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 3 라디오 출발멋진 인생] 가동연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10-08

MC 지난주 노인의 날 시상식에서 100세 이상의 어르신
884명이 청려장을 받았죠?
지난해보다 100세가 넘는 어르신이 무려 158분이나
늘어난 건데요.
이것만 봐도 정말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실감할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각종 법률과 제도는
이런 고령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주명룡 회장 (대답하고)
- 그래서 오늘은 평균수명의 연장에 따른 가동연한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 가동연한이라는 것은, 사람이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일할
경우,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어서, 소득을 발생시킬 수
없다고 인정되는 시점의 나이를 말하는데요
직업별 정년이라고도 합니다
- 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또는 장애를 입었을 경우,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데
중요한 척도가 되죠.
- 현재 우리나라의 가동개시연령은
원칙적으로 민법상 성년이 되는 20세부터이고요,
가동종료연령은 직종에 따라 다릅니다.
- 일반적으로 대법원 판례를 기준으로 하는데요,
- 정년이 적용되는 직종은 정년을 가동연한으로 인정하고,
도시일용자이거나 농촌일용자의 경우
판례는 60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MC 그럼 현재 직종별로 가동연한은 어떻게 되나요?

주명룡 회장 (대답하고)
- 판례는 직종별로 다양하게 가동연한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 다방종업원의 경우 91년 대법원판례에서
‘35세가 될 때까지’를 가동연한으로 봤고요,
골프장 캐디는 35세가 끝날 때까지
프로야구 선수와 가수의 경우는 ‘40세가 될 때까지’로,
술집마담은 50세,
미용사, 사진사, 정비업자는 55세,
목공, 기술사, 행정사, 보험모집인, 식품소매업자,
일반 사무직, 개인택시 운전사는 60세,
소설가, 의사, 한의사, 대표이사, 약사는 65세,
변호사, 법무사, 목사등이 가장 긴 70세입니다.
- 현재의 가동연한은 지난 8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그 전에는 55세가 가동종료 연령이었습니다.
- 89년 대법원은 전원합의체에서 “경험칙 상 가동연한이
만 55세를 넘어서도 가능하다”고 판시한 데 이어
92년 판결에서는 ‘60세가 될 때까지’라고
명확하게 인정했습니다.
- 법원실무는 아직까지 60세를 가동연한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 다만 60세 넘은 사람이 현실적으로 직장을 갖고 일하면서
세금을 낸 자료 등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경우에 한하여
대체로 사고일로부터 2년 정도의 가동기간을
인정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MC 그런데 이렇게 손해배상액의 산정기준이 되는
가동연한이, 실제로는 우리 사회의 고령화나
평균수명의 연장 등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죠?

주명룡 회장 (대답하고)
-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일하는
노령인구 또한 늘고 있다”며 “90년 초에 형성된 지금의
가동연한은 사회 실상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 실제로, 서울 개인택시조합의 지난해 9월 연령별 통계현황을
보면, 60세 2,285명, 61세 2,137명부터 67세까지 1,000명을
육박하는 택시기사가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 그러나 현재 판례가 인정하는 택시기사의 가동연한은
아직 60세입니다.
-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사회의 고령화, 평균수명의
연장 등으로 60대의 나이에도 활발한 사회활동이 가능하고
또 실증적으로도 60대 취업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각종 통계자료를 활용해 위자료를 보완적으로 인정하기는
하지만, 기존 대법원판결을 크게 벗어나 인정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합니다.

MC 실제로 해마다 노년층의 취업인구도 늘어나고 있구요,
취업을 희망하는 노년의 숫자 역시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현실을 법과 제도가 따라 주지 못한다니,
참 걱정이네요?

주명룡 회장 (대답하고)
- 2008년도 통계청 취업 관련 집계에 의하면,
60세 이상의 취업자는 지난해7월 275만 6000명이던 것이
매달 꾸준히 증가해서
금년 7월에는 284만3000명을 기록해,
전체 취업 인구의 11.9%나 차지한다고 합니다.
- 또한 2008년도 우리나라 55세~79세 인구 중,
앞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57.1%나 된다고 합니다.
- 노년층의 취업 또는 창업을 위한 각종 일자리의 창출과
창업교육 및 지원제도의 마련도 중요하지만,
이런 현실을 반영해서 가동연한을 수정해야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도 이분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MC 네,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일할 수 있는 나이도
당연히 길어져야 할 텐데요.
요즘 판례에서는 이런 현실을 감안하고 있나요,
어떤가요?

주명룡 회장 (대답하고)
- 교회의 관리직으로 일하던 유모(74)씨는 지난 2005년 7월,
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는데요,
- 이 사고로 경추부가 손상된 유씨는
불완전 사지마비 등의 장애를 입게 됐고,
트럭과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H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재판부는 특히 유씨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계속해서 일할 수 있었던 기간, 즉 ‘가동연한’을 만 73세로
봤습니다.
- 재판부는 “유씨가 사건 사고 당시 70세가 넘은 나이였는데도
한 달에 110만원씩 받으며 교회 관리직으로
계속 일하고 있었고,
이 일이 유 씨의 나이에 비춰 과다한 육체적 부담을 주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유씨가 만 73세가 될 때까지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판시했습니다.
- 도시 일용노동자의 정년을 60 세로 보는 것이 확립된
판례 등에 비춰볼때,
재판부가 고령화사회에 ‘일하는 노년’의 숫자도 실제로 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서, 가동연한을 이례적으로
길게 본 것이죠.
- 이 판결로 유씨는 사고 직후부터 만 73세가 될 때까지
벌지 못한 수입 2000여만 원을 포함해
모두 5300여만 원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MC 현실을 잘 반영한 적절한 판결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농촌에서 일하시는 농부의 가동연한은 어떻습니까?

주명룡 회장 (대답하고)
- 농업인의 정년은 법원 판례 등에서 통상 60세 정년을
인정받고 있습니다만,
농업계는 ‘정년연장’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 농협도 농업, 농촌의 숙원이라며 ‘농업인의 정년기준을
65세 이상으로 법에 명시해 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습니다.
- 고령화가 심각한 우리 농촌의 현실은, 예순 살 농업인이면
농사를 짓는 사람치곤 ‘청년’축에 속한다고 하죠.
- 실제로 2009년 현재 농림어업 취업자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9.5%로
거의 60%에 달합니다.
- 또 정부가 고령농의 조기 은퇴를 유도하기 위해 시행하는
‘경영이양직불금’이 65세부터 지급된다는 점도
농업인의 정년 연장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됩니다.

MC 하지만 보험회사는 가동연한이 늘어나면 그만큼
손해를 보는 거잖아요?
이처럼 가동연한을 늘리는 데 대한 반대입장도
무시할 수 없죠?

주명룡 회장 (대답하고)
- 실제로, 보험업계 등의 반대도 만만치 않습니다.
- 농업인 정년을 65세로 법에 못 박으면
보험회사들이 지급해야하는 보험금이 증가하기 때문이죠.
- 월소득 150만원인 50세 농업인이 교통사고로 숨질 경우
정년 60세 기준이면 유족이 받는 보험금은 9700만 원이지만
65세 정년이면 1억30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 또한 가동연한 종료연령을 높이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
또한 높습니다.
- 서울고등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실업률 또한 매우 높아져, 최근에는 ‘오륙도’(50·60세까지
계속 근무하면 도둑놈) ‘사오정’(45세정년)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같은 신조어가 생길 정도”이고,
“농촌에서 일하는 고령인구 중, 일용 임금만큼 알차게
일하지 않는 사람도 매우 많다”고 지적하면서,
“일반회사의 정년이나 퇴직연령도 요즘은 60대 이하이므로
현재의 가동연한을 늘릴 경우, 오히려 현실과 동떨어지게
더 많이 받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 일각에선 농업인과 마찬가지로 정년규정이 없는 자영업자,
건설노동자, 도시 일용근로자 등, 다른 직종과의 형평에
어긋날 뿐 아니라, 특정 직업의 정년을 법으로 정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 고령화 추세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우리나라에서
현실에 맞는 보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체 직업의
정년에 대해 새로운 법 개정이 필요한 것이 맞다고 봅니다.

MC 네, 물론 손해사정 기준에서 보면, 입장에 따라
가동연한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요.
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법정 가동연한을 넘겨 일을 하는 노년들도 많이
늘고 있으니까,
법과 제도도 이런 시대의 흐름과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정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주명룡 회장의 시니어 정책, 어떤가요?’
오늘은 ‘가동연한’에 대해 말씀을 나눴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함께 했습니다.
주명룡 회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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