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인터뷰 시 500만 회원 공언했는데…
2013년 1월 15일로 은퇴협(KARP) 창립 11주년을 맞았다. 이 땅에 은퇴협이 생긴 지 12년이 됐다는 얘기다. 설립 시 멤버는 하나둘 흩어졌고 그 여백을 새로운 회원들이 채워주고 있다.
창립 11주년을 맞아 설립준비 시 도움을 주던 초창기 사람들, 그 시절의 간사들, 새롭게 만나게 된 한국 노년계의 리더들, 태평양을 같이 건너와 KARP 창립을 지켜주던 에스터 테스 켄자 AARP 회장 부부, 지극히 호의적이던 한국 언론들, 그리고 정치하러 갔겠지 하고 연민과 의혹의 메시지를 보내던 미국 교포들……. 이 모두가 그리운 추억이지만, 처음 3년을 보냈던 마포시절은 더욱 그립다!
KARP가 국제사회에서 AARP(미국은퇴자협회) 같은 노년 NGO들의 Counterpart로서 활동하지만, 국내 여건은 만만치 않다. 인력, 재정, 정보에서 KARP가 지향하는 운동 방향에 뒤지고 있다. 내년에는, 그리고 다음 해는 하고 다듬고 재촉해 신년을 뛰지만, 국내 여건은 허락지 않는다.
KARP는 개인기부금 공제 단체다. 매년 3월이면 전년도 기부금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그런데 해마다 기부자 명단을 공개하기가 부끄러워 올해도 어떻게 하나 염려하고 있다. 기부자 숫자가 한정되어 있고 그 액수들도 고만고만해 KARP의 살림살이를 그대로 들어 내놓는 것 같아서다. 이것이 대한민국 최고 노령 NGO라고 활동하고 있는 은퇴협(KARP)의 실상이다.
2001년 말 KARP 창립 준비로 한창 바쁠 때, MBC 라디오의 ‘차인태입니다’에 초대되어 45분간 방송을 한 적이 있다.
그 노련한 MC 차인태 씨는 인터뷰 끝 부분에서 “그래, 한국에서 은퇴자협회를 설립하신 후 회원은 얼마나 유치하실 계획입니까?” 하고 물었다.
나는 주저 없이 “500만 명입니다.” 했다.
그러자 차인태 MC는 “꿈도 야무지신데 왜 500만 명입니까?”라고 되물었다.
나는 “전 국민의 10%가 목표칩니다. 대개 선진국의 은퇴자협회는 그 나라 국민의 10% 이상을 회원으로 갖고 있지요.” 그렇게 답했다.
창립 11년인 KARP는 5만 명의 유료 회원도 갖지 못하고 있다. 전국 22개 지회에 18만 회원을 자랑하고 있지만, 회비는 다들 안 낸다. 거기에다 후원금까지 바라는 것은 정말 요행수다. 사람들은 그만한 회원에 KARP 자립도를 얘기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 NGO도 회원 회비로 운영되질 못한다. 노령화단체 관련 활동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먹이는 미국은퇴자협회(AARP)도 회비 징수는 잘해야 27% 선이다. 미국이 그런데 하물며 한국에서야…….
KARP 설립자로서 필자는 또 하나의 꿈을 만들어 가고 있다.
회원 500만 명은 다음 세대가 이룬다 치고, KARP의 기초적 재정 자립 설계다. 기본적 Funding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돈 걱정 없이 좋은 환경에서 간사들이, 활동가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고자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나이 든 세대는 구호단체에 후원금은 내도, NGO에는 후원하질 않는다. 그만큼 뒤진 세상에 살고 있다.
2013년은 그 기반 조성을 위해 뛸 것이다. 창립 11주년에서 아예 10년을 빼어서 접고, 창립 1주년이라는 기분으로 뛸 예정이다.
필자는 뉴욕에서 단체 자립을 성공하게 해 봤다. 그 단체는 지금 재원이 넘쳐 회장단이 협회 Credit Card를 쓰면서 활동한다. 판이 다르고 무대가 다르지만 이제 10년을 겪었고 올해부터 뛸 판이다. 그리하여 멀지 않은 장래에 은퇴협에 유능한 간사가 넘치고, 살림살이도 윤기나고 반짝반짝하는 KARP로 성장하게 해 나갈 것이다.
주머니 털어 운영하는 것은 설립자로 끝나야 한다. 그것이 설립자가 만들어 내야 할 또 다른 ‘설립’이라고 각오를 다진다. 그래야만 500만 회원이라는 목표도 달성될 것이다.
창립 11주년 만세!
2013년 2월 9일 저녁 7시 38분, 삼성동 카페에서 주명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