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0날의 에세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0-01-19 오후 3:11:43

 

 

1460날의 에세이

 
 
 

[일반칼럼]

05.12.01

올해 마지막 연례 행사인 11차 포럼 날 아침부터 목이 착 가라 안더니, 어제 밤은 자다가 두 번을 깰 정도로 온몸이 편치 앉았다. 새벽녘엔 불을 켜고 주섬주섬 감기 상비약을 찿았으나 전부 날짜가 지난것들이고, 그 속에서 뜯지 앉은 타이레놀 새 박스가 있어서 왠일인가 했더니 이것도 07/04로 헷갈리기 딱 좋은 유효기간 표시로 잠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미국서 가져온 약들의 수명이 다한 것이다. 만 “참 오래간만에 몸살을 앓게 되는 구나“ 하면서도, 12월 l일 오늘 할일을 생각하니 누워 있을 수가 없다.

협회근처 내과에 일찌감치 들렸더니 후두염 증세란다. 주사 한대 맞고 약국에 들려 처방약을 사들고 협회에서 밀린 일들을 처리해 본다. 이런 감기야 2~3일 후면 낫겠지만, 노년 유사체험에서 보듯 나한테 닥쳐오는 나이듬에 대한 이런저런 주위여건이 잠시 걱정스럽게 해준다. “무병장수가 아니라 유병장수가 현 시대의 새로운 현상이며, 아프지 앉으면서도 들어앉아 골골거리는 사람들보다, 약을 먹으면서도 활동 할수있는 장노년들이 더 필요한 우리 사회로 되어 가고 있다.

나를 잠시 지도했던 댄 레빈 교수는 86세에 테니스을 친다. 그러면서도 약 먹을 시간이 되면 한주먹씩 쉬엄쉬엄 털어 넣는다. 비타민에서부터 치료약까지 10가지가 넘지만, 늘 건강하게 활동한다. 브르클린 남단에서 지하철을 타고 만하탄 우리 사무실까지 부담 없이 오가시곤 했다.

왠 몸살 타령이냐고 하겠지만, 12월을 맞으면서 한해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온갖 상념으로 교차하면서 세상 모든 것을 다시 보게끔 해주는 것 같아서다. 일만 앞세우고, 협회만 생각하고, 그렇고 그렇게 귀국 4년이 갔구나 싶다. 4년은 1460날이다.

그래 뭘 했느냐고 묻는다면, 한참 주절대야 할 것 같으면서도, 완성 되지 않은 제품의 질을 얘기하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저무는 한해를 바라보면서, 뉴욕을 떠날 때의 각오가 오히려 더 단단해 지고, 뿌리 내려감에 감사하고 싶을 뿐이다. 2006년 좀더 단단해지고 실해진 KARP를 그려본다.

 

주 명 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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