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노인 복지정보와 복지정책 등을 따끔하게 진단해 보는 시간입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MC 최근 서울시 시민의식조사 결과 부모 봉양을 정부 사회가 해야 한다는 수치가 지난 10년 새 2배나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참 각박해지는 세태 변화를 느낄 수가 있죠?
주명룡 회장 네, 서울시 2002년 조사에서는 자식이 부모를 모셔야 한다, 가 높았습니다. 정부나 사회가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는 수치는 22% 선이었는데, 10년 후 조사에서는 그 수치가 54%로 2.5배 정도 늘어나 세태변화를 심각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또 요즘 부모세대의 의식도 많이 변해 자식에 의존하려는 노년층은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노년층 자신도 변하고 있는데요. 자식세대들의 의식이 이렇게 변하고 있다는 것은 각박한 우리 사회의 한 면을 보여주고 있어서 편치 않은 마음입니다.
실제 지금 60세 전후 또는 65세면 자녀가 30~40대라 취업, 결혼을 아직 못 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자식들한테서 부모로서 용돈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안 되고, 설사 취업을 했거나 결혼을 했더라도 가정을 일구느라 본인들도 어려울 때지요.
오히려 부모가 도와줄 수 처지가 더 많고, 사회 환경이 이러니 부모 자신들도 자식에 기대는 생각은 아예 안 하게 되는 경향입니다. 그저 피차 ‘도와달라고 손 내밀지 않으면 좋은 관계지.’ 하는 처지지요.
MC 네, ‘서로 손 내밀지 않으면 좋은 관계’라는 말이 참 맞습니다.
지난 명절에도 모처럼 가족이 모였을 때, 취직한 아들, 취직 못 한 아들, 했어도 어려운 살림살이, 부모·자식 간 대화도 조심스러웠다고 하시는 분들 많거든요.
부모가 그래도 집 한 칸이라도 갖고 있고, 재산이나 연금 등이 넉넉하다면 웃음이 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프다는 말씀도 못하시겠대요.
주명룡 회장 네, 부모세대, 참, 말 못 할 사정들을 안고 살지요.
은퇴협에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가 개설돼서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데, 하루 평균 10여 명이 상담을 받습니다. 어제 협회 전문 직업상담가가 한 분과 얘기하는 것을 잠깐 들어 봤지요.
김 모 씨는 하루 12시간을 오피스텔 경비원으로 일한다고 합니다. 한 달에 110만 원을 받는데, 부부가 생활을 꾸려 나가는데 이 수입은 절대적이라고 합니다.
건설계통에서 40여 년 일했고, 유수 건설회사의 국외 근로자로 중동에서 5년여 근무했지만, 아이들 4명을 키우느라 별다른 노후준비를 못 해 계속 일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경비원 일자리가 교체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고 일자릴 찾아 협회를 찾아온 거죠.
통계청 발표를 보면 65세 이상 노년층 중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인구는 10년 전 97만 명 선에서 현재는 153만 명으로 약 57%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속에, 늘어나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은 이제 더욱더 일자리를 찾아 나서게 돼서 인생 후반에서도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하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MC 네. 남성들도 그렇지만, 여성들은 더하지 않나 싶어요?
주명룡 회장 네.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면서 직장 내 환경이 많이 개선되어 가고 있지만, 지금도 직업을 갖고 생활전선에 나선 여성들의 어려움은 많은 여성의 눈물짓게 한다고 합니다.
이제 다음 주면 대한민국 최초 여성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있지요. 요즘 대기업들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여성임원을 늘려라.’ 하는 말로 압축되고 있다고 합니다. 대기업 계열사마다 특별지시가 내려가 있어 비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임원급 여성을 외부공채를 통해 뽑으면 쉬운데, 내부 승진형태를 취해야 하니 새삼 인재풀에 허덕인다고 합니다.
그 주된 이유는 우선 여성 채용이 적었던 데다가 결혼, 출산, 육아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성 임원을 늘리는 방법은 과장급 이상 중간 관리층을 많이 두었어야 하는데, 이제야 여성인력의 중도이탈을 막기 위한 자체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동안 바야흐로 우리 사회 여기저기서 여성인력의 진출이 눈부시게 발전할 것 같습니다.
MC 여성 인력 인재풀이 없어서 임원으로 모실 인력이 없다는 건, 기업 내에서의 알게 모르게 여성 차별과 또 그만큼 결혼한 여성, 육아 여성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없었느냐 하는 반증이기도 한데요. 정치권은 어떻습니까?
주명룡 회장 네. 정치권에서 여성들의 고위층 진출을 방해하는 소위 유리 천장 깨기 논의가 활발하다고 합니다. 5년 안에 여성 임원 비율을 30%까지 늘리는 방안이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여성임원으로 기용할 수 있는 기본 중간 인재풀이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숫자만 늘린다고 될 일이 아니죠. 한편으로는 이러한 정책이 잘못하다간 남성 역차별과 업무 비효율로 나타날 수도 있거든요.
현재 공공기관의 여성임원 비율은 9% 안팎입니다. 3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현실이니 지금 괜찮은 기업의 과장쯤 되는 여성 인력은 소위 출세할 확률이 월등히 높아지고 있지요.
조금 전 남성 역차별을 제가 얘기했는데 우리 사회 전반에 여성 고위직이 적은 것은 조직문화가 남성 중심적인 데다, 출산과 가사를 여성이 책임져야 하는 사회구조여서 적극적인 타인의 보조 없이는 직장에서 버티기 어렵다는 현실 탓이 큽니다.
한마디로 여성임원이 된 사람들은 가정에서나 회사에서 독종 소리를 들어온 사람들이라고 봐야 할 정도로 맹렬히 살아온 여성들이죠.
MC 네, 여성 임원이 되기까지는 대개 얼마나 오래 근무를 해 온 사람들인가요?
주명룡 회장 여성 임원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20년에서 24년 이하 근무 경력이 제일 많았습니다. 39% 선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그다음이 15~19년으로 32% 선이었습니다.
한 직장에서 가정과 육아와 회사라는 3개 영역을 독하게 이겨온 분들이 승리했다는 얘기죠.
그뿐만이 아닙니다. 여성은 가장이 아니니 빨리 승진시킬 필요가 없다, 야근을 밥 먹듯 해야 일을 잘한다는 등 남성들과의 차별에 대한 회사 분위기를 이겨내야 하는 용기도 필요하지요.
30대 대그룹에서 여성 임원은 고작 1%대라는 조사는 얼마나 여성들이 불공정한 대접을 받고 있는지 확연히 보여줍니다.
그러다 보니 공공기관에서 여성임원 비율을 30%까지 의무적으로 확대하는 제도에는 찬성하나 이 제도가 민간기업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1%대인 여성 임원 비율을 30% 선으로 올리려면 30배 인력풀을 높여야 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일이거든요.
MC 네, 앞으로 공기업이나 사기업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어야 할 거예요?
주명룡 회장 그렇지요. 박근혜 정부가 여성 임원 할당제 등 제도적 차원의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이 소수자 보호 차원에서 머물면 안 되겠죠.
즉, 여성이 임원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공정하게 경쟁하고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미국은 일찍이 Equal Opportunity Employment, 즉 평등한 고용기회 법을 만들어서 회사 입구마다 포스터를 붙여 놓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남자고 여자고 같은 기회 속에서 고용의 문을 열고 승진의 기회를 주겠다는 법이지요.
그런 법이 수십 년 전부터 있었어도 여전히 구별하기 어려운 교묘한 차별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게 미국 사회지만, 그러면서도 소수민족 출신이 출세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MC 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고 있지만, 현재 중간 허리 대나 고위직의 연결이 끊어진 모습은 앞으로 많이 변화를 주문하고 있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여성들의 도전이 많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주명룡 회장 그렇습니다. 자리를 만들어줘도 도전적으로 발전하려는 여성이 없는 한, 정해진 숫자의 자리 채우기는 바람직하지 않죠.
이미 사법고시나 공무원직은 여성들이 판을 쓸고 있는데요. 어찌 보면 한번 시험만 잘 보면 된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 염려가 됩니다. 이런 도전이 기업에서 있어야만 우리 사회가 더 발전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아울러 기업주나 기업의 남성 임원들도 현실을 직시하고, 여성인재를 발굴해 함께 살아가는 건전한 기업 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야 하겠죠.
MC 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오늘은 평등한 고용기회에 대해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02.28
대한은퇴자협회(KA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