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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범죄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노년층에서 이런 변 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걱정스럽다. 한국 형사정책연구원의 장준오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2006년의 장노년 범죄지수가 지난 96년에 비해 2배로 증가했습니다. 10년 만에 2배로 뛴 거죠.(3만 4492명에서 8만 2323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범죄 지수는 거 의 변동이 없었고, 2,30대는 오히려 큰 폭으로 줄었는데 유독 노령자의 범죄율이 높아졌다는데서 눈길을 모 았습니다.
이런 범죄율의 상승도 염려스럽지만 더 우려를 자아내는 게 바로 범죄의 내용인데?
그 내용을 보자면 과거에는 단순 시비로 인한 폭행이나 상해, 사기등 비교적 경미한 범죄에 그친 반면에, 근래에는 살인, 방화, 성폭행 등의 강력범죄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례를 들자면 61세 이상 노인 살인범의 수가 2006년을 기준으로 해서 10년 동안 3배 가까이 (20명에서 59명)늘었고, 방화범은 무려 5배 (7명에서 46명)이상, 성폭행범도 4배 이상 (94명에서 423명으로)증가했습니다.
노인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소위 말하는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그늘’인 셈이죠. 여기서 우리가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 우리 사회의 급박한 고령화 속도일 것입니다. 작년 7월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501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우리 나라 전체 인구의 19.3%인 셈인데, 10명 중 1명 꼴이죠. 더욱이 ‘저출산 고령사회 위원회’의 국무회의보 고에 의하면 2036년 그러니까 지금부터 불과 27년 뒤면 그 비율이 20%로 높아져서, 그야말로 초고령 사회 로 진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2050년이면 38.2%까지 치솟아서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된다는 건데요. 그야말로 눈이 핑핑 돌 정도의 속도인데요. 문제는 이런 속도에 걸 맞는 우리 사회 내부의 대응이 너무 안이하고 느 리다는 겁니다. 그리고 흔히 노인범죄가 급증한다고 말하는데 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치로 만 보면 그렇지만, 실제로 예전에 비해 범죄가 급증했다기 보다, 노인인구의 절대적 증가에 따른 범죄수의 증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과거에 비해서 범죄율 자체가 높아진 것이 아니라 노령인구의 팽창에 따 른 상대적 증가라는 것이 정확한 겁니다. 여성범죄가 과거에 비해 증가한 이유와 비슷한 겁니다.
노인범죄가 예전에 비해 흉포화됐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노인들의 범죄가 강력화됐다기 보다 현재의 우리 사회환경이 구조적으로 강력범죄의 가능성이 커져 있다고 보는 게 옳을 것 같습니다. 지금 공동체의 환경을 밭 갈고 논매던 과거와 비교해 보면, 사회적 긴장이나 갈 등의 양상이 전혀 다르지 않습니까? 비단 노년층뿐이 아닌 전 세대가 공통으로 경험하는 이런 현상을. 단순 하게 과거의 노인들에 비해 현재의 노인들이 거칠어지고 흉포화 했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지나치게 앞서가 는 느낌입니다. 그 이면에 숨어있는 진짜 원인을 봐야 합니다.
그 이면에 숨어있는 진짜 원인은 뭔가? 방금 언급했듯이 먼저 우리의 사회적 환경이 급격하게 변해온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불과 3~40년의 짧 은 기간 동안에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였던 농업경제 국가에서, 산업화를 거쳐 정보화 사회로 진입한 나라 는 대한민국을 제외하고는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습니다. 서구 국가들의 경우 100년에서 근 200년에 걸쳐 일어난 변화가, 불과 몇십 년 사이에 집약적으로 이 땅에서 일어난 거죠. 그야말로 정치, 사회적 격변이 일 어난 겁니다. 더불어 경제가 급팽창했고요, 문제는 그런 경제적 발달에 걸맞는 사회적 제도나 의식의 변화 가 너무 뒤쳐진 겁니다. 사회 전체의 인프라는 커졌는데, 그 인프라를 채워줄 사회적 가치나 도덕의 기준 은 함께 변하지 못했거든요. 이게 일차적 원인입니다. 어린 아이가 덩치는 엄청 커졌는데 옷은 옛날 그대로 인 셈이니까 당연히 여기저기 균열이 생기지 않겠어요. 노인범죄라는 것도 바로 여기에서부터 그 해결의 출 발점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지금 노인은 예전 노인과는 여러 면에서 많이 다르지 않나? 노령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더불어 의학의 발달과 영양상태의 개선으로, 기대수명도 엄청 높아졌습니다. 노 인이라고 하지만 과거의 중장년층의 건강과 활동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노년세대입니다. 그렇지 만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하는 유행어가 드러내듯이 45세만 넘어도 퇴출의 위험에 몰리면서 직장에서도 전 전긍긍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거든요. 일할 능력도 의지도 있는데 강제로 내몰리는 중장년층의 증가와, 이들 이 점점 고령화하면서 겪게 되는 사회적 소외의 심화가 이런 불행의 단초를 제공하는 겁니다. 거기에다 노 인을 부양하는 자녀는 감소하고 있고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고요.
노년층 스스로도 소외감을 많이 느끼게 되는데 이런 것들도 당연히 악영향을 미치겠죠?
노인범죄 증가의 또 다른 원인은 빠른 변화에 따른 좌절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사회속에서 자기 위치를 찾 지 못하는데 따른 절망감이 큰 원인입니다. 구조적으로 범죄의 유혹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다보 니까 일부에서는 극단적인 분노로 자신을 드러내기도 하고, 일종의 보상심리랄까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으려 고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생기는 거죠.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뭐니뭐니해도 이런 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첫째 노년층의 빈곤을 들 수 있겠는데, 빈곤은 곧 건강의 악 화와 노동력 상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옵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판들이 시급 히 마련돼야 합니다. 정부는 물론이고 각급 사회단체나 공공기관들에서 나서야 합니다. 두 번째는 배우자 의 상실과 가족관계의 악화로 인해 심리적 의지처가 사라지기 때문인데요. 스트레스가 반복되면서 마땅한 탈출구를 찾을 수 없는 상태에서 감정조절에 실패할 때 어두운 유혹에 빠지는 거죠. 하지만 이 역시 다양 한 상담 프로그램과 교류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겁니다. 따라서 이를 위한 예산과 사회적 프로그램들이 즉 각 시행돼야 합니다. 그러니까 결국 은퇴 후에도 노령자들에게 적절한 일자리들이 제공돼서, 자신이 여전 히 이 사회의 일원이고, 사회적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우리 사 회 전체가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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