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요즘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희망퇴직의 한파가 불고 있죠? 현대계열사가 2,000명에 이르는 과장급 이상 퇴직 희망자를 받고 있고요.
포스코도 영업이윤은 높지만, 긴축 조정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는데요. 결국, 이런 인적구조는 베이비붐 세대들을 직장에서 밀어내는 게 아닌가 싶어요?
주명룡 회장: 그렇지요. 말이 희망퇴직이지 강제퇴직이지요. 형식상으로는 지원을 받고 있으니까 본인 의사에 의한 것이라 하겠지만, 그 대상을 과장급 이상이라고 한다면 나이 든 4~50대가 중심이 되겠지요.
꽤 큰 목돈을 쥐여주기는 하지만, 직장에 몇 년 더 다니는 것이 훨씬 낫지요. 물론 원해서 신청하시는 분들도 계신다고 하지만, 나가야 할 대상이 신청을 안 하면 여러 방법으로 퇴직하게끔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렇게 퇴직해서 나가면 또 다른 직장을 찾거나 창업, 귀농 등 우리 사회 퇴직자의 일상코스처럼 된 생활수단을 답습하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이 이제까지 다녔던 익숙한 그런 자리가 아니죠. 세밀하게 준비하고 치열하게 일을 해도 성공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퇴직예정자 또는 퇴직 후 재취업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늘 제가 하는 말 중 하나가 “어디서 100만 원짜리 직장이 있다 하면 우선 잡아라. 기회가 많지도 않고, 월 100만 원은 현금 3~4억을 은행에 넣어둔 것과 같다.”라고 강조합니다.
대기업 희망퇴직 2,000명은 때 이른 동한기를 느끼게 합니다.
MC: 네, 정말 “100만 원짜리 직장이 있다면 우선 잡아라.”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우리 사회 현실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이렇게 어려운 인생 후반을 맞고 있지만, 반면 돈을 주체 못하시는 분들도 우리 사회에 참 많은 것 같아요?
주명룡 회장: 그렇습니다. 보도된 얘깁니다만, 강남 신세계 백화점에서 시계 박람회를 개최하는데 명품시계 500억 원어치가 전시된다 합니다.
사실 요즘 시계, 손목시계라는 것이 다른 대체제품이 많아서 별로들 안 차고 다니는데, 강남 신세계에선 명품시계 매출이 매년 20~30%씩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도 평균가가 700~800만 원대라고 합니다.
예전에 롤렉스니 피아젯이니 비싼 시계 차고 다니면서 자랑하던 시절이 우리 사회에 있었습니다만, 아직도 명품시계를 찾고 또 이것을 차고 다니는 모습, 이것도 강남 스타일인가 봅니다.
미셸 파르미지아니 시계제조업자가 만드는 스위스제 시계도 시계 전시장에 나온다 하는데 그 값이 35억 원이라고 합니다. 아마 돈 주체를 못하는 졸부들이 사겠다고 줄을 설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카드 돌려막기를 못 하게 정부가 나서고 있는데, 100만 명이 넘는 서민층이 이제 사채 또는 고금리 급전 대부로 내몰리게 돼서 더욱 춥고 긴 겨울을 맞게 되었습니다.
MC: 네. 누가 일부러 가난해지려고 했겠습니까마는, 한번 나락에 떨어지면 일어서기 어려운 우리 사회 구조가 문제죠. 그리고 그 대책에 대해 정치권은 말들은 많지만, 역시 정치적인 말치레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이번 주초에 퇴직 후 성공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 모임이 있었다면서요?
주명룡 회장: 네. 모 주간 경제지에서 그간 취재해온 80여 명의 괜찮게 제2 또는 제3 인생을 사시는 분들을 초청해서 같이하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퇴직 후 멋지게 나이 들기”라는 주제로 강연해야 했고요.
그런데 이분들은 이미 나름대로 준비가 잘 되었고 각 분야에서 성공적인 남은 인생을 열심히 보내고 계신 분들이거든요. 이런 분들에게 강연은 쉽지 않죠.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들 각 분야에서 괜찮은 생활을 열심히 사시고 계신 분들이었지만, 한결같이 정말 모두가 자기 위주의 생활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비어 있는 부분에 대한 의미를 더해주는 노후생활이 보태졌으면 좋겠다고 하는 의미의 얘기를 전했습니다만, 전달이 제대로 됐는지 끝나고 올 때의 기분은 좀 무거웠습니다. 무엇이 과연 성공적인 노후인가 다시 생각게 하는 한나절이었지만, 과연 그분들에게 이런 생각의 전염이 스며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잔뜩 들었습니다.
80여 명의 성공적인 삶이란 대부분 귀농에 성공해 제2의 사업으로 키웠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시 짓기, 문예인 등단, 색소폰 동호회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전시장을 만들어 냈고, 여기저기 다니며 열심히 산다는 그런 분들이었습니다.
물론, 제2의 인생에서 성공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행동으로 옮긴 부분은 축하할 일이었습니다만, 사회적 기여는 전혀 없는, 선진사회 퇴직자들과는 전연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MC: 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비록 성공적인 노후의 삶을 사신다는 분들을 만나셨지만, 선진사회와 비교해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걸 느끼셨군요?
주명룡 회장: 네. 잘못 얘기했다가는 그분들에게서 핀잔 듣겠습니다만, 제가 전하고 싶은 얘기는 그분들의 성공적인 인생은
매우 독특하고 그래서 잡지에 날만큼 모범적이지만, 자신만을 위한 부부만을 위한 그런 생활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 주간지가 경제전문지인 만큼 그랬으리라 추측이 됩니다만, 노후에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적인가는 개개인 모두가 다르죠.
그 경제주간지에 소개된 80여 명은 우리 기준으로 보면 매우 성공적으로 보이지만, 좀 더 넓게 보면 결국 그분들은 자신들만을 위한, 자신들만의 꿈을 이루었거나 이뤄가고 있다는 점이 선진사회 노년층과 다른 점이죠.
MC: 선진 사회의 노년층은 어떤데요?
주명룡 회장: 물론 선진사회 노년층도 모두 봉사활동이나 사회참여 활동을 하면서 노년기를 보내고 살지는 않습니다. 오죽하면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백악관에 봉사단을 설치하고, 모든 미국 국민은 죽기 전까지 4,000시간의 봉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겠습니까.
무엇이 선진사회의 나이 든 세대와 우리가 다르냐 하는 점은, 말씀드린 대로 우리는 성공의 기준을 돈, 즉 경제적 틀에 넣어 재보고, 또 다른 하나는 나 위주로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남, 즉 이웃이 없고 나 자신, 우리 가족이 전부입니다. 이웃이 굶주리고 100만 원짜리 일자리를 못 잡아 헤매도 그건 내 일이 아니고, 좋은 음식, 값진 명품에 몸을 싸고 사는 게 성공으로 아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웃을 늘 생각하고 적어도 뭣인가 기여하겠다는 그런 생활 자세가 선진국 국민, 특히 노년층에게 많고, 실제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지요.
MC: 네. 사회 기여를 관습적으로 생각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자 하는 점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럼 그날 강연하셨던 멋지게 나이 들기에 대해서 이 시간에도 얘기 좀 해주세요.
주명룡 회장: 노년기에 멋지게 나이 들기, 제가 주장하는 것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외면적 삶, 둘째는 내면적 삶, 셋째는 행위적으로 첫째와 둘째를 실행하느냐입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것들이 늘어만 갑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 말을 저도 씁니다만, 외면적 삶에서 중요한 것은 외모에 대해 포기하지 말고 다듬고 가꾸면서 내가 사는 사회에 대해 관여하는 그런 삶을 살자고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내면적 삶은 이런 외형적 삶을 받쳐주는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내면의 바탕이 받쳐줄 때 그 외형적 삶은 흔들리지 않겠죠.
세 번째 행위적 삶은 이런 내외 힘의 융합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말하죠.
이 세 가지 모습의 삶이 우리 노년층에게 많이 전파된다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어 가겠죠.
MC: 네, 사실 누군들 멋지게 나이 들고 싶지 않겠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노년층의 빈곤율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고, 사회적으로도 약자층이다 보니, 멋있게 나이 들려면 우선 돈부터 생각하게 되고, 나 자신 챙기기에 바쁜데요.
앞으로는 주명룡 회장님 말씀하신 대로 외면과 내면이 융합돼서 행위로 옮겨지는 삶을 사시는 그런 노년층이 많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주명룡 회장: 네, 엊그제 국외 토픽에서 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대통령 얘기를 잠시 들었습니다. 대통령궁을 노숙자들에게 내주고 정말 오두막집 같은 데서 사는 모습을 보고 “아, 이건 너무 하잖아”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정말 진정한 생의 모습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느끼게 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외면적, 내면적으로 멋지게 나이 들려고 노력하는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MC: 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오늘은 노년기에 멋지게 나이 들기에 대해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 10. 25
KARP(대한은퇴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