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요즘 케이블 TV나 홈쇼핑, 신문광고 등을 통해 노년층을 겨냥한 보험 광고를 자주 보게 되는데요.
평균 수명이 늘어난 대신 건강에 관한 관심도 그만큼 높아져서인지, 요즘 노년층의 보험가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하죠?
주명룡 회장 네. 며칠 전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노년층 보험가입 급증’이라는 기사를 봤는데요.
노년층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한 원인이 될 테지만, 보험사들이 실적을 올리려고 말 그대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노인 대상으로 보험 유치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요.
지난 2007년 10월 ‘두 번 울리는 장·노년 보험, 대책은 없는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연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보험사들의 과대광고 탓에 일어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됐었지요.
그로부터 6년이 지났지만, 노년층을 겨냥한 각 보험사의 무차별적인 신상품 유치경쟁과 과대광고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MC 네. 광고를 보다 보면, 암, 치매, 당뇨병, 고혈압 등 질병에서 노인이라면 누구도 비켜갈 수 없다는 생각에 그 보험에 꼭 들어야 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주명룡 회장 네, 그렇지요.
“대한민국 남성 5명 중 2명이 암, 여성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 “203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치매환자가 113만 명에 이르는 등 치매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등 각종 수치를 들먹이며 노후 건강에 대한 노년층의 불안감을 이용하여 그야말로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지요.
과대·과장 광고는 더 말할 것도 없지요.
“보장은 보장대로…”, “나중에 다 돌려주고…”, “만기 때 100% 다 돌려준다…”, “지병이 있어도…”, “아파도 다쳐도 모두 첫날부터…”, “나이 불문…” 등등요.
실제로는 기질성이냐, 외상성이냐, 퇴화 등 약관 세부 사항에 따라 하나도 보장받지 못하는데도 마치 만병통치약인 양 팔고 있어요.
MC 네, 그래서 그런 광고대로라면 어르신들이 충분히 혹할 수 있겠던데요?
주명룡 회장 네, 그럴 수 있지요.
보험은 경제활동이 왕성하고 많은 사회적 지식을 보유한 3, 40대도 이해하기 어려운 금융상품입니다.
60세 이상 노년층이 보장 내용을 제대로 알고 가입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지요.
그러다 보니 최근 3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보험 관련 민원 사례 중 2위를 차지한 것이 ‘불완전 판매로 입은 피해’라고 하더라고요.
특히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보험 상품은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많은 고객을 모집하기 때문에 장점만 두드러지기 쉽지요.
또 보험 판매원들이 중도해지 불이익, 보험금 미지급 조건, 갱신에 따른 보험료 인상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판매하는 데만 열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해서, ‘불완전 판매’로 이어질 확률이 가장 높다고 보험 관련 전문가들이 이구동성 조언합니다.
노인 다수가 이러한 홈쇼핑 광고를 접하거나 전화 권유로 보험에 가입하면서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MC 네, 홈쇼핑이나 TV 방송에서 보험 상품 광고하는 걸 보면, 정작 알아야 할 중요한 내용은 자막으로 돼서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에 스치듯 지나가 버리니까 특약 같은 상세 내용은 젊은 사람들이 봐도 잘 모르겠던데요?
주명룡 회장 네, 그러니 나이 든 분들이야 오죽하겠어요.
지난해부터 보험사들이 ‘간편 심사’ 보험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한 보험사를 예로 들자면, 병력 종류와 상관없이 일정한 조건만 통과하면 가입할 수 있다면서, “국내 최초! 딱 세 가지만 묻는 ○○○○ 건강보험…병이 있어도·나이가 많아도·쉽게 가입할 수 있나요? YES!”라고 광고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 ‘간편 심사’만 믿고 무턱대고 가입했다간 낭패를 볼 확률이 높습니다. ‘간편 심사’의 꼼수를 분명히 따져 봐야 하는데요. 우스갯소리지만 3대 거짓말 중에 “장사가 손해 보고 판다”라는 얘기가 있지요?
손해 보면서 장사하는 보험사는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간편 심사’라고 해도 반드시 과거 병력, 가족력 등을 얘기해서, 혹시라도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보험금 거절이나 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MC 참, 보험사들의 마케팅 전략 꼼수는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 은퇴협 홈페이지에 노년 보험 상품을 “명품 보험이 아닌 반품 보험, 효도 보험이 아닌 악덕 보험”이라는 표현도 했었죠?
주명룡 회장 네, 그렇게 썼었지요.
계약자가 알아야 할 중요 사항의 자막처리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작은 글씨로 표기한다거나, 비교 기준 없이 많은 보험금을 지급할 것처럼 안내한다거나, 1년 만기 상품인데도 그러한 사실에 대해 알리지 않아 피해를 본 사례를 듣다 보면 분통이 터지더라고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보험사들이 질병 발생과 사망 확률이 높은 60대 이상 노년층의 보험 가입을 되게 꺼렸어요.
근데 전통적인 보험 가입 층인 30~50대의 신규 가입이 부진하니까 각 보험사가 60대 이상으로 보험 유치를 확대했어요. 앞으로 노년층 보험 관련 피해 사례가 더 늘어날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보험사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데요.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장기투자가 필요한 상품이나 암보험 등 질병 관련 상품은 60대 이상 노년층에게는 적절치 않은 상품인데도 일부 보험사에서 무리하게 노년층의 가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이들 보험사가 유동성을 확보할 목적으로 노년층을 일단 가입시키고 보는데, 60대 이상 보험 가입 권유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라”며 일침을 가하고 있습니다.
MC 그렇군요. 더는 보험사들의 과대·과장 광고에 현혹돼 피해를 보는 노인들이 없었으면 좋겠는데요…….
주명룡 회장 그랬으면 합니다만…….
형편이 어려운 노년층의 피해 사례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래도 형편이 좀 나으면 피해를 보더라도 충격이 그리 크지 않지요. 없는 형편에 생활비에서 조금씩 떼어내 보험을 들었는데, 막상 병에 걸려 혜택을 보려고 했더니 가입 당시와는 전혀 다른 말을 하면 말 그대로 정말 미치고 팔짝 뛸 일이지요.
MC 이처럼 노년층을 ‘두 번 울리는’ 보험 가입 피해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명룡 회장 보험 가입 때문에 피해를 보는 노년층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부처인 금융감독원에서 금융·보험 상품에 대한 감시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하는 게 급선무겠지요?
한편, 보험사들은 난해한 보험 관련 용어부터 쉬운 말로 바꿔줘야 합니다. 아울러 가입시키는 데만 급급하지 말고 가입자들에게 약관이나 특약 내용 등을 철저하게 알려줘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MC 보험 가입 시 노년층을 비롯해 개인 스스로 조심해야 할 사항도 있을 것 같은데요?
주명룡 회장 네, 물론입니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는 개인들이 너무 많은 보험에 가입해 있습니다. 대개는 주변 지인들의 권유로 울며 겨자 먹기로 마지못해 가입한 경우가 많은데, 이를 거절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겠죠.
보험 가입 시 특약 사항이나 약관 내용 등을 꼼꼼하게 따져야만 나중에 울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은퇴자협회에서 ‘두 번 울리는 장·노년 보험, 대책은 없는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겠어요.
마지막으로 국민건강보험을 잘 이용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참 잘 만들어져 있어요. 특히 정기검진은 빼먹으면 안 됩니다.
부자들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정기검진 대신 몇백만 원을 들여 2~3일씩 입원해 건강 검진을 받는다고들 하는데요. 국민건강보험에서 시행하는 정기건강검진만 잘 받아도 우리 건강을 지키는 데는 별 무리가 없을 겁니다.
MC 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오늘은 보험사들의 무차별적인 노년층 유인책에 대해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04.26
대한은퇴자협회(KA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