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
자원봉사율을 높이려면
MC 이지연의 출발 멋진 인생,
노인 복지정보와 복지정책등을 따끔하게 진단해 보는
시간입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한국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 합니다.
어서오세요.
(인사)
MC 현대사회에서 자원봉사가 하는 역할은 참 크지요.
특히 시니어 세대들에게는 자원봉사가 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야 활동적인 노년기가 될 수 있다는
말도 하는데요.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자원봉사율이 그리 높지 않잖아요.
그래서 여러 형태로 자원봉사율을 높이기 위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행안부에서도 자원봉사자를 늘리기 위한 시행계획을
내놨죠?
주명룡 회장
- 네, 지난 3월에 발표가 있었는데요.
올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랍니다.
- 현재 자원봉사를 하면, 지역 간이나 단체 간에
보상의 범위가 일정하지 않아서,
자원봉사 조직 간이나, 자원봉사자 간에
형평성 문제가 생기고,
자원봉사의 기본원칙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 정부에서 자원봉사를 인정해주고, 보상기준을 마련해서
자원봉사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입니다.
- 그런데 이 문제를 놓고 제가 이사로 있는
서울시자원봉사센터와 1박 2일의 토론이 있었는데요.
- 모두들 자원봉사의 정신이 훼손 된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이 문제를 다시 건의키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MC 물론 자원봉사에 대한 기관별 인정 기준이 달라서
혼란이 생기기 때문에 기준을 마련하겠다,
이런 취지는 이해할 수 있는데요.
자원봉사 하면, 자발성과 무보수가 기본 아닌가요?
주명룡 회장
-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보상으로 자원봉사율을 높이려고 하는
것인데요.
- 정부가 어떤 기준을 세워서 인정을 해 주느냐,
안 해주느냐로, 자원봉사 참여를 높이겠다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네요.
- 또, 자원봉사를 높이기 위해서 물적 보상 등의
어떤 보상을 이야기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보는 거죠.
- 인정ㆍ보상 기준 시행계획 내용 중에 보면
<자원봉사 인정은 자원봉사활동의 사후적 인정으로서,
자원봉사의 기본가치인 [무대가성 및 자발성의 원칙]의
견지>라고 돼있는데요.
- 그렇게 말하면서 자원봉사에 대한 보상을
정부에서 해준다는 거죠.
- 예를 들면, 주차할인권, 보건소 무료 건강검진 기회,
테마여행 기회 등을 제공하는 것인데요.
- 서로 상충하는 얘기라고 볼 수 있죠.
- 몇해 전 태안 기름 유출 사건 때, 저도 자원봉사를 하러
갔었는데요.
그 때 어느 누가 대가를 바라고 했겠습니까.
모두들 안타까운 마음이 합쳐져서, 너도 나도 태안으로
달려갔던 겁니다.
아무도 대가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자발적으로 일어나서 상상치 못한 좋은 결과를 과져왔구요,
따라서 자긍심도 대단했었던 거죠.
MC 네, 태안 기름 유출 사건은 우리 국민의 저력과
단결심을 보여줬고, 자원봉사의 의미를 다시 새겨
본 계기가 됐는데요.
그러면 자원봉사의 정의가 뭔지,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겠어요?
주명룡 회장
- 네, 미국의 사회사업백과사전(1977)에서
‘자원봉사자란 개인, 집단,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 통제, 개선하는 일을 다루는 여러 조직 및 기관에서
보수 없이 자발적으로 서비스하는 개인’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 그런까 자원봉사는 ‘보수 없이’, ‘자발적으로’ 가
기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 우리나라는 자원봉사율을 높이기 위해
진학이나 취업 시에 자원봉사 실적을 요구합니다.
- 그런데 부모가 대신 자원 봉사를 하거나, 봉사는 하지 않고
부탁을 해서 점수를 받아가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죠.
- 인정ㆍ보상기준이 마련되고 시행되면, 그때는 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봅니다.
- 현재 각 지자체에서 자원봉사 마일리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 대구에서는 자원봉사를 하면 마일리지를 쌓아주고
그것으로 할인가맹점 이용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죠.
- 또 부천에서는 마일리지로 간병인이나 가사도우미를
연계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이렇게 되면 무엇보다 자원봉사의 무보수성이
훼손됩니다.
- 또, 마일리지 통장이나 카드, 단말기 등의 소모품 구입
비용이 들고, 관리에 필요한 인력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죠.
- 시행기간 경과에 따라 마일리지가 자꾸 쌓이게 되다보면
정부의 비용부담도 커지겠죠.
-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숭고한 자원봉사의 정신도 훼손될
것이고, 채워질 수 없는 인간의 욕구를 끊임없이 채워줘야
하니까,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생각됩니다.
MC 하긴 지금도 각 지자체들이 자원봉사 마일리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정부의 이런 인정보상기준이 마련되면
자원봉사한 다음 꼭 그에 따른 보상을 바라게
되겠어요?
사실 굳이 자원봉사라고 하지 않아도
우리민족은 예전부터 서로 도우면서 살아왔구요,
그게 바로 우리 전통 미풍양속이잖아요?
주명룡 회장
- 네, 우리나라 자원봉사는 전통사회로부터 시작됐고,
오랜 뿌리가 있는데요.
- 농촌사회에서 공동경작에 참가해서 상부상조하는 두레와
농촌의 노동력 교환인 품앗이 등이 있죠.
- 그 뒤 문맹퇴치운동을 위한 야학, 농촌 일손 돕기 등의
자원봉사 활동을 전개해왔구요, 적십자 운동도 활성화됐고,
88올림픽 때에는 올림픽조직위원회와 자원봉사단이 생겨서
조직적으로 봉사활동이 전개됐죠.
- 88올림픽은 자원봉사의 정점을 이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전국적으로 자원봉사를 인식시키고 확산시키는 분기점이
됐습니다.
- 주목할 점은 88올림픽 개최 시 수십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필요했었는데요.
역사적으로 그렇게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필요한 적이
없었죠.
- 그때 정부에서 점심값과 교통비를 지급한 그 경험으로 인해
자원봉사하면 점심값과 교통비를 주는구나로
자원봉사에 대한 인식이 심겨졌던 겁니다.
- 하지만 몇 년 전에 일어난 태안 자원봉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제 자원봉사가 범국민운동으로 자리잡혀
가고 있습니다.
- 국민들이 자원봉사가 ‘무엇’인지 알게 됐고,
‘왜’ 자원봉사가 소중한지를 공감했고,
이젠 ‘어떻게’ 하는지를 알고서,
기회가 주어지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을 보여줬죠.
- 이런 시점에서 자원봉사와 보상을 연결시키면
자원봉사의 정신이 왜곡 될 수 있는 거죠.
MC 네, 그리고 비록 88올림픽을 계기로 자원봉사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고, 태안사건을 통해 범국민운동으로
자리잡혀 가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자원봉사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지죠?
주명룡 회장
- 네, 모범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나라로
미국을 들 수가 있는데요.
- 인구 대비 자원봉사 참여율을 보면, 미국이 26.2%이고,
우리나라는 20% 이하로 미국보다 낮죠.
- 97년에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국의 미래를 위한 대통령 주재 자원봉사지도자회의’를
열어서, 시민의 자발적인 자원봉사를 고취했는데요.
- 이를 계기로 2002년까지 5년에 걸쳐 200만 명 이상
자원봉사에 참여했습니다.
- 1999년에는 미국 전역의 자원봉사 참여율이
역대 최고인 54%에 이르는 성과를 거뒀죠.
- 오바마 대통령도 취임식 전날(지난해 1월 19일인데요)인
‘봉사의 날’에, 직접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 이날만 해도 전국에서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봉사를 했죠
- 지난 한 해 미국은 6340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81억 시간 이상을 봉사활동에 썼습니다.
- 돈으로 환산하면 1690억 달러의 가치에 해당한답니다.
- 미국에서 자원봉사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한
IBM 사원들은 한 해 총 400만 시간을 자원봉사에
쓰고 있고, 회사는 다양한 자원봉사 장려책을 펴고 있죠.
- 더나아가서 미국 국민은 98%가 기부금을 냅니다.
MC 네, 미국은 자원봉사 참여율을 위해
사회 지도층이 직접 나서고 있네요.
또 미국은 현재 100년 만에 최악이라는
글로벌 경기침체인데도, 오히려 자원봉사에 나서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하잖아요?
그 이유가 뭘까?
주명룡 회장
- 네, 미국도 경제위기로 삶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자원봉사는 늘고 있습니다.
- 그 이유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미국 경제가 어려울
때, 여유 있는 사람들이 앞장서 위기를 함께 극복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인의 봉사 정신을 고취했기 때문이죠.
- 또, 04년 부시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에서도
‘모든 미국의 국민은 4000시간 자원봉사를 해야 한다.’고
했고, 백악관에 자원봉사단을 설립했었죠.
- 직원의 봉사활동을 장려하는 고용주에게는 세제 혜택을
주고, 비영리법인(NPO)이 더 많은 자원봉사자를
고용하도록 이들을 지원하는 기금을 조성하는 내용의
법안도 있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요청이 있은 후부터
전국적으로 자원봉사 운동이 불길처럼 번지고 있죠.
-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인이 군 복무를 당연한 의무로
여긴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자원봉사에 나서는 걸 당연히 여기는 것이죠.
MC 네, 우리나라가 자원봉사고취를 위해
인정ㆍ보상기준을 마련하는데 비해
미국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고
그 방법이 효과적이네요?
주명룡 회장
- 네, 자원봉사를 높이는 방법은 보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태안기름유출 사건 때, 우리나라를 비롯해 다른 나라에도
일찍이 없었던 한마음 된 자원봉사를 경험했었죠.
- 정말 위대했습니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았죠.
- 우리나라 자원봉사가 이제 범국민운동으로 자리잡혀가고
있는데, 우리도 이때에 오바마 대통령처럼 지도자에서부터
자원봉사를 실천하고, 정부에서는 자원봉사에 대한
의무적 부여를 촉구 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 보상기준을 마련해서 혼란이나 부작용을 가져오기보다는
숭고한 자원봉사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미국은 경제가 어려운데도 자원봉사자는 늘고 있습니다.
우리도 좋은 점은 본받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 인정보상기준마련이 자원봉사 고취를 위한 취지인 것은
좋지만, 정말 마일리지 받기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많을까
싶습니다.
- 그깟 마일리지, 가진 사람들은 더 더욱 봉사와
거리가 멀어지겠죠.
- 또 좋은 의도로 봉사하는 사람까지 이상한 시선으로 보여질
수도 있고요.
- 자원봉사는 대가성이 없는 것인데, 보상보다는 자발적으로의
참여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MC 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오늘은 자원봉사에 대해 말씀을 나눴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 했습니다.
주명룡 회장님 감사합니다.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