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정년시대의 세대 간 일자리 상생방안-KBS '출발멋진인생' 방송원고(131212)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3-12-13 오전 10:27:23

 

 

KBS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노인 복지정보와 복지정책 등을 따끔하게 진단해 보는 시간입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MC    지난 4월 30일 60세 정년 연장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우리나라도 60세 정년 시대를 열어 가게 됐는데요. 그동안 정년 연장으로 장년층의 고용이 늘면, 청년층의 고용이 줄어들어 자칫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기도 했죠?

 

주명룡 회장    네, 우리 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건 이제 알 만한 국민은 다 아는 사실인데요.

 

저출산과 맞물린 인구 고령화는 고용시장에도 지각변동을 일으켜 고령 인력 활용이 국가 성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죠. 더욱이 약 70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의 상당수가 별다른 노후 대책 없이 노동시장에서 물러나면서 노인 빈곤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고요.

 

이런 실정에서 인구 고령화에 대비하고 고령 가구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조처로 60세 정년 의무화는 필요불가결한 시대적 요청이었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정년 연장이 고령자에게는 더 오랫동안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대신 기업의 신규 채용을 위축시켜 청년층의 취업난과 실업을 더욱 가중시킴으로써 세대 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MC    네, 2010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장년층 고용은 청년층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에 관한 여러 가설이 나돌았는데요. 언론이 ‘부자간 일자리 전쟁’ 같은 자극적인 표현을 쓰면서 이런 갈등에 부채질한 격이 됐죠?

 

주명룡 회장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솝우화에 ‘팔려가는 당나귀’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장에 가서 당나귀를 팔려고 끌고 가는 과정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마디씩 던지는 이야기를 듣다가 장터에서 팔려고 했던 당나귀는 결국 물에 빠져 죽고, 당나귀를 팔려던 아버지와 아들은 그냥 빈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인데요.

 

지난 6월 한 일간지 논설위원이 이 우화에 빗대어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일자리를 찾고 있다. 아들이 먼저 일자리를 차지하면 불효자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아들을 제쳐놓고 아버지가 일자리를 차지하면 장래가 창창한 아들의 처지가 딱하다. 그렇다고 같은 일자리를 아버지와 아들이 나눠 갖기도 어렵다. 우물쭈물하다간 그나마 나온 일자리도 다른 사람이 채 갈 판이다. 흡사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가 일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아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은 이제 폭발 직전의 전운이 감돈다.”라고 썼더군요.

 

이렇게 ‘충돌, 전운, 전쟁’ 등과 같은 살벌한 단어를 써 가며, 언론이 먼저 나서서 세대 간 갈등이 아주 큰 것처럼 사람들의 잠재의식 속에 각인시킨 혐의가 짙다고 할 수 있습니다.

 

MC    네, 그런데 청년층 고용과 고령층 고용 관계를 분석한 연구들은 대체로 고령자 고용 증가가 청년층 고용 감소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또 고령자 고용 감소가 청년층 고용 증가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런 결론을 제시하고 있잖아요.

 

주명룡 회장    네, 고령층과 청년층 사이에 대체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에 걸쳐 유럽연합 여러 국가에서 시행한 조기 퇴직제의 경험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당시 유럽 국가들은 고령 근로자의 조기 퇴직이 청년층 고용 증가와 실업 감소로 이어진다는 믿음, 즉 두 연령층의 고용 사이에 대체관계가 존재한다는 인식에 근거해서 치솟는 청년층 실업문제의 해결책으로 조기 퇴직제를 시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믿음과는 달리 유럽 국가 대부분이 조기 퇴직제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의 고용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고요.

 

게다가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는 조기 퇴직제 시행으로 공적연금제도의 재정 건전성이 크게 훼손되는 부작용이 나타나서, 결국 유럽 여러 국가에서는 1990년대 후반에 조기 퇴직제를 사실상 폐기하기에 이릅니다.

 

2005년 OECD 역시 새로운 일자리 전략에서 오류를 인정하고 이를 공식적으로 폐기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자료 역시 대부분 선진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고령층 고용 증가는 청년층의 고용 감소를 초래하기보다 오히려 청년층 고용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고요.

 

MC    네,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정년 연장과 관련해서 세대 간 일자리 갈등에 관한 갑론을박이 여전히 진행형인데요.

 

어제 노사정위원회가 개최한 ‘세대 간 상생을 위한 일자리 토론회’를 열었잖아요? 주명룡 회장님도 참석하셨죠?

 

주명룡 회장   네, 우리 사회가 아주 빠르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정년 연장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습니다.

 

하지만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하기 어려운 게 우리 사회가 당면한 현실이기도 한데요.

 

이에 따라 노사정 대타협을 통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60세 정년 시대를 맞은 우리 사회의 청·장년층 간 일자리 갈등 해법을 찾기 위한 토론 자리가 마련된 것입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장년층과 청년층 고용은 대체관계가 아니라 보완관계로 나타나는데, 고용률 등락의 주된 요인은 경제상황 때문”이라면서, “청년층의 낮은 고용률은 대학 진학 증가와 청년층 자체 인구 감소가 원인이라고 분석한 뒤,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고령층의 노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또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정년 연장이 이뤄지더라도 노동시장 전체의 고용 총량에는 큰 변화가 없고, 다만 정년 연장의 수혜자는 질 좋은 일자리를 유지하지만, 청년층 일자리 질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노사는 협의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임금 체계를 개편하고, 정부는 비용 부담과 노동시장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즉 호봉제를 직무, 성과와 연동해서 운영하고, 정년 연장의 수혜자 계층이 자신의 생산성에 맞는 직무와 임금을 수용하도록 협력해야만 기업이 청년층을 고용할 여지가 생긴다는 얘기였지요.

 

노사정위원회 김대환 위원장은 “세대 간 일자리 경합 논쟁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일자리 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불안과 우려가 투영된 것인 만큼 기성세대인 노사정이 상생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조화론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MC    네, 실제로 청년층 일자리와 장년층 일자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자리가 확연하게 달라서 ‘세대 간 일자리 갈등’이라는 말이 사실 어울리지 않을 정도잖아요.

 

사무직이나 전문직에는 고령층이 드물고, 농림어업과 단순 노무직에는 청년층이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조화가 가능하다고 보이는데요.

 

주명룡 회장    네, 그렇습니다. 실제 고용 현장에서 장년층 일자리의 대부분은 경비, 미화, 택배, 공공근로 등 외국인 근로자들마저 외면하는 3D 업종에 치우쳐 있습니다.

 

따라서 일자리 경쟁의 근본 원인은 세대 간 일자리 착취가 아니고, 우리 사회 일자리가 전반적으로 취약하고 불안한 현실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거죠.

 

바늘구멍 같은 취업의 문을 뚫느라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고 해서 ‘삼포(三抛) 세대’라고 불리는 2030세대의 청년층 고용률이 50대 고용률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까지 된다고 하니까 청년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안감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여기에다 현재 청년 100명당 부양해야 하는 노인 수는 16.7명인데, 2050년엔 71명으로 네 배나 증가합니다.

 

이런 상황이니 청년 입장에서는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책임만 늘었다고 느끼는 게 인지상정이겠지요. 또 비용만 강조하는 복지재원 논의가 이를 떠받쳐야 하는 청년 세대의 불만을 키운 측면도 있고요.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처럼 막연한 세대 갈등론은 정부나 기업이 당연히 져야 할 책임과 역할을 회피하게 하는 장벽이 될 수 있으니까, 갈등보다는 토론과 연대를 통해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MC    네, 늙은 세대의 나이테와 젊은 세대의 나이테가 한데 어울려서 나무라는 하나의 유기체를 형성하듯이, 청년층과 장년층이 일자리 충돌 없이 서로 조화롭게 공존해 나가는 방안을 찾으면 좋겠어요.

 

주명룡 회장   네, 그렇습니다. 정부는 지난 6월 초 고용률 70%를 달성해서 모든 국민이 함께 마음껏 일하는 국민 행복을 비전으로 제시하는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이 로드맵에서 장년층 고용 정책으로 60세 정년제의 조기 정착과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기반 구축을 제시했고요.

 

청년층 고용 정책으로는 노동시장 조기 진입을 위한 청년 취업 기회 확대, 스펙 초월과 능력 중심 사회의 구축, 청년과 중소기업 간 부조화의 근원적 해소를 주요 추진 과제로 삼았습니다.

 

이 로드맵에 따라 앞으로 계속 일과 일자리에 대한 사용자와 근로자의 의식을 개혁하고, 노동시장의 구조를 혁신해 나가야 합니다.

 

청년기에는 직업교육과 함께 일과 학습 듀얼 시스템을 통해 스펙을 초월한 능력 중심의 노동시장에 좀 더 일찍 진입하는 한편, 장년기에는 정년 연장으로 더 오래 노동시장에 머물게 된다면, 모든 국민의 생애 노동기간은 늘어나게 되겠죠.

 

이에 더해 생애주기에 따라 전일제와 시간 선택제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된다면, 장시간 근로를 지양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새로운 생애노동을 설계하는 국민행복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청사진도 하나의 방안이 되겠죠.

 

MC    청년층과 장년층이 한데 어울려서 “함께 마음껏 행복하게 일하는 사회”가 단지 희망 사항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오늘은 ‘60세 정년 시대의 세대 간 일자리 상생 방안’에 대해서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12.13

KARP(대한은퇴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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