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 일로에 놓여 있는 지방재정-KBS '출발 멋진 인생' 방송원고(130815)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3-08-16 오전 11:59:35

 

 

KBS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노인 복지정보와 복지정책 등을 따끔하게 진단해 보는 시간입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MC    최근 미국 디트로이트 시의 파산 신청을 했는데요. 지금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상황도 참 여의치 않은 곳이 많잖아요?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주명룡 회장   네, 지난 7월 18일 미국 디트로이트 시가 파산을 선언했죠. 부채 규모 185억 달러, 즉 한화로 약 20조 6천억 원으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이라고 하는데요.

 

미국 자동차산업의 쇠퇴로 시의 세수입이 감소하면서 재정난에 빠졌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긴 한데요. 한 일간지 논설위원의 표현을 빌리자면 ‘도시 자체의 기능 상실로 인한 쇠락 과정’이라고 합니다.

 

이게 본질이긴 하지만,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역대 시장과 공무원들이 시 살림은 살피지 않고 흥청망청 돈을 써대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고 하는군요.

 

한때 30만 개나 되던 제조업 일자리 수는 2만 7천 개로 턱없이 줄어들었는데도, 정치인들은 구조조정은커녕 분에 넘치는 복지를 약속했다고 합니다. 시 예산의 38%가 공무원, 교사, 경찰, 소방관 등 은퇴한 공공근로자의 연금 지급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이런 실정이었으니 빚이 연간 시 수입인 10억 달러의 18배를 넘어버린 것이죠.

 

MC    그렇게 직원들 복지에 과감하게 예산을 쓰는 지방자치단체 얘기는 미국이나 우리 한국이나 예외가 없는 것 같아요?

 

주명룡 회장    네, “예산 부족 ‘앵무새’ 지자체, 직원들 복지엔 예산 펑펑”이라는 뉴스 기사 제목이 눈에 띄어서 내용을 읽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서울 등 지방자치단체 43곳이 기준을 초과해서 직원들에게 복지비를 줬다는군요.

 

이런 지경이니 중앙정부에 예산 증액을 요구하면서 직원들에게는 선심성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한국에도 디트로이트 시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는 도시가 여럿 있다고 하는데요. 호화 지방청사, 손님 없는 공공개발 리조트, 낭비성 축제, 경제성이 없거나 철거 논의까지 나오는 경전철, 빚만 남기는 국제 스포츠 행사 등등.

 

공명심에 눈먼 지자체장들이 비용편익 분석이나 사업 타당성 검토를 정직하게 하지 않고 내질러 놓은 이 ‘거대한 오물덩어리’들이 지방재정을 악화시킨 주범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MC    네, 지자체의 이런 ‘낭비 경쟁’에 온 국민이 볼모로 잡힌 모양새라고나 할까요? 더욱이 이런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 위기는 비단 서울과 부산 등 광역자치단체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주명룡 회장    네,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의 재무 구조를 볼 때 아직은 파산 가능성이 낮지만, 채무 증가세 등을 고려하면 재정 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17곳 광역 지자체와 244곳의 기초 지자체 전체 빚이 27조 1,252억 원에 달한다는데요. 국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9조 486억 원이던 빚이 이듬해부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방채 발행으로 급속하게 늘었다고 합니다.

 

2010년 28조 9,933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1년 28조 1,618억 원 등 다소 줄어드는 추세지만, 이는 전국 지자체들이 채무 절감을 위해 지방채 발행을 억제했기 때문이라고 안정행정부는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장 갚아야 할 지방채뿐만 아니라 부채까지 포함하면 사정이 달라지는데요. 지자체 산하 지방공기업까지 포함하면 부채 규모는 10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지자체 일반회계 세입 중 자체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재정자립도 역시 매년 떨어지고 있고요. 2008년 53.9%였던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지난해 52.3%였고, 올해는 51.1%까지 떨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재정자립도가 5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고요.

 

이와 더불어 올해부터 시행된 0~5세 영․유아에 대한 전면 무상보육 등 급증하는 복지 수요도 지자체 재정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죠.

 

MC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지자체가 절반이 넘는다고 하니까, 참, 갈수록 태산이고 점입가경이 아닐 수 없네요?

 

주명룡 회장    네, 지난 7월 29일 김재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발표한 ‘지방자치단체의 파산제도 도입 가능성 검토에 관한 연구’ 결과를 보면, 2010년 조사 당시 국내 지방자치단체 244곳 가운데 62.3%인 152곳이 적자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특히 지방세를 거둬들여서 자체 공무원 월급도 감당할 수 없는 지자체가 절반이 넘는 125곳에 달했습니다. 지방재정을 중앙정부에 기대는 상황에서 지자체가 파산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지만, 적자가 커질수록 중앙정부의 부담은 그만큼 더 늘어날 테죠.

 

그런데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 공약 이행에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맞춤형 복지 등 복지부문에서 5년간 55조 6,530억 원의 재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는데요.

 

이 때문에 지자체의 사회복지지출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여서, 재정난을 더욱 가중시키는 데 톡톡히 한몫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죠.

 

내년부터 2017년까지 복지부문 정책 확대로, 생계급여, 주거급여, 의료급여, 기초연금, 보육수당, 양육수당, 어르신 일자리, 장애인 연금, 장애인 활동지원, 보육 돌봄 서비스, 방과 후 돌봄 서비스 등 11개 국고보조사업에 들어가는 추가비용 중에서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액수는 17조 8,9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이로써 추가 재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방재정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다른 복지부문에서도 ‘보육대란’ 같은 위기가 잇따라 터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MC    네, 특히 지자체의 재정 악화는 궁극적으로 국가 재정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복지비용 지출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주명룡 회장    네, OECD 회원국의 정부 기능별 지출 가운데 사회보호 부문에 대한 지출 통계를 보면, 한국 지자체들의 복지부문 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2010년 정부단위별 총지출 대비 사회복지지출을 보면, 한국과 그리스, 스페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중앙정부의 복지지출 비중이 지자체보다 월등하게 높았습니다.

 

미국은 중앙정부가 32.3%, 지방정부가 5.8%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고요. 독일은 46.2% 대 24.1%, 이탈리아는 20.6% 대 5.2%, 노르웨이가 42.6% 대 26.8%, 포르투갈이 15.3% 대 6.7% 등으로 대부분 중앙정부의 복지지출 비중이 높았습니다.

 

이로써 짐작건대 OECD 회원국 대부분의 나라가 중앙정부가 복지지출의 주된 책임을 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죠.

 

반면 한국은 중앙정부가 3.2%, 지자체가 12.2%로 지자체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는데요. 이처럼 한국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 나라가 그리스로, 중앙정부가 9.5%, 지방정부가 12.1%의 비중을 나타냈고요. 스페인은 중앙과 지방이 모두 7.4%로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볼 때 한국은 사회복지지출 분야에서는 중앙정부의 비중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서 낮은 수준인 동시에, 지자체에 그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6월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3개 시·도지사들이 모여 보육예산 지원 등 자신들의 현안에 대해 정부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는 데까지 이르렀고요.

 

MC    네, 여기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취득세 인하 방침을 발표하는 바람에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잖아요? 그리고 그 파장이 정치권으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죠?

 

주명룡 회장    네, 그렇습니다.

 

광역시·도의 세수입 중 취득세 비중이 40%를 넘는 상황에서, 이를 손질하면 결국 지방세수입이 급감하게 되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죠.

 

과거에 정부가 지방소비세 인상이나 무상보육비 지방 부담 경감 약속도 어겼던 터인데, 효과가 입증된 양도세는 국세라고 손대지 않고 취득세를 희생시키는 것은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면서 정면대응에 나선 겁니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지자체들은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새 정부 들어 복지정책이 봇물 이루듯 터져 나오는 통에 복지비 부담이 급증한 데다 세수입까지 줄어들 판이니 견디기가 힘들었겠죠.

 

MC    네, 그리고 취득세 인하 문제 말고도 무상보육비 부담 문제가 아직 해결이 나지 않아서 계속 시끌시끌하죠?

 

주명룡 회장    지난 6월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3곳의 시․도지사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현안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하고,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 등 공동 요구 사항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올해 국회에서 확정한 영․유아 보육사업 지원금 5천600억 원을 빨리 지원하고, 앞으로 보육사업을 전액 국비사업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죠.

 

그런데 무상보육비 국고 보조율을 서울은 20%에서 40%로, 그 외 지역은 50%에서 70%로 올리는 방안을 담은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8개월째 계류 중입니다.

 

정부가 서울시 자치구에 추경을 편성하면 무상보육 예산을 지원해주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는데요. 최근 강남구 38억 4천만 원, 서초구 40억 5천만 원, 종로구 19억 8천만 원 등으로 무상보육 예산을 지원받았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계속 전액 국비지원을 고수하고 있지만, 중구와 구로구도 보육예산 지원을 신청하는 등 일부 지자체의 반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서 앞으로 귀추가 주목됩니다.

 

어쨌든 이 모든 것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세수 확대 노력과 합리적인 예산편성이 선행돼야 할 것이고요. 정부도 세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무상보육 국고보조 비율을 높이고, 지방소비세 확대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지방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요 투자사업에 대한 사전 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모든 국고보조사업에 대해 사업별 관리번호를 부여하는 지방재정관리시스템 도입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MC    네, 정부와 지자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쪽으로 결론이 나서 지방재정 건전성이 조속히 확보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오늘은 ‘악화 일로에 놓여 있는 지방재정’에 대해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08.16

대한은퇴자협회(KA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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