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10-7-28
아파트의 덧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과 나란히 하고 있는 한양아파트 단지앞을 지날때마다 씁쓸하다.
이민 가기 전 살던 곳이다. 그때 아파트를 팔려고(값을 내려도 매매가 안되서)무던히 애를 먹었었다. 압구정동 한양아파트가 팔기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그런 일이 지금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내놓아도 안 팔리고, 내려도 안 팔리고, 이사는 가야하는데...
지역에 관계없이 전국의 아파트가 어렵게 집 마련한 사람들의 목을 조이고 있다.
미분양, 미 입주가 부동산 시장의 화두다.
짓다 만 세멘트 골조만 서있는 아파트를 전국 어디서고 볼 수 있다.
아파트만 소유하면 돈이 되고, 그래서 또 사고 팔고.
그런 시절이 참 많았다.
그래서 솜씨좋은 친구 몇은 괜찮은 재산을 보유 하고 있다.
단돈 수억에 산 대치동 미도아파트가 부동산 동한기라는 지금도 20 몇억이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었다.
아파트에 모든걸 걸고 집하나 마련에 목을 맷던 가장들이 덧에 걸렸다.
부활정책을 내놓으라고 아우성이고 또 내놓을것처럼 분위기를 돋구던 정부는 정책 발표를 미루고 있다. 인위적 정책이 가져올 그 후속타가 더욱 무섭기 때문이리라.
은퇴협 활동을 하는 나는 사람들이 한국의 노령화에 조금만 관심을 두면 우리사회가 어떻게 될 것인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해 준다.
인구는 확실히 줄어들고, 혼자 사는 1인 가구 급증에, 노년층만 증가하고, 큰집은 더더욱 필요 없으며, 그리고 한국 아파트값이 이렇게 비쌀 수 없다고.
가까운 일본의 선례를 '다마시나 센리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유령 타운으로 변할 수 있는 미래의 아파트단지들을 상상해 보면 한국에 집이 없는 내 팔자가 상팔자라는 생각이 들고 있다.
시절이 변해 언제 또 아파트가 몇억씩 올랐다 하는 주변 얘기를 들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내림과 오름의 악순환속에, 절대적 수요가 감소하는 우리 사회현상을 기억한다면 미친듯이 내집 마련에 매달리는 사람들에게 “이제 아파트가 재산증식의 길은 아니라는 것” 을 전해 주고 싶다.
주 명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