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휴무라는게
작성자 KARP 작성일 2011-05-14 오전 12:39:37

 

                                       주중 휴무라는게

 

 

5월 들어 주중휴무가 두 번이 끼니 두주가 어정쩡하게 지나간다.

내일이 휴무니 좀 편하게 인터넷 작업도 하고 영화라도 하나 볼까하고 TV 채널

돌리다 보니 어느새 새벽 두시가 넘는다.

늦게 잔다고 늦게 일어나는 체질도 아니니 잠자기가 바쁘다.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선다.

방송에서는 큰비가 올 것처럼 예보하는데 오락가락 가랑비만 조금씩 오고 우중충하고 습한 기분이 벌써 장마철 날씨 같다.

 

버스로 삼성동에 도착한다.

삼성동은 젊은이들이 많아서 좋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카페들이 속속 박혀 있어서 이런 휴무 날 걷다 보면 늘 하나씩 새장소를 발견하곤 한다.

 

삼성동 지하철역이라고 방송이 나왔지만 미리 내린 탓이지 한참을 걸어 삼성동 지하철역 입구에 도착했다. 몇주전부터 점찍어 두었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건너편에 새로 생긴 파리 바켓트로 향한다.

 

요즘 내가 새로 발견한 나만의 큰 뉴스는 파리 바켓트 커피가 전문점 커피보다 더

좋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커피전문점에 없는 각종 bakery류를 맛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생긴지 두어달쯤 되는 이 파리바켓은 정말 대형이다.

테헤란로 대로에 이만한 면적의 빵집이면 세가 만만찮을것이다.

뉴욕 5번가에 내가 소유했던 맥도날드 생각이 잠시 난다.

정말 마음에 쏙 들게 치장이 되어 있고(그들 style 이지만) 제일 좋은 것은 한쪽에

도서관식 대형 탁자가 놓여 있어 10여명이 회의도 할 수 있고, 또 서류를 늘어놓고

작업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좀 늦었지만(11시가 훨씬 넘었으니) 아침커피 한잔, 그리고 눈치를 보다가 노트북을 꺼내든다. 커피전문점처럼 빵집에서 인터넷 작업 하기는 좀 미안한 감이 있다. 그런데 이제 파리바켓은 빵집 + 커피 전문점으로 변하고 있는 감을 주고 있다.

 

9월초 UN NGO 총회 참석 항공권 예약 사항을 훓어보고 오늘 생일 맞은 JJ(둘째 애)한테 몇 줄 이메일을 보내고 일어선다. 둘째에 생일은 석가탄신일과 같아 잊어버리지 않는다.

 

한참을 봉은사쪽으로 걸어 내려가 오크우드 호텔 건너편에 있는 Gallery 겸 카페로 들어선다. 이 집도 바뀐지 얼마 안 된 카페인데 valet parking이 되고 오후 늦은 시간까지 브런치 서비스가 된다.

 

한바퀴 둘러보고 자리를 잡아 브런치 메뉴를 찾는다.

친절한 종업원 왈, 주말에만 브런치를 한다고 한다. 오늘 주말 아닌가 하고 묻다가

아냐 하고 내가 대답한다. 오늘은 분명 화요일 석가탄신 기념 휴무다.

 

선릉으로 향한다.

그리고 선릉공원 앞 토종 된장비빕밥 집에서 점심을 한다.

이집도 오랫만에 왔더니 천원을 올렸다. 요즘 안 오르는게 없다.

 

그리고 투썸플레이스에 자리를 잡는다.

나를 알아보는 종업원이 오랜만에 오셨네요 하고 인사 한다.

2층에 자리 잡고 오늘 이곳에서 일과를 끝내기로 작정한다.

 

꾸무럭대는 날씨 탓인지 휴무인데도 무리진 손님들이 꽤나 많이모여 여기저기서

말들이 요란하게 오간다.

 

옆 테이블은 폐타이어를 이용한 기름 빼는 사업얘기로 투자 유치을 권유하고 있고, 또 옆 테이블 젊은 친구는 라스베가스 다녀온 얘기를 신나게 펼치고 있었다.

 

내 할 일도 많은데 크게 떠드니 안들을 수가 없다.

또 자리를 옮기기는 귀찮고 일하다 보면 내가 더 오래 앉아 있을게 분명해 작업에

몰두해 보려한다.

 

이제부터 오늘 한겨레 경제잡지에서 청탁한 25매의 글을 써야 한다. 지난주부터

이리저리 미루다 기한이 다 됐다.

이래서 오늘 5월 10일 화요일, 석가탄신일 휴무 하루가 저물어 간다.

내게 주중 휴무란 결국 업무의 연속이다.

 

 

5월 10일 화요일, 4시 8분 선능역 투썸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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