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이 세상 그 누구도 ‘늙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요.
사무엘 울만이 78세에 썼다는 그 유명한 ‘청춘’이란 시를 보면, “나이를 먹었다고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을 때 비로소 늙는다.”고 했거든요.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요즘, 몇 살부터 ‘노인’으로 볼 수 있을까요?
주명룡 회장 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전국 65세 이상 노인 만여 명에게 물었더니, 83%가 70세는 넘어야 노인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보통 생체적 기준으로 판단하고들 있는데요. 실제로 많은 사람이 ‘무릎 등 관절이 아프기 시작할 때’처럼 신체적 이상이 발생하고 나서야 스스로 노인임을 체감한다고 합니다.
영국의 사회학자 피터 라스렛이 사람의 인생을 1기부터 4기까지로 나눴는데요. 그는 60~90세까지인 은퇴 후 노년기를 3기로 규정하고, 이 기간을 자기 성취의 시기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통상 노년기가 부르는 이 시기를 ‘자기 성취의 시기’라고 한 것이 참 아이러니한데요.
그런데 그가 규정한 것처럼 저축 대신 주식에 투자하고, 바지 대신 쫄바지를 입고, 손자와 최신 스마트폰 앱 정보를 주고받는 등 자기 성취를 위해 노력하는 ‘신(新) 노년층’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각자의 인생이 있듯이 나이 들어서도 저마다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베이비붐 세대가 큰 영향을 미쳤죠.
MC 네, 그래서인지 ‘노인 또는 노년’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도, 예전처럼 고루하거나 무기력한 이미지와는 좀 거리가 멀게 느껴져요.
주명룡 회장 네, ‘신(新) 노년층’은 모든 면에서 ‘액티브 에이징’, 즉 ‘적극적이고 활기찬 노년’의 삶을 가꿔가려고 노력하죠.
지금 72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층 편입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신(新) 노년층’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었고, ‘자가용’ 시대를 구가했던 첫 세대라고 할 수 있죠.
그런 만큼 일이든 여가든 이들의 삶에서 ‘운전’은 필수였는데요. 이들 베이비붐 세대의 노년층 진입이 본격화하면서 최근 우리 사회는 고령 운전자가 늘고 있습니다.
2011년 보건복지부 ‘노인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65세 이상 노년층의 12.2%가 운전을 하고 있다고 해요.
MC 비율이 꽤 높은데요?
그런데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전체 교통사고는 소폭이나마 줄어들고 있지만, 고령층 운전자가 일으키는 교통사고는 반대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해서 좀 걱정이 돼요.
주명룡 회장 네, 그렇습니다. 오죽하면 고령 운전자를 일컬어 ‘달리는 시한폭탄’이라고까지 했을까요.
2002년에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는 3천810건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더니, 2011년에는 1만 3천583건이었어요. 10년 사이에 무려 356%나 증가한 것이죠.
특히 2001~2011년 전체 교통사고의 평균 치사율은 2.8명인 데 비해서 고령 운전자 사고의 치사율은 6.0명으로 나타났어요. 이는 전체 평균의 2배를 웃도는 수치죠.
MC 네,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젊을 때보다 운동 능력이 많이 떨어져서 사고 위험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시대 변화에 따라 고령 운전자가 증가하는 만큼 운전 환경에서도 변화가 필요하겠어요?
주명룡 회장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가 당시 49~57세 베이비붐 세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요. 이들 중 61%가 앞으로도 계속 운전할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이 중 95.6%가 건강과 경제력이 닿는 한 운전을 계속하겠다고 했는데요. 이는 이들이 상당 정도 나이가 들어도 젊은 시절의 생활 방식을 고수하려고 하기 때문이죠.
말씀하셨다시피 고령 운전이 위험한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운전에 필수적인 감각, 인지와 운동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고령 운전자는 위험한 교통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민첩성이 일반인 대비 33%, 근력은 50%에 불과하다고 하죠.
경고음을 듣고 이에 반응하는 시간이 젊은 층보다 늦고요, 청각이나 시각 기능도 떨어지는데요.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이 되면, 남성의 50%, 여성의 30%가량이 청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움직이는 물체를 보는 동체(動體) 시력은 40세부터 감소하기 시작해서 70세가 넘으면 0.1에 가깝게 떨어진다고 하죠. 야간 시력 역시 25세 운전자는 밤에 낮보다 2배의 빛이 필요하지만, 75세 운전자는 32배의 빛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MC 네, 아까 고령 운전자를 두고 ‘달리는 시한폭탄’이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하셨는데요. 이 같은 도로 위의 폭탄인 고령 운전자에 대해 안전 대책은 마련돼 있나요?
주명룡 회장 네, 충북대 심리학과 이순철 교수가 “고령 운전자는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의 질환을 앓고 있고, 일부 질환은 교통사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 운전자는 일반 운전자보다 평균 한 차례 정도 교통사고를 더 낸 것으로 나타났어요. 특히 만성질환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자동차 조작 방법을 착각하거나 자신도 모르게 기능을 제어하지 못해서 사고 피해가 더욱 심각해지는데요. 이 때문에 고령 운전자를 ‘도로 위의 폭탄’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리고 아직 우리나라는 딱히 고령 운전자에 대한 정책이라고 내세울 만한 게 없습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들에 대해 시행하는 정책은 2005년부터 고령 운전자 차량을 대상으로 한 ‘특수 마크’ 부착에 불과한데요.
사회단체와 일부 지자체에서 이 ‘특수 마크’ 부착을 홍보하고 있지만, 노년층이 이를 외면하고 있어서 아직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죠.
MC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고령 운전자 안전과 관련해서 어떤 대책을 마련해서 시행하고 있나요?
주명룡 회장 세 가지 내용으로 압축할 수 있는데요.
70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를 갱신하려면 의무적으로 안전운전과 관련된 강의를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75세 이상 운전자는 기억력과 판단력 등 인지기능에 관한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하고요.
또 차량에 고령 운전자임을 알리는 표지를 부착해야 합니다.
MC 네, 교통사고는 사고를 일으킨 당사자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사람의 삶도 파괴한다는 게 더욱 큰 문제잖아요.
생명 파괴라는 측면에서 이 정도 대책이면 운전자들이 그다지 번거롭게 여기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일본 외에 다른 나라의 고령 운전자 안전 대책도 좀 소개해 주시죠.
주명룡 회장 네,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소 번거롭더라도 이 정도쯤은 충분히 감수해야겠지요.
뉴질랜드에서는 80세가 되면 운전면허를 자동으로 말소시키고요, 운전하기 위해서는 2년마다 운전면허 시험을 따로 치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65세 이상 노년층의 95%가 운전을 하는 미국은 주마다 다른데요. 65세 또는 70세 이상 운전자는 다른 연령대 운전자보다 갱신 기간이 짧거나 더 복잡한 검사를 받게 합니다.
예를 들어 갱신 때마다 시력검사를 받아야 하고, 75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를 갱신할 때는 반드시 도로주행 시험을 거쳐야 합니다. 또 우편만으로 면허를 갱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죠.
고령 운전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도로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1979년 개발된 미국은퇴자협회(AARP) ‘55-Alive’ 프로그램이 대표적인데요. 8시간 동안 고령 운전의 위험성과 방어운전기법에 대해 가르치고 있습니다.
MC 네, 정부가 국민의 요구나 필요에 앞서서 정책을 미리 마련하고 시행해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나라가 선진국이라 할 수 있을 텐데요.
그렇게 본다면 아직 우리나라는 여러 면에서 좀 부족한 것 같아요?
주명룡 회장 네, 그런 게 늘 아쉬운 부분입니다.
지난 9일부터 은퇴협에서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대책에 대해서 약식으로 설문 조사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달리는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고령자 운전 문제, 귀하의 생각은?” 하고 묻고는 세 가지 보기를 들었습니다.
“인지능력 등 적성검사를 강화해 부적격자는 운전면허를 취소한다.”
“나이를 제한해 75세 이상은 운전면허를 자동 말소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적성검사를 통해 운전할 수 있게 하고, 특수마크를 부착해 보호받게 한다.” 등이었는데요.
어저께 저녁 6시 현재 51명이 답을 했는데요. 86.27%인 44명이 “나이와 상관없이 적성검사를 통해 운전할 수 있게 하고, 특수마크를 부착해 보호받게 한다.”는 답변을 선택했습니다.
어쨌든 고령 운전자가 늘고 있고, 이들이 일으키는 교통사고 또한 늘고 있는 지금, 고령 운전자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MC 네, 한마디로 나이에 따른 차별은 운전에서도 싫다는 얘기죠.
다만,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부 관련 부처의 관심과 더불어 효과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해 봅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오늘은 ‘달리는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노년층 운전 문제’에 대해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07.11
대한은퇴자협회(KA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