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라디오 출발 멋진인생] Noblesse Oblige(노블레스 오블리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7-31
몇해 전부터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선진사회의 문화가 우리사회에서도 전해지고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가 높은데요. 오늘은 우리사회의 기부문화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Q1.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뜻인가요?
A1.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입니다.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 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요. 초기 로마
사회에서는 사회 고위층의 공공봉사와 기부·헌납 등의 전통이 강하였고, 이러한 행위가 의무인 동시에 명
예로 인식되면서 자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군요.

Q2.이러한 성숙한 문화적 기반이 오늘날의 서구사회를 지탱하는 철학적 기반일 것 같은
데요?

A2. 그렇습니다. 오랜 기간속에서 시민의식이 발달한 선진사회들을 보면 부자들의 돈쓰기에는 철학이 있다
고 할 수 있습니다. 철강왕으로 알려진 카네기는 ‘부유한 채로 죽는 일은 인간의 치욕이다.”라고 했으며
돈을 가치 있게 쓴 대표적 인물이죠. 요즘 외신에서 심심지 않게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부자들-워렌 버핏과
빌게이츠 등-이 재산을 유산상속보다는 사회로 환원하겠다며 기부하는 것을 보게 되죠. 검찰에 불려간 다음
에야 사회에 몇천억을 기부하겠다는 우리나라의 부자들과 비교하여 그저 부럽고 존경스러운 일입니다. 우리
나라 속담에도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자‘는 말이 있습니다. 축재에 비해 용재(用財)가 더 어렵다는
뜻일 것입니다.

Q3. 부럽네요. 위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는 것처럼 사회지도층이 가져야할 도덕적 의
무가 있지만 우리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는 정말 오래된 이야기인데요?

A3 그렇습니다. 저는 그것을 천민자본주의 모습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사회에서 사회지도층의 도
덕적 해이는 하루 이틀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한 원정출산, 개발이득을 노린 주
소지 이전, 차명계좌와 돈세탁, 심지어 군대 특혜까지 권력과 돈을 이용한 뒷거래와 몰염치는 한국사회의
시민의식을 죽이는 비양심적 행위입니다. 그런데도 줄지 않는 이유는 그런 것을 통해 일정한 부의 축척과
출세가 이뤄지고 있다는 데에 모순이 있는 것이죠.

Q4. 우리나라도 이제 한류를 일으키는 문화선진국을 지향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도덕
적 해이가 사회전반에 퍼지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A4 우리나라는 전쟁을 치른 가난한 최빈민국에서 정말 짧은 시간에 경제개발을 통해 중위권으로 발돋움했습
니다. 그 짧은 사이에 이뤄진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일명 졸부라고 하죠. 얍삽한 처세술로 일확천금과 부
당이득을 차지한 부자들이 급격하게 늘어갔습니다. 특히 물질만능으로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풍조가
도덕적 해이를 더욱 부추키면서 부자의 철학이나 가치가 바탕을 형성할 시간조차 없었다는 안타까움이 있습
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엔터테인적인 문화를 수출하는 한류뿐만 아니라 철학 있는 문화를 전해주는 한류가
되었으면 합니다.

Q5. 좋은 말씀이시네요. 사회지도층의 책임 있는 자세 속에서 경제부국뿐만 아니라 문
화부국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기부금 규모는 외국과의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인가요?

A5. 사회적 통합과 직결되는 기업의 자발적 지출과 개인의 기부금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0.05%에 지나
지 않습니다. 미국의 1.67%, 영국의 0.72% 등에 비해 매우 뒤떨어져 있습니다. 정부는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기부금 공제 확대와 주식출연·보유제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방침이라고 하더군요. 많이 아시지만 저
는 미국에서 20여년 살다 귀국했는데요. 매달 말이면 우리 부부는 수표장을 들고 그달에 들어온 기부 요청
우편물을 놓고 10불, 20불 수표를 끊어 보내는 작업을 하곤 했습니다. 좀 시원찮아 보이거나 들어보지 못
한 비영리기관에는 5불을 끊어 보내죠. 5불이면 5천원인데요. 작지만 5천원의 나눔이 그게 생활 속의 나눔
이었고 이런 습관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었죠.

Q6. 이러한 자연스런 기부문화가 일상에 배어야 하는데 우리에게는 기부라는 것이 대단
히 큰 결단으로 생각하고 쉽게 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A6 그렇습니다. 우린 나눔을 무지하게 어렵게 생각하는데요.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에 행동하는데 제약을 받
지요. 그러니 나눔이 더욱 힘이 듭니다. 그러나 조사를 보면 큰 부자들의 한건보다는 일반인들이 모은 작
은 정성의 액수가 더욱 많다고 하더군요. 이러한 작은 정성들이 모여 사회를 따뜻하게 하는 일일 것입니
다. 영국 수상 처칠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얻어서 살지만(what we get), 삶을 만드는 데는 나누는데 있
다(what we share)”고 말했습니다. 특히 장노년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알아야 하는 것은 삶의 경험과
지혜를 가지고 우리사회의 정신적 지주로써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스스로
의 모범을 세워나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Q7. 그렇습니다. 특히 노령사회에서 노년층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 가는데 이러한
마인드의 변화도 함께 이뤄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A7. 그렇습니다. 우리사회는 급격한 노령화로 인해 다양한 사회적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안주의 시기로 여
겨졌던 노후가 새로운 도전과 계발의 시기로 바꿔지고 있고요, 가족구성원 또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
다. 이러한 사회적 역할의 맞게 장노년층의 정신적 역할 또한 함께 이뤄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사회가 바
로 설려면 세대를 앞서간 선배들도 바로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은 그런 내용을 담은 경구로 마무리하
고 싶은데요. 백범 김구선생님의 좌우명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 글귀입니다. “ 눈 내린 들판을 걸어 갈
때에는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마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지니라.”는 것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전해주는 의미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마땅히 새기고 새겨
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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