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558조 사상최대… 무너지면 IMF때보다 위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12-04 오전 10:26:00
IMF 10년만에 고개드는 ‘제2의 위기론’
집값 꺼지면 일본식 장기불황의 늪으로
기업투자 되살려 시중자금 흡수 나서야

[조선일보 홍원상기자]

내년은 IMF외환위기를 맞은 지 10년이 되는 해. 그사이 우리나라는 국가부도 위기의 파고를 넘어 세계 5
대 외환 보유국(외환 보유액·2280억 달러)이 됐다. 그러나 또 다른 위기 조짐이 지금 한국경제에 먹구
름을 드리우고 있다. 온 나라가 부동산 광풍(狂風)에 휩싸이면서 개인 빚이 눈사태처럼 불어나 국가경제
의 주요 축인 가계가 급속히 부실해지고 있다. IMF위기가 교통사고처럼 불시에 찾아든 외상(外傷)이라
면, 지금의 가계부실은 속으로 멍이들어 장기간에 걸쳐 국가경제를 쪼그라들게 만드는 만성 불치병과 같
은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대기업발(發) 위기와 가계발 위기


1997년말 찾아온 외환위기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차입경영이 빚은 결과였다. 기업들이 외국에서 빌려온
빚을 갚을 달러가 부족해 일시적으로 겪은 외화 유동성(流動性) 위기였다.


우리나라는 당시 IMF긴급 구제로 일단 부도위기를 넘겼고 이후 외자유치와 수출호조로 충분한 외화를 보
유하게 됐다. IMF환란이 ‘단기적·급성 위기’라면 최근 한국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가계발 경제난은
‘장기적·만성 위기’의 성격을 갖고있다.


올해 9월말 현재 개인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부채 총액(가계신용 잔액)은 사상 최대치인 558조8176억
원에 달한다. 외환위기 당시보다 무려 2.6배가 급증했다. 특히 개인들이 주택 구입을 위해 빌린 주택담
보대출은 전체 가계부채의 57.8%(지난 9월말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광풍이 우리나라 가계를 빚
더미의 사상누각으로 만든 것이다.


가계가 빚에 눌리게 되면 나라경제가 소비위축→기업투자 부진→고용감소→경기침체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처럼 빚으로 부푼 가계 버블이 집값 폭락으로 급작스레 꺼지는 상황이다. 현
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가계부채가 500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급락은 (가
계·기업·금융회사가 연쇄적으로 어려움에 빠지는) 복합 불황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금
융연구원 이병윤 연구위원은 “기업은 부도가 나더라도 은행은 재고물품, 기계설비 등을 담보로 확보할
수 있다”며 “하지만 가계대출은 자산가치가 폭락하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기 때문에 더 심각한 금융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발 서민금융회사 부실 가능성


외환위기때는 주로 기업에 많은 돈을 빌려줬던 제일·조흥·한일·상업·서울은행 등이 간판을 내렸다.
기업의 금고사정을 무시한 채 무차별적으로 대출해줬던 게 화근이었다.


최근에는 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과 같은 서민금융회사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된 이유는 극심
한 경기불황에 따른 가계소득 감소와 개인 파산자 증가, 즉 가계부실때문이다. 올해 10월말 현재 적자
상태에 빠진 가구는 전체 가구의 28.5%에 달한다. 세 가구 중 한 곳꼴로 빚을 지고 살고 있다는 얘기
다. 개인파산 신청자는 올 들어 9월까지 8만5455명이 발생, 이미 작년 연간 신청자(3만8773명)의 2배를
넘었다.


가계 부실이 심각해지면서 내수에 의존해온 중소기업들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
(KDI) 김현욱 연구위원은 “최근 몇년째 가계신용(대출)이 10% 이상씩 늘어나는 반면 가계의 소득 증가
율은 5%대 이하로 떨어졌다”며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면서 서민금융기관들의 부
실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투자부터 살려야


전문가들은 가계부실 위기를 극복하려면 우선 기업 투자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가 이뤄져야 고
용이 증가하고 가계소득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부동산 열기로 가계대출이 더이상 급증하는 것
을 막는 위험관리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KDI 김현욱 연구위원은 “각종 규제완화로 기업 투자
가 살아나면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시장 등 생산적인 투자처로 몰리게 되고 개인소득도 증가해 가계부실
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홍원상기자 [ wshong.chosun.com])

이전글 간단 다이어트법, 천천히 먹기...천천히 먹으면, 식사량 10% 줄어
다음글 연금법 개정안 복지위 통과
주소 : 서울특별시 광진구 아차산로 589 우)143-805 / Tel. 02) 456-7850 | Fax. 02) 456-7650 | E-mail. karp@karpkr.org
Copyright(c) 2008 KA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