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대로 대접받는 세상, 외모에 신경 쓰자!

외모지상주의가 극심한 사회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얘기가 아니다. 바다 건너 선진국도 잘 입고 잘 가꿔온 외모가 덕을 본다.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벗은 거지는 못 얻어먹는다”는 우리 옛 속담은 맞는 말이다.

인간 등급 차이를 가장 극명하게 느껴보고 싶으면 조선호텔이나 롯데호텔에 차를 대보면 안다. 벤츠나 아우디를 타고 갔을 때와 중·하급 국산 차를 타고 갔을 때와는 대접이 판이해지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다.

허름한 옷을 입었더라도 고급 차에서 내리면 일단 융숭한 Welcome 인사를 받는다. 고급 차 때문에 일어나는 일시적 착시현상이다. 그만큼 외적으로 보이는 모습이 우리 사회에서는 모든 것에 앞선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부쩍 겨울옷이 보이기 시작한다. 무거워 보일 정도의 털 목도리를 한 여성도 거리에서 자주 마주친다. 아직 10월인데….

겨울의 지하철역은 가뜩이나 춥고 스산한데,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온통 검정 옷으로 치장한 남성들의 군상이다. 지하철 안이 온통 검정 옷으로 가득 차 있다. 숨이 막힌다.

뉴욕은 세계적인 도시다. 어느 다른 도시에서보다 이 세계적인 도시에서 검정 옷으로 치장한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검정 옷으로 멋을 내고 종종걸음으로 바쁘게 스쳐 가는 뉴요커들, 정말 멋있다.

이 검정 옷이 한국에서는 나이 든 세대들이 가장 애용하는 색깔의 옷으로 전락했다. 시장 바닥에서 파는 것이 대부분이다. (꼭 값이 문제가 아니라 ‘옷의 색깔’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나이 든 사람들이 검정 옷을 입으면 더 없어 보이고 더 늙어 보이고 추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어쩌다 다른 색 옷을 입은 내 또래가 보이면 반갑다. 나이 들수록 환하고 산뜻한 색상의 겨울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아져서 덜 우울한 겨울이 됐으면 좋겠다.

2013년 10월 27일 일요일 아침

주명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