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노인 복지정보와 복지정책 등을 따끔하게 진단해 보는 시간입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MC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르다고 하죠. 그러다 보니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이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라는 오명도 갖게 됐는데요.
물론 고령화에 따른 노인 복지 문제는 이제 나라마다 거부할 수 없는 현안이 됐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노년층의 건강관리 측면에서도 노인 복지를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주명룡 회장 네, 그렇습니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바라보면서 얼마나 오래 살 것인지보다 어떻게 오래 살 것인가, 즉 삶의 질이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나이가 들고 노화가 진행되면, 젊었을 때보다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는 게 인지상정이라서, 몸 건강에 자주 적신호가 켜져서 덩달아 병원과도 친해지기 마련인데요.
그런데 최근 사람들의 병을 고치고 요양 치료할 수 있는 의료 현장이 병들고 있다는 보도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급속한 고령화로 일반 병·의원이나 요양병원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도 그만큼 늘어났는데요. 2004년 113개에 불과하던 요양병원이 2012년 현재 천백여 개에 달하는 등 8년 새 10배로 급증했습니다.
요양병원 숫자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요양병원 설립 기준이 일반병원보다 느슨한 탓이 컸고요. 요양병원의 급증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불러왔습니다.
요양병원의 공급이 늘어난 만큼 의료서비스는 물론 간호서비스의 질도 따라서 향상돼야 하는데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늘 문젯거리죠.
MC 네, 우리나라 요양병원들의 실태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예요. 요양병원이 우후죽순 늘어나다 보니까 병원별 서비스 편차가 매우 심하다고 하죠?
주명룡 회장 네, 당장 ‘요양병원’이라는 단어로 인터넷 검색만 해보더라도, “요양병원 홍수 속 방치되는 노인환자들”, “요양병원 질 관리, 시급하다”, “‘뒷돈’ 주면서 환자 유치 혈안 정신·요양병원 불법 백태”, “‘돈 돈 돈’ 요양병원…몇만 원 아끼려 혈액검사·수액처방도 안 해” 등과 같은 머리기사가 눈에 확 뜨일 겁니다.
이런 요양병원들의 문제는 2008년 요양병원에 대해 일당 정액수가제를 시행하면서, 요양병원을 세우기만 하면 돈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한 데서 기인한 것인데요.
일당 정액수가제란 정부가 병상 수 대신 환자 수를 기준으로 수가를 지급하는 형식이어서, 환자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요양병원에 지급하는 수가가 높게 책정되거든요.
따라서 ‘이거 돈이 되겠구나’ 하고 다들 덤벼드는 바람에 요양병원이 난립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오랫동안 깊이 생각해서 일을 추진해도 항상 문제는 생기기 마련인데요. 다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로 급작스레 생겨나는 것들은 여러 면에서 많은 문젯거리를 안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요양병원은 그 숫자가 불과 8년 새 10배가 넘게 늘어났거든요. 그럼 당연히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
MC 네, 지난여름에 경기도 포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환자 한 명이 숨진 일이 있었잖아요.
조사 결과 숨진 환자는 치매 등 정신질환으로 발작증세가 심해져서, 사고 2시간 전쯤 보호자 동의하에 침대에 한 손이 묶인 채로 격리됐던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문제는 이처럼 입원 환자 중 팔과 다리, 몸통을 침대에 묶어두는 등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노인요양병원이 우리 생각보다 많다고 하더군요.
주명룡 회장 네, 최근 맞벌이 가정과 독신 인구가 늘어나면서 부모를 모시고 사는 가족 수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중증 치매나 뇌졸중 같은 질환의 증세가 악화돼서 지속적인 보살핌과 치료가 필요한 부모가 있는 경우에는 요양병원 같은 기관의 도움이 더욱 절실해지는데요.
신체 일부를 침대에 묶어놓는 것뿐만 아니라, 잦은 배변을 막기 위해 식사량을 조절하거나, 거동을 줄이기 위해 음식에 수면제를 넣어 잠을 재우거나 하는 것은 물론, 환자에게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짓도 서슴지 않고 행하는 등의 행태가 알려지면서 요양 서비스의 질 저하가 사회문제로 불거지게 됐죠.
이에 따라 요양병원의 구조 및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요양병원과 환자에게 알려주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일당 정액수가제 도입을 계기로,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등급을 매기는 방식으로 요양병원별 적정성 평가를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3월 현재 운영 중인 937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4차 적정성 평가’를 시행한 결과, 1등급 평가를 받은 요양병원은 12.0%인 112곳에 불과했습니다.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서 평가에서 제외된 기관도 무려 29곳이나 됐고요.
또 이들 기관에 대해서 기본 시설, 환자 안전, 의료 인력과 장비 등을 지표로 하는 ‘구조 부문’과 진료 과정과 결과를 지표로 하는 ‘진료 부문’을 점수화했더니, 각각 77.6점과 61.7점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2010년 3차 평가 때보다 서비스 수준이 소폭이나마 향상된 결과치라고 합니다.
MC 네, 그것도 평균을 낸 수치니까 요양병원들 사이에 서비스 격차가 분명 있겠죠?
주명룡 회장 네, 항목별로 자세히 비교했을 때 평가지표에 따른 병원 간 격차가 확연했는데요.
예를 들어 응급 호출 벨을 갖춘 기관은 전체 937개 요양병원 가운데 69.7%인 653곳이었지만, 설치하지 않은 기관도 65곳이나 됐고요. 또 욕실 등에 바닥의 턱을 모두 제거한 기관이 69.9%인 655곳이었고요, 턱을 전혀 제거하지 않은 기관도 36곳에 달했어요.
진료 부문 서비스 평가에서는 병원 간 격차가 더욱 두드러졌는데요. 당뇨병 환자에게 당화혈색소 검사를 시행하지 않거나, 65세 이상 노인에게 인지기능 간이정신상태검사를 시행하지 않는 경우도 상당수였습니다.
당화혈색소 검사는 적절한 혈당이 유지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간이정신상태검사는 치매 확인과 섬망 발생 가능성 체크를 위해 꼭 시행해야 하는 검사죠.
이 외에도 배뇨에 문제가 있는 입원환자에게는 물을 적게 주고, 경비를 줄이기 위해 기저귀를 절반으로 나눠 쓰는 경우도 있었고요.
불필요한 도뇨관 삽입은 요로감염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안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장에서는 ‘환자 관리의 편리성’ 때문에 합리화되면서, 입원환자 전원에게 도뇨관을 삽입한 기관도 발견됐습니다.
MC 네, 늙는 것도 서러운데 건강관리 측면에서조차 홀대를 당한다면 그 서러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렇게 노년층을 보살피는 요양병원의 의료서비스 품질이 계속 도마 위에 오르는 건 결국 환자를 돈벌이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겠죠?
주명룡 회장 네, 그렇습니다.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정도가 지나쳐서 환자의 기본적인 인권조차 무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일부 요양병원에서는 환자의 본인부담금과 간호비용을 묶어서 전체 금액을 할인해 주는 등 사실상 진료비 할인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렇게 할인된 비용만큼 간호 인력이 줄어들고, 간호 인력이 줄어든 만큼 당연히 서비스의 질은 낮아지겠죠?
악순환이 되풀이되지만, 주변 요양병원에서 할인에 나서면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물을 흐리는 요양병원들의 상당수는 개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해서 의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형태인 이른바 ‘사무장 병원’으로 의심되고 있습니다.
비용을 절감하려다 보니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한데요. 요양병원의 특성상 내과는 물론 신경과, 가정의학과, 정신과 등의 전문의들이 필요한데, 뜻밖에도 산부인과, 정형외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이런 경우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기대하기에는 당연히 무리가 따르겠죠.
또 간호 인력 중 1/3은 간호사, 나머지 2/3는 간호조무사로 고용해도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 판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요양병원들이 간호사 대신 구하기 쉽고 인건비가 적은 간호조무사를 많이 고용하고 있고요.
일부 요양병원에서는 간호 인력 한 명당 적정 환자 수인 4~5명을 넘어 8~12명까지 담당하게 하거나, 단지 인건비가 싸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의료 상식조차 없는 조선족들을 많이 고용해서, 적절한 환자 관리는커녕 명확한 의사소통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는 데에 이르면, 참,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MC 네, 이처럼 필요한 검사는 줄이고, 싸구려 약을 쓰고, 검증되지 않은 의료 기구를 사용하고, 기본 의료 상식도 없는 조선족 간호 인력을 고용하는 등 돈벌이에만 급급한 일부 요양병원들이 물을 흐리고 있는데요. 이젠 정말 요양병원의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주명룡 회장 네, 정부는 어떤 환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해야 하는지, 요양병원이 최소한 어느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 기준을 지키면서도 요양병원들이 유지될 수 있도록 수가를 정하는 한편, 기준에 미달하거나 기준을 무시하는 곳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겠죠. 그래서 아픈 사람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불법, 탈법 등이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환자나 환자 가족들은 요양병원의 진료 환경이나 수준 등을 꼼꼼히 확인해서 될 수 있는 대로 시행착오를 줄여야 할 필요가 있는데요.
가장 먼저 안전손잡이 설치돼 있는지, 바닥에 턱이 제거돼 있는지, 미끄럼 방지시설은 설치돼 있는지 등과 같은 사고방지 안전시설 설치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물리치료사나 언어치료사 등의 재활치료 인력과 재활 프로그램이 충분한지도 알아봐야 하고요.
이와 더불어 장기 요양 환자 가운데 오래 내버려두면 문제가 되는 ‘도뇨관 삽입’ 환자와 욕창 발생 환자 비율, 패혈증 발생 비율 등을 통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 결과를 토대로, 환자 자신의 상태에 따라 고려해야 할 요소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더 꼼꼼하게 점검해서 요양병원을 선택한다면,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MC 네, 현재 우리나라 요양병원은 과도기적 부작용이 심한데요. 이젠 요양병원 경영자들이 돈벌이에 대한 생각보다는 과연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환자 관리란 무엇인가, 이 점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오늘은 ‘요양병원 실태,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해서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11.14
KARP(대한은퇴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