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노인 복지정보와 복지정책 등을 따끔하게 진단해 보는 시간입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MC 경기 침체의 여파가 커서일까요? 연말인데도 예전 같은 연말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가 없는데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절망과 시름에 겨운 한숨 소리가 들려오고 있지만, 여전히 정치권에서는 민생현안 챙기기보다는 당리당략을 앞세운 자기 밥그릇 지키기 싸움만 계속하고 있죠?
주명룡 회장 네, 정치권의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정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 이제 거론하는 것조차 입이 아플 지경입니다.
국민 절반이 스스로 “나는 하층민”이라고 여긴다는 통계청의 ‘2013 사회조사 결과’는, 가계부채 1,000조 시대를 사는 우울한 대한민국 국민의 현주소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줬는데요.
지난 4일 통계청이 19세 이상 1만 7천664가구의 가구주를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의 46.7%가 “나는 하층민”이라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이 조사를 처음 시행한 1988년 당시만 해도 36.9%로 3분의 1 정도였던 하층민 응답 비중이 지난해보다도 1.4%포인트 더 늘어 절반에 육박하고 있거든요.
또한, 자신이 ‘상류층’에 속한다는 응답은 고작 1.9%밖에 안 돼서, 마침내 부의 불균형과 양극화가 심화된 ‘1 대 99의 사회’가 도래한 것은 아닌지 많은 전문가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죠.
특히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비율과 평생 노력해도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각각 60%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자신도 언제든지 ‘하층민’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국민들의 깊은 절망감을 나타내는 것이어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겠죠.
MC 네, 통계청의 조사가 객관적인 소득 수준이나 직업 등을 떠나서 자신이 생각하는 잣대를 적용하는 정신적 지표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우리나라 가장 중 절반이 스스로 밑바닥 인생이라고 여기는 사회를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주명룡 회장 네,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자포자기에 빠지고, 나머지 절반도 언제 하층민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감에 싸여 있는 사회, 절대로 건강한 사회가 아니죠.
요즘 한국 경제의 겉모습은 무척 화려합니다. 외환보유액이 3천400백 달러를 돌파함으로써, 잔고 204억 달러로 국가부도 사태를 맞았던 1997년 12월을 떠올리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고요.
1인당 국민소득 2만 4천 달러 돌파와 더불어 경상수지 흑자도 올해 700억 달러 언저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라고 해요.
이렇게 겉모습만 보면 우리나라는 신흥국 대열에서 벗어나 선진국 문턱을 밟고 선 모양새지만, 정작 대다수 국민의 삶에서는 이러한 지표의 화려함은 전혀 느낄 수가 없을 정도로, 오히려 더 팍팍해졌습니다.
이번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의 허리가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는 곧 경제성장을 떠받치고, 사회 갈등을 흡수할 국가 안전판의 위기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죠.
MC 네,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사회는 미래가 없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화려한 경제지표를 느낄 수 없는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은 분배의 불평등, 즉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나뉘지 않기 때문이죠?
주명룡 회장 네, 경제가 성장해도 분배에서 소외된다면 성장을 체감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치솟는 주거비, 과도한 교육비는 국민의 숨통을 조이고 있고요.
결국,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가계가 궁핍해지는 건 양극화와 고비용 사회 탓인데요.
소득 불균형과 양극화를 나타내는 지니계수와 소득 5분위 배율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거의 최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소득 분배 불평등 구조가 고착돼 있습니다.
최근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함께 조사해 발표한 ‘201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조사에 바탕을 두고 산출한 2012년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실소득 기준으로 0.353이었습니다. OECD 34개 회원국 평균은 2010년 기준으로 0.314이에요.
지니계수는 0부터 1까지의 숫자로 표시되는데, 0은 완전 평등을, 1은 완전 불평등, 즉 1인 독점을 뜻합니다.
또한, 상위 20% 5분위 소득을 하위 20% 1분위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2012년 기준 6.82로, 2010년 기준 OECD 평균 5.5를 훨씬 뛰어넘고 있어요.
이런 구조에서 중산층이 무너지고, 내수가 얼어붙고,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게 된다는 게 대다수 경제 전문가의 경고입니다.
서울대 경제학과 안동현 교수는 “양극화란 중산층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고, 중산층 붕괴는 소비 여력 소진, 잠재성장률 하락,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진다”면서, “총량 지표가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다시 원점에서 정책을 짜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MC 네, 이렇게 부의 쏠림 현상이 심각한데다 고비용을 강요하는 사회다 보니, 국민들의 삶은 설상가상에 목불인견의 상태로 치닫고 있어요.
인간 생활의 세 가지 요소인 의식주 비용 가운데 가장 기본적 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 주거비가 계속 상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비 지출 또한 가계에 압박을 가하고 있잖아요?
주명룡 회장 네, 대학 입학 전 교육비도 만만찮은데, 대학 등록금은 국민소득 대비해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독일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대조가 되는데요.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두 배이고, 주거환경도 안정적인 독일에는 대학 등록금이 없다고 해요. 그뿐만 아니라 정부가 대학생들에게 생활비까지 주고 있는데도, 지니계수는 0.286이고, 소득 5분위 배율은 4.3밖에 안 되거든요.
이렇게 우리나라보다 소득도 월등히 높고, 분배도 고르고, 삶의 비용도 낮은 독일과 우리나라 중산층 가계의 처지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현재 우리나라는 하우스푸어, 워킹푸어, 렌트푸어, 에듀푸어, 카푸어 등 각종 ‘푸어(poor)’의 전성시대를 이루고 있죠.
‘푸어 전성시대’일 뿐만 아니라, 이들 ‘푸어’를 양산하는 데 한몫 단단히 거든 ‘빚’은 바야흐로 대한민국을 “채무 노예 사회”로 만들어 놓기까지 했는데요.
이는 대학생들조차 예외는 아니어서, 사회에 첫발을 들여놓기도 전에 빚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는 대학생이 부지기수고요. 이런 현실은 서글픔을 넘어 우리를 무척이나 화나게 합니다.
MC 네, 오죽하면 신종금융사기로 “1,000만 원 대출이 승인되었습니다” 같은 해괴한 문자가 기승을 부리겠어요?
심지어 바로 대출해 준다는 광고는 또 얼마나 많아요? 이렇게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빚을 권하고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라는 게 고작 ‘대출받아서 아파트 사라’고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 오늘날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빚 권하는 사회’라는 말이 나오고도 남지요.
주명룡 회장 네, 빚이 우리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지난해 출간된 ≪약탈적 금융 사회≫라는 책에서 지은이들은 가계 부채 1,000조 원, 하우스푸어 150만 명 시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밑바닥 현실을 조명하면서, “누가 우리를 빚지게 하는가?”라고 묻습니다.
지은이들은 “친절하다 못해 귀찮을 정도로 빚으로 둘러싸인 삶을 예찬하던 금융회사들”이 이제는 돈을 회수하겠노라고 낯빛을 바꾸면서 “빚의 교묘한 독재”가 시작됐다고 진단합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겨우 회생한 금융기관들이 “빚은 자기 책임”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면서, 이제는 자신들을 살려준 국민들을 대놓고 협박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재테크 열풍을 일으키면서 중산층을 무너뜨리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채무 인생의 대물림을 하게 만든 ‘금융’은 약탈적 대출로 서민들의 집을 빼앗았고, ‘언론’은 빚도 자산이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머니 게임을 부추겼습니다.
한술 더 떠서 ‘신용카드사’는 월급날의 보람을 완전히 앗아가 버렸는가 하면, ‘정부’는 부동산 대책에서 연거푸 헛발질을 해대면서 하우스푸어를 양산했고요.
한편, 서민들의 신용회복을 돕겠다면서 야심 차게 시작된 ‘파산·회생·워크아웃’ 제도는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고, 제도적 허점 때문에 이래저래 서민들의 삶을 더욱 옥죌 뿐이죠.
MC 네, 거기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 최고 속도인 고령화와 이미 우리 앞에 닥친 궁핍한 노후는 그야말로 미래 사회의 재앙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국민 절반이 스스로 ‘하층민’으로 인식하고 있는 현실에서 노후 준비를 개인의 문제로만 넘길 수도 없잖아요?
주명룡 회장 네, 상당수 은퇴설계 전문가들은 “노후 준비는 여유 있는 사람만 하는 거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중산층이야말로 노후 준비가 가장 필요하고, 어렵고 막막하다고 생각하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발상을 전환할 것을 주문합니다.
노후 준비 부족이 이 같은 인식의 문제인지, 불가피한 현실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대개의 중산층 가구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교육과 주거비용 지출이 많아 하우스푸어나 에듀푸어로 전락하는 바람에, 당장 노후 준비 여력이 안 되는 게 우리가 닥친 현실이거든요.
장밋빛으로 설계된 국민연금조차 우리의 노후 보장을 담보하기엔 이미 무력해진 상태라, 내년이라고 당장 뾰족한 수가 생길 리는 만무한데요. 특히 빈부격차, 즉 양극화라는 수치적 결함은 교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나도 열심히 노력하면 나아지겠구나’ 하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일은 당장 시작할 수가 있겠지요.
MC 네, 무엇보다 정부는 국민들의 상심을 어루만지고, 숨통을 트이게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요. 정치인들은 자기들 이익에 국민들을 이간질하지 말고, 제발 밥값 좀 하길 바랍니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만, 국민 스스로 희망을 품고 열정적으로 살 수 있게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국민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 ‘야만의 시대’가 다시 ‘인간의 시대’로 바뀌어서, 내년엔 모든 국민이 웃을 수 있는 일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오늘은 ‘2013년 대한민국 국민의 현주소’에 대해서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12.19
KARP(대한은퇴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