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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도 열심히 노년층을 위해 노년층을 대변하면서 고군분투하셨잖아요? 올해의 마지막달을 보내면서 어떤 생각이 드세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영화가 생각이 난다. 올 봄에 탐밀리 존스가 주연한 ‘노인을 위한 나라 는 없다’(원제; No country for old man)라는 영화가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다. 제목을 보니까 한국은퇴자 협회 입장에서 관람해야 할 영화라고 생각돼서 보게 됐는데, 영화 줄거리는 노인을 위한 정책과는 관련이 없었다. 시골도시에서 보안관으로 근무하는 주인공 탐밀리 존스가 사건에 휘말리면서 정년 때까지 활동하 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영화제목과는 동떨어진 범죄와 싸우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영화제목이 주는 의미 는 우리의 장, 노년층들의 가슴에 신선하게 와 닿는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노령 화가 제일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노인을 위한 제도나 특히 문화, 방송분야에서는 의외로 장,노년층을 소 외시키고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니라고 말 할 수밖에 없겠다.
그럼 구체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노인을 소외시키는 것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일상에서 부딪치는 사례를 말씀드리면, 서울 신당동에 사는 김모(79세) 할머니의 경우, 최근 들어 무릎이 시려지면서 버스타기를 힘들어 한다. 물론 저상버스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버스들은 승강대가 높아 서 노인들이 타고 내리는데 힘이 붙이기 때문이다. 또 박모(72세, 서울 홍제동) 할아버지의 경우, 최근 금 융기관에 문의할 것이 있어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는데 자동응답(ARS) 시스템의 안내멘트가 너무 빠른 데다가 버튼까지 잘못 누르는 바람에, 같은 메시지를 여러 번 반복해서 듣느라고 곤욕을 치러야 했다. 결 국 해당부분의 상담원과 전화연결을 하지 못한 채 전화기를 내려놓았다고 한다. 또한 금융기관에서 65세 이 상 노인이 대출받기란 상상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하긴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의 인프라는 노년층에게 친화적이질 못한 형편이죠? 그것은 우리 사회의 인프라가 고령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시절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들 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사회 인프라의 부족보다 노인들에게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일상에서 느끼 는 소소한 불편들이라고 본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동응답(ARS)서비스와 신용카드 뒷면의 깨알 같은 글씨를 들 수 있겠다. 자동응답 서비스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앞에서 말씀드린바와 같다. 신용카드 뒷면의 글씨는 4~6 포인트 크기로 깨알같이 적혀 있는데다가, 앞면의 카드번호를 나타내기 위한 굴곡까지 겹쳐서 노년층 은 돋보기를 쓰고 봐도 알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 고 여전히 사회경제적 기준은 젊은 층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이고, 그만큼 노인 문제는 항상 후순위로 밀려 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노인 문제가 후순위로 밀려난다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거잖아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를 폐지한 것만으로도, 노년세대에 대한 정부의 고려가 어느 정도인지를 미뤄 짐작할 수 있겠다. 이 문제는 결국 노인 단체의 반발과 사회 각계 지적으로 대통령 직속기구에서 보건복지가족부 산하로 편입되면서 위상이 크게 격하됐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3노(老) 법안 이라고 일컫는 국민연금법과 기초노령연금법, 장기요양보험법은 노년세대의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노 인 관련단체들은 불안한 국민연금법의 개혁과 용돈수준도 안 되는 기초노령연금법의 현실화를 정부에 끊임 없이 요구하고 있지만,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사회복지전문가들은 종국적으로 사회시스 템을 만드는 정부의 정책과제에서, 고령자 정책이 늘 후순위로 밀려나 있는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사회 인프라를 봐도, 방송에서 노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 중은 참 미약하죠? 우리나라의 3대 공중파 방송사에서 각각 실시되고 있는 방송시간은, 최하 1주 140시간 정도다. 순수하게 장,노년층을 다루고 있는 프로그램은 지극히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방송사별로 장, 노년층을 위한 프로 그램의 배정 현황을 보면 TV의 경우, KBS 1의 ‘언제나 청춘’, MBC의 ‘늘 푸른 인생’, KBS 1의 ‘카네이 션 기행’, 그리고 EBS 의 ‘효도우미’ 등이 있고, 라디오의 경우, 현재 제가 출연 중인 KBS 3의 ‘출발 멋진 인생’, KBS 1의 ‘지금은 실버시대’ 등이 있다. 이를 두고 볼 때 나머지 99%에 이르는 방송시간은 젊은 연예인의 신변잡기나 잡담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오락프로그램과 드라마(연속극) 등으로 채워져 있 다. 우리가 지적하고 싶은 사항은 2005년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노년층의 여가활용으로서 TV 시청률은 58% 이었는데, 그것이 불과 1년 후 2006년에는 노년층의 TV 시청률이 87%수준으로 상승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디어 속에 비춰진 노인들의 모습이라든가 방송에서 다루고 있는 노인문제 등도 지적 을 많이 받고 있죠? 2020년이면 우리나라 인구의 20%를 노인이 차지할 만큼 세계에서 유례없는 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 고 있다. 지난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노인에 대한 사회차별 실태조사’에의하면, 대중 매체 속에 조명 된 노인의 모습이 부정적이고, 노인을 위한 배려가 적다는 결과가 나왔다. 구체적으로 방송 3사가 방영한 드라마 중 노인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모두 15개였는데, 극중 노인의 역할은 대부분 조연(94%)이었고, 노인 의 등장 분량도 극 전체의 10-15%에 그칠 정도로 비중이 적었다. 노인의 역할이나 행동반경은 대기업의 총 수나 임원의 역할이 아니면, 차려주는 밥을 먹고, 펴진 이부자리에서 잠을 자고, 경로당과 친구의 집만을 오가는 등 극히 제한적이다. 노인 출연자에 대한 정보자막의 경우도, 54%가 기본 정보를 생략했고, 지칭 역 시 OO할머니, OO할아버지, OO노인 등으로 처리됐다.
그렇다면 장, 노년층을 위한 제도나 사회 인프라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하려면 어떻 게 해야 할까요? 첫째, 고령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시절에 설치된 사회 인프라들은, 노령화 시대에 걸맞게 시급히 개선되 도록 해야 한다. 둘째, 의료분야에서도 나이든 사람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의의 양성 등을 통해, 나이든 사람과 가족 의 삶의 질을 높여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셋째, 미디어 속에서 그려지는 장, 노년층의 부정적인 모습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미디어가 사회의 전반 을 이끌어 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나이든 사람도 똑같은 사회구성원으로 대접받을 수 있도록 본받을 만한 성숙한 이미지로 그려지도록 미디어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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