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날을 맞는 소회-KBS '출발 멋진 인생' 주명룡 회장 방송원고(130926)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3-09-26 오후 5:32:20

 

 

KBS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노인 복지정보와 복지정책 등을 따끔하게 진단해 보는 시간입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MC    요즘 노년 배우들의 팬층이 한층 넓어졌어요. 그 저변에는 한 케이블 방송사의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의 역할이 참 컸죠?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 층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 큰 인기를 끌고 있잖아요.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어르신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기획력이 이 프로그램의 성공 요인이 아닌가 싶어요.

 

주명룡 회장    네, ‘꽃보다 할배’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우선 제목부터가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이른바 ‘발상의 전환’을 보여줬는데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죠.

 

젊고 발랄한 연예인들이 아닌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씨 등 70세 이상 ‘할배’ 연기자 네 명을 주축으로 하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꾸린다는 건 누가 생각해도 자살행위나 다름없었을 텐데요.

 

그런데 평균 나이 76세인 ‘할배’들이 이번에 ‘큰일’을 냈죠. 그런 인기를 반영하듯 이들 ‘꽃 할배’ 4인방이 요즘 공중파 광고에서도 원숙한 노년미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더라고요.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고, ‘감동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기획의 승리’를 바라보면서 흐뭇하게 느낀 건 비단 저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MC    네, ‘꽃보다 할배’는 이 프로그램을 시청한 많은 이에게 앞으로 수십 년 후 내 모습은 어떨까, 상상해 보게 하고, 우리 부모님 세대를 다시 한 번 뒤돌아보게 했습니다. 한마디로 노인에 대한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볼 수 있죠.

 

다음 주 10월 2일은 ‘노인의 날’입니다. 노인의 날이 제정된 지 올해로 17년째가 되는데, 그러고 보면 17년 동안 제대로 개선되지 않던 노인에 대한 인식이 이 프로그램 하나로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주명룡 회장    네, 그렇습니다.

 

유엔이 정한 ‘노인의 날’은 원래 10월 1일입니다. 1990년 빈에서 열린 제45차 유엔총회에서 10월 1일을 ‘국제 노인의 날’로 결의하고, 1991년 10월 1일 전 세계 유엔사무소에서 ‘제1회 국제 노인의 날’ 행사를 거행했죠.

 

우리나라는 1997년 정부가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정해서 올해로 17회째를 맞게 된 겁니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정한 것은 10월 1일이 이미 ‘국군의 날’로 정해져서 부득이 다른 날로 정한 건데요. 마침 1991년은 우리나라가 우여곡절 끝에 북한과 함께 유엔에 가입한 해이기도 합니다.

 

MC    하지만 ‘노인의 날’은 비단 유엔의 영향으로만 제정된 것은 아니죠? 정부가 이렇게 ‘노인의 날’을 제정한 의미가 있을 텐데요?

 

주명룡 회장    네, ‘노인의 날’은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노인 문제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을 고취하고, 노인에 대한 공경과 감사한 마음을 되새기기 위해 제정됐는데요.

 

일찍이 우리나라는 ‘노인의 날’ 제정 이전 1982년 5월 8일 일종의 시민헌장의 성격을 지닌 ‘노인헌장’이 선포됐습니다.

 

사회적 협약인 ‘노인헌장’에는 전통윤리의 측면 외에, 인간은 늙어서도 인간답게 살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과 더불어 사회와 국가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반(半) 강제조항이 삽입돼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노인헌장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의가 있고요. 따라서 이 ‘노인헌장’의 정신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확대하기 위해 ‘노인의 날’이 제정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MC    이렇게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노인헌장을 제정한 나라이긴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노인 빈곤율 1위, 노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데요.

 

‘노인헌장’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겼는지 좀 자세하게 알려 주세요.

 

주명룡 회장    네, 노인 빈곤율 1위, 노인 자살률 1위,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참 부끄러운 사실이죠.

 

그건 그렇고. ‘노인헌장’은 ‘경로헌장’이라고도 하는데, 상당히 좋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노인은 우리를 낳아 기르고 문화를 계승하여 국가와 사회를 수호하고 발전시키는 데 기여해 온 어른으로서,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노후를 안락하게 지내야 할 분이다.

 

그러나 인류의 고령화와 사회구조 및 가치관의 변화는 점차 노후 생활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는 고유의 가족제도 아래 경로효친과 인보상조(隣保相助, 서로 돕는)의 미풍양속을 가진 국민으로서, 이를 발전시켜 노인을 공경하고 봉양하여 노후를 즐길 수 있도록 노인복지 증진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아래와 같은 사항을 구현하기 위하여 다 함께 노력한다.

 

첫째, 노인은 가정에서 전통적 미풍을 살려 자손의 극진한 봉양을 받아야 하며 지역사회와 국가는 이를 도와야 한다.

둘째, 노인은 의식주에서 충족되고 안락한 생활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노인은 심신의 안전과 건강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노인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사회생활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노인은 취미·오락을 비롯한 문화생활과 노후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얻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입니다.

 

MC    유엔도 ‘국제 노인의 날’을 지정하면서 노년층의 권리에 대해 의미 있는 원칙을 채택했잖아요? 내용이 우리의 ‘노인헌장’과 비슷한가요?

 

주명룡 회장    네, 그렇습니다. 1978년 유엔총회는 ‘세계 노령화 대회’ 개최를 결정하고, 198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처음 이 대회를 열었어요.

 

여기에서 ‘노령화에 관한 국제행동계획’이 채택됐고, 이는 유엔의 노인인권보호에 관한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이었죠. 이런 활동의 성과 중 하나가 바로 1991년 유엔총회에서 채택한 ‘노년층 원칙’(the United Nations Principle for Older Persons)인데요.

 

유엔의 국제경제권 서약에 기초해 독립, 참여, 보호, 자아성취, 존엄 등 다섯 개 범주로 나누어 노년층의 기본 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인도적인 측면을 고려해 전체적으로 경제적 보장과 건강 보장을 근간으로 하는 사회적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노년층 원칙’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요,

 

첫 번째가 독립(Independence)권입니다. 이 조항은 적절한 음식과 물, 거처, 의복과 건강에 관한 이용 권리와 보수를 받고 일할 기회 및 교육과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참여(Participation)권인데요. 이 원칙은 노년층과 관련된 정책의 구성과 시행에 직접 참여하고, 젊은 세대와 경험과 지식을 나눌 기회, 그리고 협회를 구성하고 사회변화운동을 할 권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보호(Care)권으로, 이는 치료시설이나 임시거처에서 보호받고 인권을 누릴 권리를 말합니다.

 

네 번째는 자아성취(Self-fulfillment)권인데요. 이 원칙은 사회의 교육, 문화, 정서, 여가 기회를 통해 노년층 자신의 잠재적 능력을 개발할 권리입니다.

 

다섯 번째는 존엄(Dignity)권으로, 이는 나이, 성별, 인종, 장애 유무, 재정형편에 관계없이 공정하게 대우받고, 노년층의 경제적 기여도에 상관없이 존중받아야 할 권리를 말합니다.

 

MC    네, 물론 이 다섯 가지 권리가 다 중요하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권리라고 한다면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주명룡 회장    네, 모두 중요한 노년층의 권리입니다만, 이 중에 독립이나 참여의 권리는, 노년층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의식주 문제와 사회참여를 언급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존엄의 권리는 유엔이 채택한 이른바 ‘노년층의 5대 권리’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이, 성별, 인종, 장애 유무, 재정형편에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노년층의 경제적 기여를 존중하고,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고 착취나 정신적인 학대 없이 살 권리를 명시함으로써, 고령화 사회에서의 노년층의 입지에 초점을 맞추고, 소위 실존철학에서 얘기하는 노년층의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잘 나타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MC    네, 이럴 때 생각나는 게 바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인데요.

 

‘노인헌장’이나 ‘노년층 원칙’에 아무리 좋은 내용을 많이 담고 있을지라도, 이를 제대로 실행할 의지와 행동력을 수반하지 않으면, 이 모두가 소용이 없잖아요?

 

주명룡 회장    네, 항상 그게 문제입니다.

 

‘노인의 날’이 들어 있는 10월 한 달간을 ‘경로의 달’로 정해서 지자체 등 각 행정기관, 단체별로 경로효친 분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자체 실정에 맞게 행사를 치르고 있죠.

 

각 단체의 여건과 관심에 따라 노인복지학술대회, 노인 일자리 박람회, 노인봉사활동 우수사례 경연대회, 노인체육대회, 민속경연대회, 어르신 모델 선발대회, 노인노래자랑대회, 무료건강진단, 경로잔치 등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행사는 언제나 일회성, 전시성 행사에 그치고 만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죠.

 

이처럼 ‘노인의 날’ 하루만 반짝 축하받고, 364일은 홀대받는 게 우리나라 노인들의 현주소인데요.

 

가장 기본적인 노인복지라고 할 수 있는 기초연금조차도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했던 사항에서 한참 후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노인들이 얼마나 홀대받고 있는지 여실히 증명됩니다.

 

MC    네, 힘들고 어려워도 내 후손들이 나를 위해 힘들고 어려워야 한다면, 차라리 지금 내가 어려운 게 낫다고 하시는 게 우리나라 어르신들인데요.

 

역설적으로 이런 어르신들을 위하는 것이 바로 미래사회인 고령사회를 살아갈 후손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리고 이런 ‘노인의 날’ 행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평소에 노년층의 권리를 존중하고, 공경하는 것이겠고요.

 

주명룡 회장    물론입니다. 우리는 예로부터 경로효친의 덕을 가장 큰 미덕으로 여겨온 민족입니다.

 

조선 전기의 문신으로 <관동별곡> 등과 같은 가사문학의 대가로 알려진 송강 정철이 노인에 대한 공경의 마음(경로사상)을 표현한 <훈민가> 제16수를 들려드리는 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풀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으니 돌인들 무거울까

       늙기도 서럽거늘 짐조차 지실까”

 

MC    네, 우리 한민족의 정체성이면서, 세계적으로도 자랑거리인 경로효친의 덕을 실천하는 데 소홀함이 없기를 바랍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오늘은 ‘노인의 날을 맞는 소회’에 대해서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09.26

대한은퇴자협회(KA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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