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홍대 앞에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0-01-19 오후 4:26:58

일요일 아침 홍대 앞에서.
 

09.05.12

일요일 아침 홍대 앞은 지극히 조용했다.
서교호텔 뒤 홍대입구 버스 정류장 앞에 한 무더기 젊은 애들이 침을 칵칵 뱉으면서 떠드는 소리가 유일하게 만난 첫 그룹이다. 그것도 그럴것이 집에서 나온 시간이 평상시 출근시간과 같았으니 송파에서 여기까지 걸린 시간을 빼도 이제 겨우 10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홍대역 지하철 5번 출구서부터 시작해 넓지 않은 길을 걸으면서 차근차근 주변 상가들을 구경하면서 올라갔다. 참 간판도 요란하구나. 부동산 사무소를 두개나 만났지만 일요일 영업을 안 하기로 되어 있는 탓인지 문은 닫혀 있었다.

KARP(한국은퇴자협회)가 마포에 있을 때 홍대앞은 몇번 와본 기억이 있다.
밥 먹으러 온 기억이 있고 뒤풀이로 서울에서 제일 시설이 좋다는 수 노래방에 가본 적도 있다.
식당내 뜨락 전경이 아주 아름다워 가끔 들렸던 Misses Ma는 빵을 더 달라고 했더니 돈을 더 받는다고 한 뒤로 가보질 못했다. 이태리 식당에서 빵값을 따로 더 받겠다니.......괘씸!

홍대앞 왼쪽 주차장 길이 길게 뻗어있는 선상에 문을 열고 있는 부동산이 있었다.
가게 할만한 곳을 찾으려 왔다고 했더니 투자할 돈부터 물어 본다.

부동산 주인은 홍대앞 상황을 벽에 붙은 지도를 가르키면서 설명해 준다. 부동산처럼 지역 정보를 얻기 쉬운 곳이 없다. 이것저것 더 묻더니 보여 줄만한 가게가 있다고 나가잔다.
메인 도로에서 약간 빠진 곳에 커피 샌드위치 가게다. 장사가 안 되어서 내놓은 집이다. 그런데 권리금은 5천을 얘기한다. 또 하나는 일본식 선술집이다. 20평이 채 안되는 가게인데 권리금 1억을 얘기한다. 5평쯤 되는 아주 몫이 좋은 곳의 옷 가게도 권리금 8천을 얘기한다.

권리금 없는 가게가 없다.
장사가 안돼도 상권이 좋기 때문에 붙잡고 있는 가게 주인들이 많다고 귀뜸한다.

올 초부터 귄리금 상황 조사차 점포자리 50여개는 더 봐왔다.
대치동, 압구정동, 영등포 시장부근, 강남 가로수길, 잠실, 천호동, 청량리, 종로 인사동 일대, 건대 부근 등 이다. 싼곳, 비싼곳 가리지 않고 봐왔다. 홍대 앞이나 이대 신촌은 일부러 피해왔다. 권리금만 쎄고 그렇다고 장사가 모두가 잘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오늘 홍대 앞에서 일요일 하루를 보내고 있다.

1월 언젠가는 영하의 추운날 청량리역 부근 건물 앞에서 부동산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안면있는 분이 스쳐 지나갔는데, 생각해 보니 회원 이었다.

점심을(모양만 요란하고, 전부가 맵거나, 휴전이라는 이름아래 희한한 음식들이다... 애들이 모이는 동네니) 먹고, 서교호텔 근처 스타벅스에 들어가 이글을 쓴다. 2시가 넘어가니 제법 길에 사람들이 몰려다니고 있다. 한산하던 커피샵도 거의 다 차 있다. 모퉁이에 자리잡은 이 스타벅스는 홍대앞 지나가는 인파를 그대로 내다 볼 수 있어 아주 좋구나.
나이 30이 넘는 사람은 보기 어려울 정도의 거리라는 생각이 든다.

협회로 들어오니 5시가 되어간다.
가물가물 졸음이 쏟아져 소파에 눕는다.
"귄리금 정화운동"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이제 더 깊게 굳어 온다.
장사도 안되는 가게들이 왜 권리금을 받아야 하는가?
창업하겠다는 초보 퇴직자들이 권리금에 녹는다.

점포 보증금 보다 더 높은 권리금???
선진국처럼 자리에 대한 권리금이 아닌 사업 매출에 따른 권리금이 형성되어야 더 합리적일 것 같다.

5월 10일, 일요일 하루 이렇게 보냈다.

주명룡

 

2009. 5. 12
KARP(한국은퇴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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