 비정규직
A씨는 한 밤중 급한 호출을 받고, 감기인지 아침부터 몸이 불덩이 같은 아이를 친정 엄마에게 맡긴 채 병원으로 향한다. 그녀의 직업은 비정규직 간병인. 한 달 벌이라고 해봐야 법정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지 만, 이거라도 해야 작년에 실업자 신세가 된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
△두 개의 계급으로 나뉜다, 집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B씨는 어제 신문에 수도권 주택 보급률이 120%를 넘어섰다는 기사를 봤다. 그러면서 왜 자기들은 월세 신세를 못 면하는지 직장 동료들과 자정이 넘도록 핏대를 높였다. B씨는 "우리 팔자는 평생 집세만 내 다 죽을 '집 없는 계급'"이라던 동료의 말을 떠올리며 씁쓸히 웃는다.
△서로 다른 말을 쓰는 두 한국인, 영어 상용자와 한국어 상용자
한미 FTA가 통과된 지 10년, 서울의 대형 서점들은 두 코너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한글로 쓰인 만화나 소설을 파는 코너, 다른 하나는 주로 경영학, 경제학 책들인 영어 서적 코너. 강남이나 여의도에 가면 마치 미국의 어느 도시에 온 것처럼 영어로만 대화가 오가는 고급 카페나 술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 서울판은 어느 기업의 노사협상 장에서 회사측 대표들이 서로 영어로 밀담을 주고 받는 바람에 노조측 대표들이 이에 항의하며 퇴장해버렸다는 웃지 못할 사건을 보도했다.
△대한민국에는 두 부류의 노인이 있다, 연금 수령자와 비수령자
내일이면 70세가 되는 D씨는 오늘도 새벽 인력시장에서 허탕만 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어제의 일 때문에 발걸음은 더욱 무겁다.
어제 우연히 마주친 E는 D씨의 고등학교 동창. 어려운 때에 어쨌든 정규직 일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E는 그래도 다달이 국민연금이라도 받으니, 자기처럼 늘그막에 고된 일거리를 찾아다닐 필요는 없었다.
△이주노동자의 시민권 항쟁이 벌어진다
이주노동자 300여 명이 6월 10일부터 서울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시작한다. 이주노동자들은 이미 노동력 의 막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거주자로서 기본권을 전혀 보장받지 못하는 신세다.
명동성당 주변은, 이주노동자 추방을 요구하는 극우파 시위대와, 이주노동자의 투쟁을 민중 전체의 투쟁 으로 확산시키자는 노동조합 시위대가 서로 격돌해 혼란스럽기만 하다.
△정치 불신으로 모든 불만이 거리에서 폭발한다
2017년의 마지막 달,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다. 이번 선거의 쟁점은 '치안'. 양대 보수정당 후보 모두 치안문제 해결을 전면에 내세운다.
지난 10년간 사회는 더욱 더 양극단으로 찢어져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가 20배에 달한다. 2006년에 통과된 이른바 '비정규직 보호법' 때문에 전체 노동자의 80%가 비정규직 신세다. 다수의 유권 자들은 언제부터인가 투표 불참으로 정치에 대한 실망을 표출하는 상황. 반면 거의 '폭동'에 가까운 시 위가 빈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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