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로 본 세상이야기 142 - 선덕여왕과 삼국통일

어제 일요일날 서울 근교에 위치한 <청계산>산행에 나섰습니다. 날씨가 찬 관계로 하산 후 점심을 하기로 하고 10시에 <옛골>에서 친구들을 만나 매봉을 향했는데 더러의 산행자들 중에는 시니어분들의 모습이 많아 보였습니다.

날씨가 조금 풀렸던 관계로 양지 바른 길은 땅이 녹아 미끄럽기도 했으며 등산화가 흙투성이로 변하기도 했습니다.

전국 산행자들이 즐기는 대부분의 산을 이미 몇차례씩 즐겼으니 약600m 높이의 청계산은 쉽게 오릅니다.

가장 잊혀지지 않는 산은 지리산-<칠선계곡> 산행을 하기 위해 반드시 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일주일에 3회에 한해 전문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야 했던 험난한 코스였습니다.

3대에 걸쳐 덕을 쌓지 않으면 지리산 천왕봉에서 일출광경을 볼 수 없다고 기록해 놓은 <삼신봉>의 글귀는 의미를 더해 주었습니다.

산행에도 아름답고 잊혀지지 않는 글귀가 있는데 하물며 국가의 장래를 책임지고 가야할 지도자들의 덕목을 살펴 볼 수 있는 고사가 있어 올려 봅니다.  

이 나라와 새 정부를 위해서 반드시 새겨둘 말이 있습니다. 각득기소(各得其所) 네 글자입니다.

“適材適所, 제대로 된 인물이 배치돼야 한다.” 는 말입니다. 논어 자한(子罕)편에 나옵니다.

장관, 각 공사 사장, 위원장, 감사........수많은 회전의자에

내로라 하는 사람들이 어슬렁거리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현직에 있을 때, 수단방법을 총동원해서

출세가도를 달리다가, 물러나서는 前官禮遇라는 美名下에 사리사욕을 챙긴 사람도 많습니다.

출세욕과 私利私慾으로 가득 찬 사람들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월간 墨家 3월호에 실린 작품을 보고 계속하겠습니다.

탁월한 인재등용으로 역사에 이름을 날린 사람이 있습니다. 매주 토.일요일 KBS-TV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대왕의 꿈>의 기본 줄거리는 삼국통일의 기반을 닦은 선덕여왕입니다.

그녀는 본래 왕이 될 수 없었습니다. 신라 26대 진평왕이 죽자 왕위를 계승할 聖骨남성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왕위는 眞骨인 김춘추의 아버지 김용춘에게 넘어갈 상황이었습니다. 당시는 男性優位의 고대사회였습니다. 더구나 왕위를 결정하는 和白會議는 남성귀족들만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런 화백회의에서 여성인 덕만공주가 왕위계승자로 지명된 것은 하나의 기적이었습니다.

후에 선덕여왕으로 불리게 된 덕만공주는 왕위에 오른 뒤, 언제 자신의 왕위를 노릴지 모르는 政敵 김용춘의 아들 김춘추에게 외교를 전담하는 강력한 힘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사람. 멸망한 금관가야의 귀족 김유신을

발탁했습니다. 김유신은 당시 배타적인 신라 귀족들에게

차별받는 이방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선덕여왕은 김유신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그에게 막강한 군사력을 주면서 국방을 맡겼습니다. 결국 김춘추와 김유신의 분골쇄신으로 삼국통일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된 것입니다.

오직 능력 하나만으로 인재를 발탁한 선덕여왕이야말로

위대한 정치가였습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뛰어난 정치였습니다.

물론 연속극은 재미를 더하기 위해 작가와 연출가가 약간의 오락적인 면을 가미시키지만 사극이란 장르 때문에 지나친 가설까지는 내포시키지 않습니다.

청문회의 내용을 전적으로 무시한다면 무용론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며, 검정 단계부터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면 이것 역시 수정되는 것이 국가와 민족 그리고 후일의 안녕을 도모하는데 도움이 되겠지요.

                    2013. 3. 11    박 순 웅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