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을 무료로 안내하는 류강렬씨(57). 그는 한 시중은행의 지점장 출신이다. 그런 그가 직장에서 명예퇴직을 한 뒤 서울문화학회를 거쳐 종로구의 통역관광가이드에 자원, 지금은 북촌 알림이 역할을 하고 있다.

“잊혀져 가는 우리의 전통을 한옥에서 찾아내고 있지요. 600년 서울 정취와 향기를 품고 있는 곳은 북촌 한옥마을이 제격입니다.”

류씨가 유창한 일본어로 이 마을을 소개하면 일본 관광객들의 탄성이 나온다.

“요즘 아무리 잘 그려진 서울 지도라지만 처음 찾는 일본인 등 외국인에게는 지도를 보고 골목 골목 이어져 있는 북촌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점이 류씨를 통역가이드로 만든 원인이기도 하다.

한번은 이 마을에서 이번에 한국 대통령을 배출했다고 소개하자 일본 관광객들이 깜짝 놀라더라고 소개했다. 바로 이명박 당선인이 머물고 있는 가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남산이 훤히 내다 보이고 햇볕도 잘 들고 배수 또한 잘 되며 정말 따뜻하고 좋은 곳에 터를 잡아 대통령이 됐다”며 “외국인에게는 좀 낯선 풍수지리도 곁들이면 북촌마을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듯하다”고 전한다.

또 북촌 한복판에 위치한 근대식 건물인 서울 중앙고교 자리에서 배용준씨가 출연한 겨울연가가 촬영됐다고 하면 일본인 여자 관광객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고.

그러다가도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에 나섰던 김성수·송진우·최린·손병희·한용운 선생 등의 생가 또는 가옥을 안내하면 다시 숙연해지기도 한단다.

이처럼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옛 모습을 잃지 않고 있는 북촌 1200여동의 한옥은 매력 넘치는 ‘한국의 모습 그 자체’라고 류씨는 강조한다.

류씨는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된 북촌마을을 보면 한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 가회동 31번지와 가회동 11번지 두 코스로 나뉘는 북촌을 걷다 보면 역사문화 자원임을 실감케 된다.

아낙네들이 빨래하며 수다 떨던 빨래터, 보름마다 물이 차올라 이 물을 마시면 아들을 낳는다는 석정보름 우물 등 선조들의 생활모습 설명에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도 신기해 한다는 것.

류씨는 “옛스러움 속에 현대가 피어 있는 곳이 북촌”이라고 강조한다. 북촌 갤러리 탐방코스가 바로 그렇다. 북촌 속에 문을 연 화랑은 옛것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는 평. 이런 화랑이 이 마을에 17곳이나 있다. 한 일본 관광객은 “하늘을 향해 쳐들고 있는 처마끝, 팔을 내밀면 옆집에 닿을 수 있는 추녀지붕은 정말 놀랍기만 하다”고 감탄했다.

/dikim@fnnews.com김두일

 

Re:역사 교과서 한 페이지 같으신 류강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2009-09-20

이상백 647

위 글만 보고 전화드렸는데 흔쾌히 시간을 내 주셨습니다.

안국역에서 학생들과 첫인사를 하고 시작된 선생님의 '북촌한옥마을 수업'

제가 토요일(9월 19일) 수업으로 학생들을 데리고 나선 길에, 선생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북촌마을은 그냥 지나가는 길에 있는 집들에 불과했을 겁니다.

역사 교과서 한 페이지가 되셔서,'조선과 한국'을 보여 주신 모습에 학생들이 감동했습니다.

미리 프린트도 준비해 주시고, '하고 싶은 일에 미쳐서 사는 일이 삶의 모습'이라고 알려 주신 일도 학생들이 살아가면서 기억할 겁니다.

날씨가 더웠는데도 힘든 내색 한번도 안하시고 기쁨에 찬 모습에, 학생들이 오히려 힘을 얻었습니다.

학생들이 북촌 한옥 마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음에 둔 곳이 하나씩 생겼고 시간이 나면 그곳에 친구와 다시 가 보겠다고 합니다.

'어른은 아이들을 야단치는 사람이 아니라 살아가는 길을 알려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보여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자원 봉사라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데,실천에 옮기시는 선생님의 의지에 학생들과 함께 찬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