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3라디오 출발 멋진 인생] 희망근로프로젝트와 대출활성화 대책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05-21
지난주에 주명룡회장께서 희망 근로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소개드리면서, 많은 장노년
층이 참여해서 임시라도 근로 혜택을 받으시라고 하셨는데요. 지금 희망 근로프로젝트가 뜻밖에 미달 사태
를 빚고 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아직 시간이 1주일 이상 남았으니까, 미달이 될지 안될지는 봐야겠습니다만, 대개 이런 정
부 프로젝트가 발표되면 줄서고 곧 소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뜻밖에 미달 사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부로서는 25만명에게 임시라도 일자리를 마련해서 고용도 하고, 또 그 돈으로 구매력을 일으켜서 지역사
회에 돈이 돌게 하겠다하는 취지에서 야심차게 벌인 좋은 일인데, 신청자가 미달되고 있습니다.
울산시 경우를 보면 모집인원의 절반을 못 채웠고, 충북 음성군, 진천군 경우, 모집인원의 3/1에 미달하는
사태를 맞고 있습니다. 신청하시는 분들도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대부분이 장노년층으로, 60대 이상이 절반
이 넘고 50대를 포함시키면 대체로 70%선에 달해서, 애초에 계획했던 3~40대의 신청이 저조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은 20만원짜리 노인 일자리 인력이 대거 이쪽으로 방향 전환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
니다. 저희같은 NGO의 일반근무 간사들도, 이 프로젝트를 듣고는 “그럼 노인 일자리 하던 분들이 어떻게든
지 옮기겠네” 하던 말을 생각할 때 얼마나 이 희망 프로젝트가 졸속으로 탁상위에서 그려진 것인가를 알
수 있죠.

그럼 그 주 원인을 이제라도 빨리 찾고 수정해서 원래 뜻한 희망 프로젝트로 나가야 할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어렵게 낸 세금이 본래 뜻에 맞지 않게 쓰이면 안되겠죠. 이와 같은 현상은,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기존의 공공근로 등 한시적 일자리 창출 사업과 겹치는데 주 이유가 있습니다. 또 업종이 대부
분 단순 노무직이고 임금의 30%이상을 상품권으로 지급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현재 각 지
자체는 접수기간을 연장하고 도로변에 현수막을 내걸고 반상회, 거리방송을 통해 홍보에 노력 하고 있습니
다만, 참, 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 여러분께 돈을 줄 텐데, 그냥 주긴 그렇고 허드레 일이라도 하는 시늉
이라도 하시오”하는 정부 꼴이 됐으니 한심하다는 생각입니다.

취지가 좋은 만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대책이 잘 마련돼서, 제대로 된 희망 프로젝트
가 돼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서민 대출 활성화에 관한 말씀을 하신다고 하셨는대 경제위기 여파로 길거리
로 내물리는 장노년층의 모습이 선합니다.

말 못할 사정을 가진 장노년층의 수많은 사연들은 결국 돈과 관계됩니다.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위기가정을
들여다 보면‘돈 때문에’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죠. 돈 때문에 이혼률이 12년만에 5배로 늘어났다는 것이 우
리사회의 현실이니까요. 이런 경제적 문제에 가족의 울타리가 무너지면서, 제일 큰 피해자는 어린 청소년
과 노년층이라는데 더욱 우리들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가족의 보호를 제일 많이 받아야 할 이들 계층이 보
호를 받지 못하면서 사회적 약자로 내몰리고, 이는 곧 사회적 불안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이혼, 실직, 패륜 등의 가슴 아픈 일들이 갈수록 늘어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정부도 연초부터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대출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잖아
요?

정부는 지난 3월에 전국 14개 은행을 통해 올해 1조 4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해서, 서민생활이 나아지도록 하
고 있습니다. 그래서 약 24만명 정도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건데요. 연 10%대 금리로, 최저 300만
원에서 최대 2천만원 대에 이르는 자금을 빌려 주겠다는 것입니다. 단돈 몇십만원이 없어서, 고금리 사채
에 손대는 금융 소외자들을 생각해 보면, 참 좋은 정책이죠. 그리고 이런 정부 발표 뒤 은행들은 상품을 내
놨는데요. 이름들이 참 좋습니다. 신한 은행의 신한 희망 대출, 경남은행의 희망나눔 대출, 광주 은행의 희
망드림 대출, 대두 은행의 희망홀씨대출, 국민은행의 행복드림론 등입니다. 희망을 주려고 정부나 금융기관
들이 애를 쓴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실제로 생활이 어려운 많은 분들이, 그런 대출을 통해서 희망을 갖게 됐나요?

숫자로 보면 별로 그렇지 않습니다. 대출 실적이 아주 초라한데요. 4월말 기준으로 14개 은행에서 빌려준
돈은 2000억원이 되지를 않습니다. 1조 4천억원의 1/7에 못미치는 실적입니다. 정부가 돈을 은행에 주면서
장사해라고 줬는데 국민들이 돈을 안빌려 간 셈이죠. 생활은 더 어려워져 가고 있는데 돈을 안 빌린다는 겁
니다. 반면에 최근 만능통장으로 불리면서 인기를 끌었던 주택청약 종합통장 유치전에는, 은행들이 아주 열
을 냈죠. 그러니까 시중은행들이 서민을 위한 대출 상품을 내놓고는 있지만, 특별한 담보나 보증인이 없는
서민층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는 얘깁니다. 금융기관들이 대출 확대를 채근하는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마지못해 시늉만 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정부의 어떤 강한 조치가 좀 나와야겠어요. 이 어려운 시기에 빌려줄 돈은 쌓
여 있는데, 국민들이 은행엘 오지 않는 게 말이 안되잖아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금융당국은 은행을 성토하고 있죠. 금감원 관계자는 주주이익만 추구하는 은행이라면
사채업자와 무엇이 다르냐? 국민 예금으로 장사하는 은행이라면, 당연히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고 말합니
다. 그러면서 은행업무 종합검사 때, 사회공헌 부문에서 서민대출 실적을 평가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서민대출에 대해 노골적으로 꺼리고 있는데 은행의 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은행들은 기껏 대출
해 줘봤자 되돌려 받지 못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말인데요. 이것도 조사에 의하면 서민대출 자체가, 무턱
대고 은행엘 찾아왔다고 그냥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추심 등 조치가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고, 또 저신용
자 대출연체율은 지난 1년간 1~2%정도를 유지하고 있어서, 신용카드 연체율 3~4%에 비해 대단히 낮은 것으
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은행이 변해야죠. 솔직히 더 강한 대책이 재경부 같은데서 나와야 된다고 생각합니
다.

그런데 꼭 은행들만 통해서 대출을 해야 하나요? 농협이라든지, 새마을 금고, 또는 사
회연대은행 같이 좀 더 어려운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금융기관으로 바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래
야 퇴직후 자영업에라도 나서겠다는 분들에게 희망이 되지 않겠어요?

그렇습니다. 통계로 보면 은행이 한 달에 다루는 개인 신용대출이 20조에서 30조에 이르는데, 2000억원에
불과한 서민대출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설사 연체가 3~4%로 치솟는다 해도, 이자율이
15% 안팎이라면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습니다. 결국 은행들이 서민들이라도 성실한 좋은 고객을 찿아내서 대
출을 할 수 있는 판단력과, 이렇게 하겠다는 은행들의 관심과 결심이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사회연대은행
의 경우, 보증이나 담보 없이 빌려준 돈의 상환율이, 저소득 여성 가장이 87%, 자활공동체에 빌려준 경우
90%에 이른다는 것은 정부의 다른 창업 자원지원금 회수율이 15%에 머무른 것에 비하면, 월등히 상황이 좋
은 것입니다. 이런 예로 볼 때, 정부가 국민 상대로 하는 수혈성 대부업 부분은, 가능한 큰 은행권이 아
닌, 지역 서민 은행들을 키우고 사업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랬을 때에 어려움에 처한 가장들
이, 쉽게 문을 열고 들어갈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이전글 [KBS 제3라디오 출발 멋진 인생] 최저임금제
다음글 [KBS 제3라디오 출발 멋진 인생] 희망근로 프로젝트
주소 : 서울특별시 광진구 아차산로 589 우)143-805 / Tel. 02) 456-7850 | Fax. 02) 456-7650 | E-mail. karp@karpkr.org
Copyright(c) 2008 KA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