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께 보내는 주명룡 한국은퇴자협회장 메시지 입니다
제목: 노약자좌석 확대 반대서명운동
| 전국의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 인터넷상에는 서울지하철 1호선에서 시험 운영중인 노약자석 확대에 반대하는 젊은이들의 희한한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1호선은 현재 12석인 노약자석에 14석을 추가 모두 26석으로 시험운영 하고 있으며, 전 노선으로 확대 실시될 예정입니다.
그런대 다리를 다쳐 기브스한채로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혼이 난 여성(30대 초반)이 주체로
노약자석 확대반대 서명운동을 벌리고 있고, 이미 여기에 4천명 가까이 젊은이들이 참여 했습니다.
이들은 바로 여러분의 아들, 딸 들입니다.
철없는 젊은이들 짓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먼데까지 가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과, 나이든 노년층 여러분의 지각있는 행동이 요구 된다고 저와 협회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자녀를 설득하시고, 젊은이들에 대한 양보와 배려, 그리고 지각있는 공중 생활이 절실히 요구 됩니다.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주 명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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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너희들이 정말 그럴 수 있니?
얘들아 오늘 난 큰 충격을 받았다.
일주일에 한번 고정출연하는 kbs 생방송 스튜디오에서 있었던 일이란다.
나와같이 출연하는 이지연 방송인이 방송작가와 나누는 얘길 듣고 너무나 실망해서 하는 말이다. 얘기인즉, 인터넷상에서 지하철 노약자석을 증설하는 것에 대해 젊은이들이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벌리고 있다는 거였다.
방송 끝나고 돌아오는 차속에서 협회 간사에게 상황을 알아보라고 했다. 도착해 문서를 받아보니 사실이었다. 4000명 가까이 노약자석 확대 반대에 서명 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얘들아, 정말 너희들이 이럴 수 있니...
그래, 너희들이 주장하는 대로 몰상식한 나이든 사람들도 있다.
몸이아파 노약자석이라도 앉아있으려면 불호령이 떨어지고 거기에 말대꾸라도 했다가는
영 상상 할 수 없는 욕을 얻어먹을게다. 언니가 기부스를 해서 앉을데라곤 노약자석밖에 없어 싫다는 언니를 설득해 거기에 앉혔더니 바로 버릇없이 어른 자석에 앉았다고 난리를 쳐댔다니 정말 얼마나 황당했겠니.... 그래 다리를 다쳐 기부스을 해서 좀 앉았다고 해도 안 통하는 그런 어른을 어떻게 존경하겠니? 정말 그 부분에 대해선 내가 대신 사과하고 싶다.
그래 그렇다고, 너희들이 노약자석 증설을 반대하는 서명운동까지 해야 하니?
말대로 노약자 배려석을 무슨 특권으로 아는 일부 몰상식한 나이든 사람,
멀쩡하게 온종일 등반하고 내려온 노년층이 떠들썩하니 공짜 차를 타면서 자리 내놔라 하는 모습, 요금 다 내면서 출퇴근길을 꼼짝없이 서서 있어야 하는 고통...
정말 이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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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내 이름은 주명룡이고 현재 비정부기구(NGO) 한국은퇴자협회를 이끌고 있다.
국외에서 30년가까이 살다 영주 귀국해서 나이든 사람들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남보다는 조금 더 이 문제에 대해서 일찍부터 관심이 있었고, 생각이 늘 있다 보니 우리사회의 노령화에 남보다 조금 앞서있다. 자식 둘이 있는데 막내가 30살이니 대충 부모님 세대와 비슷하게 보면 될게다. 왜 이렇게 나를 밝히는고 하니 우리 사회 현실을 얘기해 주고 싶고, 또 너희들에게 “얘들아”하는게 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말하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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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지하철 내 권고문 " 어린이와 학생들은 노약자를 위해 서있으라고 권고한다. "
공공시설에서 노약자에 대한 양보와 배려는 기초질서이자 그 나라의 문화수준을 결정하는 기본바탕이다. |
난 뉴욕에서, 그것도 만하탄에서 20년 넘게 살았다.
아주 가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가 있는데 나이든사람, 연약해 뵈는 사람이 나타나기만 하면 자리를 내놓는 그들을 늘 보곤 했다.
귀국 후 서울시내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나이먹은 사람들이 앞에 있어도, 양보는커녕 너무나 당연히 왜 내 앞에 서있느냐는 식의 젊은이들(교복입은 학생들까지)모습에 내가 부끄럽고 당황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란다.
오히려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들이 40은 되어 보이는 그런 사람들이라는 데에 ' 우리나라가 잘못가고 있구나 생각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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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지하철을 타서 운수좋게 자리에 앉아가는데 나이드신 분이 내 앞으로 오면 참 고민된다.
그 고민을 갑자기 들켜 화끈거릴 정도로 그림은 우리의 속마음을 잘 표현했다.
조금씩만 잠깐의 편안함을 포기하고 나보다 더 불편한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닌데...
2~30분의 서있음조차 양보하지 않으려는 것이 우리의 권리인양 생각하는 사회의 각박함이 서글프기만 하다.
지하철안이 나이든 사람, 젊은 사람 모두가 양보하고 배려해서 기분 좋은 지하철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1%정도 우리사회가 밝아질 것이다. |
고루하고 구차하게 “효”같은 것은 얘기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나는 늘 지하철에 타면 문깐에 서서 되도록 이면 젊은이들과 마주치지 않으려 한단다.
그래 그렇게 미국생활을 오래했어도 미국젊은이들이 나이든사람들을 위한 일에 반대해 무슨 서명 운동하는 상황은 보도 듣지도 못했다.
얘들아, 왜 이렇게 이 지경까지 사태가 가야만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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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협회는 일찍이 노년유사체험이라는 장비를 도입해 한국에 소개했다.
어느 젊은이든 이 장비를 착용하면 80대 늙은이가 된단다. 그렇게 해서 옷도 입어보고, 층계도 오르내려보고, 전화도 걸어보고, 물병을 따보기도 하는 등 하면서 나이듬이 어떤가를 알게 하는 거란다. 이 체험을 실시한 후 체험후기를 쓰는데 대개 울면서 쓰는 학생들이 많단다.
그리고는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이제부터 어른들께 더 잘해 드리겠다고 말한다.
너희들도 이 체험을 한번 받아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구나.
그러면 이런 서명운동까진 벌이지 않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너희들이 말하는대로 자리 다 뺏기고 출 퇴근길에 꼬박 서가려면 얼마나 힘드니?
왠 나이든 사람들은 그렇게 많아 일반 좌석까지 꽤 차고 앉아 종점까지 가는지 내리지도 앉고... 공짜로 타면서까지...
그런대 좌석을 더 늘린다고.
그래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얘기가 많단다.
은퇴자협회도 이미 의견을 내놔 전부가 공짜가 될 수 없으며, 여유있는 노년층은 어떤 형태든 조금이라도 본인 부담이 있어야 한 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제는 너희들이 아는지 모르는지만 우리 사회가 지구상에서 제일 빠른 속도로 노령사회가 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늙은이들만 우굴거리는 그런 세상이 다가오고 있고 그 세상이 바로 너희들이 늙었을때의 자화상이란 말이다.
그 무서운 현실은 지금의 아빠엄마 또는 할아버지할머니 세대가 아니라, 이 운동을 벌이고 서명한 너희들이 30년 후에 당할 일이란다. 너희들은 지금 우리 나이대에 달했을때 우리 인류가 처음 겪는 초 고령사회라는 현상속에서 현재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 젊은이들로부터 박해를 당하게 될 것 이다.
봐라, 그때의 젊은이 한명이 죽도록 일해서 나이든 너희 한명을 부양키 위해 반이상은 세금을 내게 되니 너희들을 얼마나 미워하겠니.
지금 나이든 우리들보다 더 비참한 노년기를 맞을 너희들이 정말 걱정이다.
그래서 우린 이미 세대화합(Young Old United) 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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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P가 펼치는 YOU운동 포스터
나이든 사람이 먼저 모범을 보이자. 그래서 '나이듬'이 지혜와 존경이 되도록 해보자.
아프리카 속담에 '나이든 사람 하나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졌다고 슬퍼한다'고 한다.
우리사회도 세대간의 그런 존경이 넘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 사회를 위해 세대가 함께 하자. YOU는 노령사회를 극복하는 기본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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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의 부담과 연금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자식부모간의 세대갈등을 염려해서다.
이 YOU운동에는 많은 젊은이들도 동참하고 있단다. 그들과 우리는 이 운동이 비단 현재의 조짐이 있는 세대갈등을 임시 봉합 하려는게 아니라 앞으로 더 크게 벌어질 미래 세대를 준비하면서 모든 세대가 같이하는(A Society for all ages)그런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 이란다.
필연코 이 운동의 덕을 보게 되는 것은 우리보다도 너희들 세대란다.
그럼 이제부터 왜 이 일이 일어났나를 얘기하고 실마리를 풀자꾸나.
말한대로 우리사회는 지구상에서 제일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다.
하루 평균 2100명이상이 50세 생일를 맞고 있단다. 너희들이 태어난 70년대에서 80년대 초까지는 바로 최고의 출산률을 보이던 때다. 그런 너희들이 다 노인이 된 때를 한번 상상해 봐라.
노약자석은 노인들만 이용하는 데가 아니라는 것 도 생각해 보자.
장애인, 임산부, 몸이 불편한 사람들 모두의 자리다. 몰상식한 일부 노년층 문제는 점차 교육을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지 않겠니.
또한 노약자석 문제는 그런 제도를 만들었기 때문에 양보치 않는 젊은이들을 양산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할수도 있다. 노약자석이 차서 넓은 객실 에 임의로 서서가는 노년층을 얄밉게 왜 내 앞에 서있어, 비켜주나 보자 하는 그런 식의 학생, 젊은이들의 의식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참으로 암담하게 해주고 있음을 알아야 할것이다.
정말 뜻이 있다면 차라리 노약자 지정석을 없애고 언제 어디서고 약자에게 자리를 무조건 양보하자는 서명 운동이 벌어진다면 얼마나 좋겠니?
1호선 열차, 그것도 1/5정도 차량에만 시범중인 것을 갖고 마치 개인 소유물을 빼앗기라도한것처럼 서명운동까지 하는 여러분들의 행동에 우린 정말 황망할 따름이다.
어서 서명 운동 접고, 더 좋은 대안을 찾아 노령화 사회를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데 노력을 같이 폈으면 좋겠다. 이 글을 보는대로 은퇴자협회를 방문해 대화의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다.
2008. 1월 3일 한국은퇴자협회 회장 주명룡
www.karp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