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노인 복지정보와 복지정책 등을 따끔하게 진단해 보는 시간입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MC: 오늘이 벌써 소설이에요. 이렇게 겨울로 접어드니, 추워진 날씨만큼 일자리도 줄어드는 것 같다는 말들을 하던데요.
대선후보들은 너도나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야단이지만, 당장 생활이 어려운 분들은 선거 때마다 일어나는 공염불로 치부하고 있죠?
주명룡 회장: 그렇습니다. 크게 우리 사회 문제를 논하는 위정자나 경제학자들에게 묻는다면 아마, 그들의 해답은 결국 ‘고령화’와 ‘일자리’입니다. 그만큼 이 두 가지 문제는 우리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경제성장 속도와 비교해 좀처럼 바라는 대로 일자리가 늘지 않는 국가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는 한국기업들이 규제를 피해 국외로 빠져나갔기 때문이고, 일할 자리가 없어졌고, 다른 하나는 취업 유발효과가 큰 서비스업 취업 비중이 낮다는 점입니다.
자동차, 반도체 등 장비산업 중심인 산업구조에 대량 생산 체제니 기계가 일을 많이 하는 구조로, 투자액 대비 일자리는 늘지 않는 것이죠.
수만 평에 이르는 공장엘 가 봐도 일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별별 아이디어가 다 나오고 있지만, 대개 국가 예산만 낭비하는 악순환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지요.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이 일자리 만들기 경쟁을 하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국가 예산으로 만드는 일자리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5천억을, 민주통합당이 5조를 일자리 예산에 넣으라고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바로 그런 것이죠.
MC: 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벌써 여러 해째 경험하면서 한계가 있다는 걸 알고 있고, 결코 그런 일자리가 창조적인 일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텐데요.
주명룡 회장: 네, 정부나 정치권은 잘 알고 있지요. 그렇지만 해마다 관습적으로 해 온 공공일자리 부문이 없어진다면 어떻겠어요.
그나마 일곱 달짜리 용돈 벌이가 없어지는 것이죠. 최근 3년째 20만 명이 넘는 장년층이 혜택을 입어 왔는데 말입니다.
내년에는 더 늘려서 23만 명을 얘기하고 있는 모양인데, 만만치 않은 예산이 허드레 일자리 예산으로 쓰이는 것이죠.
지난 9월 각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정부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이 주제로 올랐다고 합니다. 즉, 해마다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직접 일자리를 만들어 냈는데, 재원투자만큼 효과가 있느냐 하는 토론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지난 일입니다만, 7월 경제장관회의에서 은퇴자협회장인 제가 대통령께 보고 드린 그 사안도 같은 얘기였습니다.
지난 3년간 공공근로 등 일자리에 참여한 137만 명을 분석해 보니 2년 이상 반복해 참여한 사람이 38%에 달한다는 통계는 이런 예산 투입이 제대로 된 일자리로 연결되지도 않고, 끊어졌다가 다음 해 때가 되면 다니던 기관에 다시 신청해서 7달 동안 왔다갔다하는 (20만 원은 통장에 들어오니) 연례행사라는 얘기죠.
이런 일자리로 장관들이 대통령 앞에서 얼굴을 붉히며 벌이는 논쟁을 생각해 보세요.
MC: 네, 상상이 갑니다. 정부재정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정말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지요. 그걸 알면서도 해마다 이 일자리를 기다리는 장년층에게 좀 더 다른 일자리 기회가 있으면 참 좋겠는데요.
주명룡 회장: 그렇습니다. 제가 일주일에 하나씩 새로운 일자리를 발굴해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정말 일주일 내내 그 일자리 하나를 찾아내기 위해 고심합니다.
이번 주 아이템이 의복 관련 수선과 재봉틀 봉제사입니다. 그 준비로 그제는 수유리에 있는 봉제학원엘 다 다녀왔습니다.
공업용 재봉틀을 이용해 열심히 작업들(공부)을 하고 있었는데, 취업률이 괜찮아 일자리가 단절된 중년 여성들에게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버 로크(휘갑치기)니, 삼봉(실이 세 줄로 박히는 재봉틀)이니 하는 익숙지 않은 기계 이름도 배웠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술기능직급 등 일자리는 대개 생활경제지의 지역구인지에 많이 나는데, 강북지역 일자리 신문과 강남지역 일자리 신문을 보면 정말 구인·구직 형태도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 직종을 예로 들면, 봉제사인데요. 재봉 일을 좀 해본 사람은 한 달 정도 연습하면 취업이 됩니다.
그런 사람을 구하는 제품공장 구인 광고를 강북지역 구인지에서 세어 봤는데 500군데는 됩니다. 그런데 그런 구인광고를 강남 지역 신문에서는 단 한 개도 볼 수가 없습니다.
구색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어디에 일자리가 있는지 알 수 있지요.
MC: 네, 그러니까 문제는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흔히 말하는 눈높이를 어디에 두느냐인 것 같아요…….
외국인 노동자가 100만이 넘는 사회에서 일자리가 없다고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거든요.
주명룡 회장: 그렇습니다. 구인지에 난 것처럼 어느 직종에서는 사람을 못 구해서 야단이고, 다른 직종에서는 넘쳐 야단인 인력 불균형도 연구해 볼 일입니다.
내년에도 정부는 11조에 이르는 돈을 투입해 58만 9천 명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을 짜놓고 있습니다. 정부가 돈을 풀어 일자리를 만드는 반짝 정책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도 대통령 후보들은 더 많은 돈을 쓰자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만들어질 59만 9천 개 일자리도 (아마 대통령 후보들 압력에 더 늘어나겠죠) 알고 보면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정책이지 일자리 창출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올해 정부가 추진한 56만 명 일자리 가운데 40%에 가까운 일자리가 노인 일자리였습니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야지 … 언제까지 정부가 나서서 만들어야 하는지… 좀 답답합니다.
MC: 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야죠. 그런데 한편 기업은 자꾸 나이 든 세대를 밀어내려고 야단이니, 걱정입니다.
주명룡 회장: 그렇습니다. 현대조선중공업에서 2,500명의 명예 퇴직자를 공개 모집했지만, 100여 명만 응모해서 세상의 뉴스가 됐지요.
이제는 기존 재직자들이 선배세대의 학습효과로 조기퇴직금 몇억으로 스스로 나가질 않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나가봐야 창업 아니면 귀농, 그렇지 않으면 재취업인데 어느 것 하나 미래가 보장된 것이 아니니까요.
어제 아침 플라자호텔에서 국민연금공단 연구원이 출범시키는 인구 및 고령화 포럼 창립총회엘 참석했는데, 매번 같은 얘기가 오가는 그런 자리였습니다.
제가 앉은 자리는 대학교수들로 둘러싸였는데, 뭐 인구고령화문제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학습하는 자리 같아서 매우 안타깝고 답답했습니다.
정부도 기업도 문제를 알고 있고 답도 알고 있거든요. 실제 행동으로 움직이면 되는 것이죠.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께서 솔직히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고 자평했으니 좀 나아지려나 기대해 봅니다.
MC: 네, 사실 포럼이니 연구단체니 자꾸 만들기만 하면 뭐하나요? 기존에 있는 조직들만 잘 움직여도 일자리 문제 같은 것들을 잘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주명룡 회장: 그렇습니다. 제가 노사정 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석하는데, 그 자리엘 가면 글자 그대로 노, 사, 정이 같이 합니다. 그런 자리에 NGO 대표로 장년층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거기서 나오는 의제들은 바로 정책에 반영되는데, 요즘 주제가 정년 연장입니다. 대선 주자들도 정년 연장을 정책으로 내놓고 있고, 정부도 기업도 공공연히 동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도입 시기 등에 대해 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MC: 재직 중인 세대들의 정년이 늘어나고 평생 일자리에서 물러난 퇴직 세대들 또한 적절한 일자리를 갖는다면, 아주 바람직한 일이 될 텐데요.
주명룡 회장: 그렇지요. 일자리에 관한 한 후진국 신세를 못 벗고 있는 현재 상태를 빨리 호전시켜야 하지요.
특히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재취업이 병행해 줘야 어려운 국민의 형편이 나아질 것입니다. 고학력의 경력이 단절된 3, 40대 여성 취업 희망자가 200만 명에 이른다는 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민간단체장인 저 같은 사람도 이런 분들을 의류 관련 재봉틀 봉제사로 취업시켜 보고자 하는 판이니 좀 나아지겠죠.
기업이나 정부도 같이 노력해야 하고, 특히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은 이 문제에 관한 한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놓고 새 정부를 끌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일자리 후진국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나지요.
MC: 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오늘은 제대로 된 노인 일자리 만들기에 대해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 11. 23
KARP(대한은퇴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