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의 사각지대와 구제방안-KBS '출발 멋진 인생' 방송원고(130725)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3-07-30 오후 1:39:09

 

 

KBS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노인 복지정보와 복지정책 등을 따끔하게 진단해 보는 시간입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MC    어떤 정책이든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이해당사자 간 논란에 휩싸일 여지가 다분한데요.

 

‘정년 60세 연장법’도 국회 본회의 통과 이후 일단 큰 방향성은 잡혔지만,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연령대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거론되고 있죠?

 

주명룡 회장    네, ‘정년 60세 연장’으로 고용안정의 첫걸음을 뗐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정년 60세 연장 규정은 2016년 1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됩니다. 300명 이상 대기업과 공공기관, 지방공사, 지방공단이 우선 적용 대상이고요. 1년 뒤인 2017년부터는 300명 미만 중소기업과 국가, 지방자치단체로 확대 적용되죠.

 

이러다 보니 법안 발의 당시부터 이미 예견됐던 일인데요. 베이비붐 세대, 특히 1955년생 양띠부터 1957년생 닭띠까지 베이비붐 세대의 상당수가 정년 연장법의 혜택을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는 사태가 발생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3년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죠. 공공기관 평균 퇴직 나이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올해 1955년생을 시작으로, 2014년 56년생, 2015년 57년생과 58년생이 줄줄이 정년 연장법 혜택을 보지 못한 채 퇴직하게 됩니다.

 

이처럼 정년 연장법 시행 전인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일터에서 물러나게 되는 1세대는 전체 베이비붐 세대, 즉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743만 명 가운데 30%인 222만여 명에 달합니다.

 

MC    30%라면 정말 많은 숫자네요. 그렇게 많은 분이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로 정년 연장법 혜택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주명룡 회장    네, 그런데 이런 수치는 사각지대를 55~57세로 한정한 것으로, 공공기관보다 은퇴 나이가 이른 민간기업을 고려하지 않은 보수적인 계산법입니다.

 

고용노동부가 2011년 2,599개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평균 정년을 조사했는데요. 공공기관은 58.0세지만, 단일 정년제를 시행하고 있는 사업장을 기준으로 민간기업은 57.3세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민간기업 근무 ‘58년 개띠’에게는 2015년이 생사를 가를 운명의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즉, ‘정년 58세’ 기준으로 해서 ‘58년 개띠’가 만 57세가 되는 2015년에 공공기관에 다니고 있다면 간신히 턱걸이해서 살아남겠지만, 민간기업 근무자라면 정년 57세에 걸려 간발의 차이로 퇴직하는 불운을 맞게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58년생 개띠까지 고려하면, 정년 연장법 혜택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숫자가 301만 명으로, 전체 베이비붐 세대의 40%를 넘게 차지합니다. 이렇다 보니 ‘차별’ 논란이 불거지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외에도 같은 나이라고 하더라도 사업장 규모에 따라 정년 연장 적용 시점이 다르므로, 누구는 혜택을 받고, 누구는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어서 이에 따른 ‘차별’ 논란이 일어날 소지도 다분한데요.

 

그래서, 엊그저께 정년 연장 법안을 발의한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실로 전화해서 “정년 연장 혜택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구제할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있다면 구체적인 구제 방법은 무엇인지”를 물어봤는데요.

 

“현재 대안 마련은 안 하고 있다. 통과된 법안대로 갈 수밖에 없다. 다만, 고용노동부와 상의해서 시행규칙 등 구체적 방안을 마련토록 할 것”이라고 하는 언론 보도 내용과 같은 답변을 들었습니다.

 

MC    이에 대해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정년 60세 연장을 처음부터 반겼던 은퇴자협회로서는 이런 논란에 대해 책임의식도 느끼겠네요?

 

주명룡 회장    네, 그렇습니다. 순수 NGO인 은퇴자협회가 추구하는 사명 가운데 으뜸으로 삼는 게 바로 ‘장․노년층을 위한 불합리한 사회제도 개선운동과 권익옹호’인데요. 

 

‘정책’을 기본 바탕으로 해서 펼치는 ‘정치’를 잘못하면, 그 피해는 국민이 고스란히 받게 됩니다.

 

따라서 은퇴협에서는 정책 입안 과정에서부터 시행착오를 줄일 뿐만 아니라, 될 수 있는 대로 이해 당사자 모두 만족할 만한 정책이 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대안 등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헌법에 명시돼 있지 않더라도 평등할 권리와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 권리거든요. 선진국이라 함은 이런 국민의 기본 권리가 잘 지켜지는 나라라고 할 수 있겠죠.

 

MC    네, 그래서 정치가 바로 서야 나라도 바로 설 수 있다는 말을 하잖아요.

 

그럼 이처럼 간발의 차이로 정년 연장의 혜택에서 제외되는 이들을 구제할 방안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조정 방안’이 제시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명룡 회장    네, 아무리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는 당연한 일이겠죠.

 

하지만 정년 연장과 함께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서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몇몇 기업의 사례를 들어보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겁니다.

 

‘GS칼텍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정년을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늘리고, 그 기간에 기존 임금의 80%를 지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정년 연장 혜택을 받고 근무 중인 직원은 50명이고요. 정유사라서 정년 연장 직원이 사무직보다 기술직인 엔지니어 쪽에 많다고 합니다.

 

GS칼텍스 측은 “정년 연장 제도 시행으로 직원들 사기 진작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숙련된 인력의 경험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라며 자체 평가하고 있죠.

 

2005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우리은행’ 역시 정년을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했는데요. 만 55세 신청자에 한해서 정년을 연장하면, 해마다 차례대로 기존 임금 대비 70~30%로 줄어듭니다.

 

우리은행의 임금피크제 대상 인원은 매년 평균 200~250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이들 중 절반이 정년 연장을 하고, 나머지는 전직이나 퇴직을 택한다고 해요. 우리은행 측은 임금피크제를 보완하려고 회원사나 자회사 등으로 전직 기회를 제공하는 지원제도를 병행하고 있고요.

 

한 곳 더 얘기해 보죠.

 

1986년 창업 초기부터 정년을 아예 없앤 굴착기 등 중장비 부품을 제조하는 ‘에스틸’이란 기업인데요.10년간 보험사에서 일하며 직장생활을 경험한 김용석 회장이 창업과 함께 ‘평생직장’을 만들고 싶어서 정년을 아예 없앴다고 합니다.

 

220여 명의 직원 가운데 법적 정년인 58세를 넘겨서 근무하는 직원 수가 현재 10명에 이르고요, 가장 나이가 많은 직원이 67세라고 합니다.

 

에스틸에서는 58세가 되면 부서장에서 물러나 결재권을 후임자에게 넘겨주고 팀원이 되게 하는데요. 대신 결제 때 ‘참조란’에 서명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경험 등을 조언하는 길을 터놓았죠.

 

MC    네, 이 세 기업의 사례를 들어보니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정년 연장 혜택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은퇴자협회가 제시하는 구제 방안은 어떤 건가요?

 

주명룡 회장    우선 한 조사 결과부터 말씀드릴게요.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평균 몇 살까지 일하고 싶은가?”라고 물었는데요.

 

65세까지가 34.1%로 가장 많았고요, 그 뒤를 이어 60세 31.8%, 70세 14.5%, 55세 10.3%, 70세 이상 9.2%로 나타났습니다. 이 모두 평균을 내니 62세였어요.

 

그리고 10명 중 9명이 임금이 약간 낮더라도 안정된 일자리를 택하겠다고 응답했는데요. 연령대가 높을수록 이런 경향이 강했다고 합니다.

 

이제 ‘정년 연장’은 시대적 요구이자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데요.

 

은퇴협에서는 점진적, 즉 단계적으로 정년을 연장함으로써, 정년 연장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구제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즉, 정년 연장 적용 1년 전 해당자는 1년, 2년 전 해당자는 6개월 등으로 정년 연장 기간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는 것이죠.

 

예를 들어 1957년생이고, 정년 58세 300인 이상 대기업 근무자인 사람이면, 2015년 12월 31일이 퇴직일인데요. 해서 1년 정년 연장을 적용하게 되면, 퇴직 시점은 2016년 12월 31일이 돼서 1년을 더 다니게 됩니다.

 

정년 연장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구제 방안은 앞으로 논리적인 체계를 잡아 계속 보완하고, 정부의 해결 방안 추이를 지켜보면서 좀 더 확실하고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C    네, 일단 정년 연장이라는 시니어의 숙원이 현실화됐는데요. 그동안 항상 정책이 바뀔 때마다 과도기와 그 제한선에 걸리는 층들이 참 여러 면에서 힘들었잖아요.

 

이번 정년 연장법 시행에서도 ‘불평등’과 ‘차별’을 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그게 가능할까 싶어요?

 

주명룡 회장    네, 그렇습니다. 특히 정년 연장과 관련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일자리 늘리기’인데요. 그것도 양질의 일자리를 어떻게 많이 만들어내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 목표를 이루려면, 더욱 필요한 일인데요. 아울러 정부는 정년 연장 적용을 받지 못해 국민연금을 받는 나이인 61세가 될 때까지 저축한 돈만 소비하는 ‘은퇴 크레바스’ 기간이 길지 않도록 사회 안전망 확충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하잖아요? 정부는 급하다고 또 졸속으로 방안을 마련해서 시행착오를 겪는 그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무쪼록 공청회 등 각계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해서 정년 연장 관련 형평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꼭 마련해 주길 기대해 봅니다.

 

MC    네, 정부의 획기적이면서도 창조적인 대안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오늘은 ‘정년연장의 사각지대와 구제방안’에 대해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07.30

대한은퇴자협회(KA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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