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3라디오 출발 멋진 인생] 국민연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01-08
중장년층 이상의 경우, 지난해 국민연금기금이 막대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서, 걱
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국민연금보험은 산재, 의료, 고용보험 등 국민의 기본적 생계를 보장하는 4대 보험중에 노후복
지를 책임지는 마지막 단계다. 더구나 공단이 88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 불안이 더 큰 것 같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적립기금과 조직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먼저 기금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2008년 8월 기준 269조 2천억원이 조성돼 있고 그중 228조 4천억 정도가
금융과 복지 부문등에 운용되고 있다. 작년 8월 기준으로, 공단 창립 이래 21년간 기금 운용 누적 수익률
은 6.37%인데, 공단의 짧은 역사를 생각한다면 그리 나쁜 성적표는 아니다. 원래 적립 목표치인 251조원을
조금 상회하고 있다. 조직은 본부와 하부조직으로 91개의 지사, 5개의 콜센터, 1개의 장애 심사센터로 구성
돼 있는데 일반직과 연구직, 기금운용 직원을 포함해서 작년 10월 1일 기준으로 4811명이 근무하고 있는 공
공 기관이다.

일각에서는 기금의 방만한 운영과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던데?
어떤 식으로든 자기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세계적인 경제의 어려움과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외부적
요인의 충격을 감안하더라도 국민의 재산을 위임받은 입장에서 큰 손실을 기록 했다는 것은 내부의 책임론
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구체적으로 적자가 어느 정도 되는지?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26일 기준, 연금의 잠정 수익률은 마이너스 0.75%로서, 잠정 평가 손실
액이 무려 1조 7천 580억에 이르고 있다. 또 이 손실액도 사실은 채권이나 부동산등의 대체투자에서 올린
수익을 합산해서 나온 결과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적자 이유는 한 마디로 주식이 문제였다. 관리공단은 작
년에 주식에 대규모로 투자를 해서 원금의 41.2%를 잃었다. 자그만치 주식에서만 19조 7천 550억의 평가손
을 기록했다. 그나마 채권과 대체투자에서의 수익이 주식의 결손을 메워주지 않았다면 문제가 더 커질 뻔
했다.

주식이 문제였다면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주가폭락이 주 원인인가?
그 영향도 크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은 것 같다. 통계에 의하면 작년 6월에만 주식시장에 2조원 가량
을 투자했고 7월에는 4조 5천억원, 8월에는 2조 5천억원, 9월에는 2조 7천억원, 그리고 10월에서 12월 29일
까지 추가로 사들인 매수규모가 3조 1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런 매수규모를 보면, 세계적인 금융 위기
와 국내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고 주식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예측의 실패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공단측이 이렇게 주식에 집착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
주식 시장이 활황일 때 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를 하고 파이를 키우는 정상적인 형태의 기금운용을 부정해
선 안될 것이다. 문제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형태의 투자는 아닌가? 하는 것이다. 또 우리의 예측은 과연 얼
마만큼 과학적이고 안전한가?라는 질문을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돌다리도 두번 세번 두드리고
신중에 신중을 더하는 높은 책임감이 필요하다. 국민의 재산이 아닌가? 그리고,작년 8월 기준으로 국내주식
과 해외주식의 투자비율은 각각 12.7%대 4.3%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등의 대체투자가 3.5%를 차지했고,
국내채권과 해외채권의 투자비중은 71.7%대 7.8%였다. 채권부문에서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주식에서
의 실패가 뼈아픈 감이 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의 본질과 대책은 뭐라고 보는지?
흔히 이번 결과를 두고 투자에 대한 예측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체계를 지적한다. 저는 더불어 균형의 논리
를 말하고 싶다. 복지와 성장, 안정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을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평형성이
다. 성과는 추구해야할 중요한 가치이지만 과욕이라는 야누스의 얼굴을 하고 있다.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것이다. 연금관리공단은 사기업이 아니다. 국민복지의 실현을 그 최상의 목표로 삼아서 첫째는 우리 사회
의 안전판으로 기능하고 둘째는 소득의 재분배라는 사회적 통합에 봉사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2070년 중반경이면 연금이 고갈되리라는 불길한 예측도 있
고, 공단 입장에서는 앞으로도 지속적 투자를 통해서 기금의 규모를 키우려 들 텐데. 그런 면에서는 투자
를 안 할 수도 없지않는가?

투자는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 단지 투자의 내용과 방법에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위적
인 성장과 성과 지상주의주의의 유혹이 경제도 복지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이 돈이 어떤 돈인가. 대다
수 국민들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는 그런 기막힌 돈이다. 생계유지와 자식교육에 모든 것을 바친 고령의 은
퇴자들과 곧 은퇴로 떠밀릴 수밖에 없는 수많은 우리 시대의 아버지, 어머니들의 마지막 보루다. 우리 사회
는 심각한 속도로 고령화로 치닫고 있는데 만약 기금운용의 실패로 기금의 부실화가 심화된다면 그 후폭풍
은 굉장할 것이다. 결국 보험료의 상승과 보험급여의 삭감으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다수 국민에
게 전가될 텐데 그렇기 때문에 창의적 투자와 보수적 수성이 늘 함께 강조돼야 한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서 연금공단 측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나?
지난 국정감사 때 통합적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는 앞으로의 추진계획을 밝히면
서, 투자 다변화와 위탁 운용체계의 개선, 그리고 장기투자 특성에 부합하는 자산의 투자비중 확대 등을 발
표했다. 구체적인 실천을 기대한다.

한국은퇴자협회에서는 어떻게 국민연금 운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근본에서 생각해야 한다. 첫째,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기본원칙에 충실할것. 둘째, 사후 약방문식의 편의
적 대안이 아닌 기금 운용에 대한 보다 철저한 국민적 검증과 이를 위한 기금 운용위원회의 혁신(인적 구
성의 제고). 셋째, 장기적 비전에 입각한 운용정책의 개발이 필요하다. 작년 8월말 기준 금융부문 투자액
은 227조 8천억원에 이르고 있는데,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고수익 사업에 대한 투자 못지않게 가입자들이 그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회적 공공재에 대한 투자가 병행되면 좋지 않을까. 저소득층 가정과 노인세
대가 저렴한 비용으로 기거할 수 있는 임대주택이나 실버타운의 확충, 사회체육시설과 문화 인프라에 대한
개발과 투자, 교육 환경 분야, 고령자들의 재취업을 위한 훈련과 창업지원, 21세기형 신 성장 동력이 될 유
망산업에 대한 연구 개발 투자 등등, 현재 운용비중이 0.6%에도 못 미치는 복지부문에 대한 마인드를 조금
만 바꿔도 건강하고 공단의 정체성에 잘 부합하는 새로운 사업들이 많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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