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라디오 지금은 실버시대] 노년층 정치세력화, 유니버설 디자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5-31
질병과 빈곤, 그리고 고독을 어르신들의 3대 고통이라고 하죠.
긴 세월 땀흘려 일해오신 어르신들이 이런 고통 다 내려놓고 일하는 보람도 느끼면서 소득도 보장받고 건강
도 찾는 그런 알짜배기 복지 정책이 마련돼야 할 텐데요.
주간 실버 뉴스, 오늘도 한국 은퇴자 협회에 주명룡 회장을 모셨습니다.

어르신들의 권익을 찾기 위한 모임이 열렸다구요?
네. 그렇습니다. 최근에 노년단체 대표들이 모인 좌담회가 열렸습니다. ‘노년층의 권익은 우리 노년층 스
스로 쟁취하자’라는 내용으로 의견을 나눴는데요. 노년층이 정치활동에서 배제되어 가는 현실을 돌아보고
그 원인과 대책을 논의했던 자리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린다면 노인단체가 정치세력화를 통해 ‘그레
이파워’를 조직화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죠.

정치권에선 노년층의 입장을 대변하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활동이 거의 전무한 상황이죠. 이번 총선의 비례대표 선정과정을 보면 정치권이 노년층을 얼마나 푸대접하
는지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노인대표 20여명이 비례대표를 신청했지만 단 한 명도 선정되지 않았죠. 장애인
대표, 간호사 대표는 다 비례대표가 됐는데 노인단체 대표는 제외됐죠. 특히 사회적 지위나 역할의 측면에
서가 아니라 70세 이상 고령자는 원천적으로 제외됐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무심한 탓일까요? 정치권에서 노인관련 단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건 어떤 이유라
고 보십니까?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국민들이 노년층을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노인
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 즉 ‘노인은 물러나야 하고 그만둬야 한다’는 분위기가 정치 현실에 그대
로 반영된 거죠.
정치권에서 노년층을 이렇게 홀대하게 된데에는 우리 노년층들이 스스로 문제를 만든 점도 없잖아 있습니
다. 노인 유권자들이 노년층의 복지정책 공약에 흥미를 갖지 않고 단순히 지역감정이나 선호하는 정당에 따
라 투표해 왔기 때문이죠. 제대로 된 정책비전 없이 선거기간에만 잠깐 노인들을 찾아와 악수하고 가는 정
치인이 있는가 하면, 노령화 사회에 관한 철학과 비전을 통해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하는 정치인이 있습니
다. 우리 노년층에서 이들을 구분하는 안목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거죠.

계속 이야기 되는 점 중에 하나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노인 정책이 후퇴했다는
여론이에요?

네 그렇습니다. 이번 비례대표 건도 그렇지만 정부 내각 구성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참여정부 시
절에 설립된 대통령 직속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가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격하되는가 하면, 얼마 전 출범한
미래기획위원회(이것도 대통령 직속이죠)에서 노년층 대표나 노령전문가는 한명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2009년도 예산편성 지침을 보면 복지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철저하게 성장 위주로 짜여
졌죠.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복지 분야를 소홀히 하면 안되는데, 지금 우리 정부는 경제와 실용
의 논리가 최우선이다 보니 그런 듯싶습니다.

이런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해서 어르신들이 스스로 일어선다는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03년에 노인단체가 힘을 합쳐 청와대와 정부에 고령사회위원회 출범을 강력히 요구
함으로써 목적을 이뤄낸 바가 있습니다. 이제 이같은 시도를 다시 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노
인단체들이 보건복지가족부 등 정부기관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곳이 많아 할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
고 있습니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노인단체들이 순수한 비정부기구(NGO)가 돼야 합니다. 이후 노인단
체간 벽을 허물고 지속적으로 소통해 하나의 그룹을 형성한다면, 노년층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잘 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또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경상북도가 노인들이 편안하고 즐거운 가운데,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생산적이고 능동적인 복지정
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노인인구가 20%가 넘는 2020년에 대비해 노인복지 장기종합계획을 수
립하여 노령화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특히 경로당과 기업체, 단체간 자매결연을 통하여 경로당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동시에 일자리를 확대하고
복지시설을 확충한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전국적으로 노년층이 늘고 있기 때문에 어르신이 행복한 지역을 만드는 일은 절실할
것 같습니다. 노인들이 살 좋은 지역의 기준이라면 뭘까요?

WHO에서 마련한 Ageing Friendly City, 즉 노령친화도시의 기준을 보면 교통, 의료, 일자리, 자연환경, 치
안, 문화 등 6가지가 있습니다. 노령친화도시와 비슷한 용어로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고령자와 어린이, 장애인 등 모든 사회 구성원이 살기 편한 도시를 만드는 일종의 도시건축 용어입니다. 해
외에서는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도시문화로 각광받고 있는 트렌드입니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용어는 좀 생소하네요.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된 사례가 있습니까?

얼마 전 대전시에서 국내 최초로 시행한다고 발표했죠. 우선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배리어 프리) 인증제
도’를 활용해 시청사를 비롯해 새 건축물이나 공공시설부터 적용해 나간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걷기 편한
도로를 만들거나, 자연과 사람이 함께 하는 테마있는 거리를 조성한다고 하는군요. 아무쪼록 ‘유니버설 디
자인’이라는 개념이 적용된 도시건설에 우리나라의 많은 지자체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번에 경상북도에서 노령친화지역을 준비하면서 설문조사를 했다구요?
네. 그렇습니다. 도내 노인들을 대상으로 현장방문을 통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합니다. 조사 결과 100
세 이상 장수노인의 72%가 흡연을 전혀 하지 않았고 음주를 하지 않는 분의 비율도 73%에 달했다고 합니
다. 넉넉한 수면시간과 규칙적인 생활습관, 그리고 올바른 식습관이 공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수 고령
자의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이상이 가장 많았고, 대부분이 절제된 식습관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특히 음식
조리 선호도는 싱거운 음식이 가장 많았고, 선호 식품은 채소, 된장, 김치, 생선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외에도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올바른
생활습관이 모두 포함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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