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세의 국문학도, 김윤자 선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10-17 오후 9:55:29


56세의 국문학도, 김윤자 선배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이다.

 

김윤자선배는 참 젊다.
열정을 가지고 있기에..
꿈을 가지고 있기에...
누가 뭐라던 그녀는 20대
대학생이다.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은 흐린 날이었다. 학생들의 수업이 적은 금요일 오후라 캠퍼스는 한산했다. 그러나 습기 가득한 공기를 가르는 태껸 동호회의 힘찬 함성과 호쾌한 시범에 민주광장은 금세 생기가 돌았다. 그 열기로 한층 후끈해진 벤치에서 김윤자(56세) 선배를 만났다.

김윤자 선배가 다니는 국민대학교는 만학도를 뽑는 학교가 아니다. 여타 다른 대학과 다를 바 없이 학생들 대부분은 자식뻘인 20대이다. 김 선배는 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답사나 MT에도 빠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지각, 결석 한번 없이 수업에 참여하였고, 선배부터 교수까지 두루 알고 지내는 열정적인 학생이다. 이 열정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어릴 적 선배는 학급위원을 도맡아 하고, 학교 방송국의 아나운서 활동도 하는 재능 많은 학생이었다. 그러나 여자가 많이 배워서 무엇하겠냐는 엄한 아버지 뜻에 중학교까지 다니고 집에서 신부 수업을 했다. 하지만 당시 선배는 결혼보다도 다하지 못한 공부에 대한 아쉬움이 더 강했다.

스무 살에 선을 볼 때, 김 선배는 결혼 조건이 공부였고, 흔쾌히 ’그러겠다’ 고 약속한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다. 그러나 결혼 후 사업과 출산, 육아 등으로 공부할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마음 한구석에 공부해야겠다는 열망에 차있었고, 드디어 기회는 찾아왔다. 선배가 과로로 인해 일을 더 이상 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마침 그 때는 막내만 군휴학중인 대학생이어서 가사에 대한 부담도 없었다. 그날로 선배는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마포에 있는 양원 주부학교로 연락을 했다. 3월, 개학을 한 후였지만 다행히 비어있는 자리가 있었고, 학력 인정이 되는 일성 고등학교로 옮겨 2년간 학교를 다녔다.

학교를 다닌다는 기쁨은 정말 컸다.
학급 반장을 맡아, 제일 먼저 학교에 와 환기도 시키고, 냉온풍기도 틀어놓고, 선생님의 음료수도 챙겼다. 열심히 봉사활동에도 참여해 상도 받았다. 무난히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대학에 다니자고 결심했다.김선배의 모범적인 학교 생활에 당시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수시를 접수했다.
결과 발표는 수능 당일, 수시 합격이 안 되는 경우에 대비해 수능일까지 최선을 다해 공부했고, 시험도 보았다. 수능 당일, 집에 도착해서야 수시 합격한 사실을 알았단다.

김 선배는 이제 4학년의 마지막 가을을 보내고 있다. 만추의 교정에서 김 선배는 글쟁이로써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이런 선배의 이야기는 방송으로 여러 사람에게 알려졌고, 선배처럼 배움에 뜻을 가지고 있던 분들에게 많은 희망을 주었다.
선배에게 배움이란 거창하지 않으며,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다.
선배와 같이 공부하는 20대인 기자는 취재내내 부끄러워졌다. '나는 치열한가?' 자문하면서 자신이 없어졌다. 오늘도 배움의 열정을 실현하면서 내일의 꿈을 향해 질주하는 이 선배에게 깊은 존경을 보낸다.

선배가 애송하는 시의 일부로 취재를 마친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사무엘 울만 ≪ 청춘 ≫의 일부

<<이 기사는 KARP의 시민기자단이자 국민대학교 국문학도인 이지연기자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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