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2.21
<음악을 감상하도록 스피커를 켜세요>
CBS 특집 방송 “내가 예순이 되면” 에서 연극인 박정자 선생님이 비틀즈의 when I am sixtyfour을 불렀다. 생방송을 하기 전 스튜디오에서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내면의 열정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뿜어내는, 차고 넘치는 완숙한 여성의 상 그대로 였다. 나이 들어가는 여성들이 모두 그랬으면…
When I am sixtyfour는 기죽은 남성의 노래다.
40년전쯤 들었던 노래를 다시 들어보면서, 야, 이이건 이게 아닌데…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그때 나이 서른도 안된 폴 메카트니가 어쩌면 구구절절이 나이든 남성상을 잘도 그렸는지(특히 한국 남성) 그 시간을 뛰어넘는 상상력이 놀랍다.
노래는 이렇다.
많은 세월이 흘러 머리도 빠지고 늙으면,
그때도 발렌타인 카드 보내주고 포도주도 준비 해 주겠나
밤늦게 놀다 새벽 두세시경 들어오면 그때도
문걸어 잠그고…..
예순넷이 되도 나를 필요로 하고 밥을 먹여 주겠니…
정원 손질도 같이 하고, 풀도 뽑고,
뭐든지 해달라고 해,
예순넷이 되도 나를 필요로 하고, 밥을 먹여 주겠니…
대답을 줘, 그렇게 하겠다고(빌어 먹을, 구구절절 사정)
예순넷이 되도 나를 필요로 하고, 밥을 먹여 주겠다고….
기죽은 한국의 남성상을 그대로 그린 비틀즈의 노래가 40년전에 나왔다는 게 신기 할 뿐이다.
한국의 남성들이여, 혹시 누가 이 노래 부른다 하면 절대절대 못하게 하세요.
주 명 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