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새로운 시작일뿐이다.
[대한생명특별기고]
2007.4. 7
황혼의 반란 시작되다
일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는 프랑스의 노령사회를 기상천외하게 그리고 있다.
한국에도 번역되 나온 황혼의 반란, (노년의 반란으로 표현했으면 더 적절했으련만)에서 늙어가는 사회를 기발한 착상과 상상력으로 잘 그리고 있다.
인구의 노령화가 심해지자(프랑스는 1850년대에 현재의 우리사회와 비슷한 노령화를 겪고 있었음)사회보장기금의 고갈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대두 되면서 재정부담에 대한 세대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자신도 70이 넘은 프랑스대통령은 노년층의 수명연장으로 인한 재정부담을 논하면서 각종 혜택을 줄여 나가야한다고 연두교서에서 말한다. 이에 편승한 보건복지부 장관은 각종 법령을 만들어 노년층의 혜택을 줄인다고 발표한다. 70이 넘으면 소염제처방을 줄이고, 80이 넘으면 치과 혜택을 안주고, 100세가 된 사람들은 의사진료와 처방을 본인 돈으로 하게끔 법령을 바꾼다. 이것도 모자라 자식이 돌보지 않는 부모들은 CDPD라는 기관에서 보호토록 조치한다.
노년층 사이에선 CDPD에 들어가기만 하면 죽어 나간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주인공 프레드는 아내와 함께 어떻게든지 CDPD에 우리는 가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런 어느날부터 자식들의 방문이 뜸해 지면서 프레드와 처는 걱정에 쌓인다. 어느 날 집 앞에 차소리가 나면서 CDPD차량이 멈춰 선다. 옆집의 노인 부부가 끌려 차에 태워지고, 그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집안 마당으로 들어서는 것을 보자 프레드는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 한다. 아내를 끌고 뒷문을 빠져나온 프레드는 엉겹결에 CDPD차를 빼앗아 타고 산속으로 달아난다.
차 속에는 20여명의 노년층이 넋이 나간 채 뒤엉켜 있었다. 자수해 CDPD로 가느냐, 자유로이 생을 개척 할 것이냐 기로에서, 그들은 스스로 자유의 길을 택한다. 산속 동굴에 거점을 마련하고, 소문을 듣고 찾아온 노년층들로 큰 숫자를 이루며 세를 형성해 간다. 프레드는 전단지를 만들고 정부에 서한을 보내 노년층이 국가의 짐이 아니라,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득해 보나 중과부적이다. 정부는 모든 약국이나 병원에 이들에게 치료나 약을 제공치 못하도록 조치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노년층의 세가 커지자 보건복지부장관은 노년층 소멸작전에 들어간다. 산에 독감바이러스를 뿌리고 군대를 투입한다. 많은 노인들이 죽어나갔고, 프레드는 생포된다. 사형선고를 받고 형장으로 가는 프레드는 그를 인도하는 젊은 군인에게 말 한다.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게다”
제2의 사춘기를 맞는 주인공 되어야
지금 우리사회는 소위 베비부머로 불리는 전후세대들이 대규모로 나이 먹고 있다. 47초당 한명이 50세 생일을 맞고 있다. 정부는 하루가 멀다하고 노령화 정책을 발표하고 있고,
인기없고 꼴지 예산을 받던 보건복지부가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사회에 한번도 격어보지 못했던 노령화의 높은 파도가 우리 주변에 몰려오고 있다.
그런 노령화사회에서 주인공은 없고 정책만 난무한다.
때 만난 사회학자들은 경고성 발언을 쏟아내고, 재정관련 종사자들은 은퇴자금이 넉넉치못하면 노후가 비참하다고 말한다. 주인공은 무대서 떠나 공원으로 산으로 어깨를 움츠리고 숨어 있다. 2006년 한국의 노령화 자화상이다.
한국의 베비부머를 포함한 40대이상 인구는 전인구의 38%를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유권자이자, 대한민국 국부의 80%이상을 쥐고 있다. 그들이 갖고 있는 experience(경험)은 고속도로 toll gate에 써있는 표어처럼 Excellence(우수성), Expert(전문성)에 온갖 고초를 이겨낸 Endurance(인내)를 겸하고 있다. 그런 인적자원들이 숨을 깔딱이고 있다.
우리사회는 주인공의 재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주인공의 역할은 주인으로서 요구할 수 있는
그룹이 되어야 하며, 또한 주인공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해내야 한다. 미국은퇴자협회가
지구상 최대의 ngo가 되는 과정이 6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지만, 주최 회원들의 결집력이 없었다면 오늘날 같은 규모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우리는 아주심각하게 “내가 누구인가?”를 절실히 고민해야 한다.
그런 속에서 앞으로 남은 인생에 대한 “생의 선택”을 통해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나이 70에 배움의 길에 들어서고, 모터싸이클을 타며, 써핑을 하고, 모험의 길을 떠나는 얘기들을 자주 듣는다. 이들은 생의 선택을 통해 남은 인생을 자신이 조종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은퇴가 너무 돈, 돈하면서 남은 생을 쪼들리며 살다 가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가 선진화되면서 우리의 노후도 그만큼 풍성해 질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하며, 그 일원으로서 역할을 하면서 응당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 각자의 생의 역할이 더욱 요구되는 노령사회의 중심 되어야한다.
한국은퇴자협회는 2006년, 456세대를 타오름 세대로 명명했다.
생을 재발견하고 재도약하며 제2사춘기를 맞는 오늘의 주인공들인 것이다.
하늘에선 해가 땅위에선 인생의 최절정을 태워가며 우리 사회를 이끌어야 한다.
나이 먹는다는 것은 질병이 아니다. 이것은 온갖 시험과 아픔, 절망, 생의고비마다를 이겨낸
승리자이며 생존의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