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리듬인 심장박동은 생명의 박자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화재의 원인이 가장 빠르게 발표되는 나라라고 하는데 아마도 이 또한 국민적 성격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보편적인 화재의 원인은 '누전(漏電)'이라는 것이지요. 하기야 건물치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기가 안 들어가는 건물이 있겠습니까? 아프리카라면 몰라도.
사람의 사망원인 또한 가장 보편적인 것이 '심장마비(heart attack)'라고 합니다. 누구든 죽으면 심장이 멈추게 됩니다. 둘 다 틀린 원인은 아니지만 이는 결과라고 봅니다.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심장은 단 한 순간도 쉬지않고 1분에 평균 60회씩 우리의 가슴을 친다이는 가장 신기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혈액이 응고되거나 지방이 굳어져 관상 동맥의 혈관벽에 쌓이면 심장발작(마비)를 일으키게 됩니다.
우리 몸의 심장이 뛰는 속도는 일정할까요 아니면 불규칙적일까요? 최근 학자들의 실험 결과는 심장 박동의 간격은 불규칙하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수면 중에도 그렇다고 합니다.
건강한 사람들과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심전도를 측정한 후, 두 그룹을 비교해보니, 상식과는 정반대로 정상인의 심장 박동 간격이 오히려 불규칙적이었으며 환자들의 박동 간격은 상당히 규칙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정상인의 심장은 심장 박동이 느려 혈약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자체적으로 박동 간격을 좁혀 혈액 공급을 회복하지만, 심장 질환에 걸리게 되면 과거의 심장 박동에 대한 정보를 기억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해도 회복할 수 있는 피드벡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정상인의 심장이 아무렇게나 뛴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합니다. 유연한 시스템인 것이지요.
심장은 결코 정적인 평형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요동치는 변화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나이가들어 노쇠할수록 심장의 불규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역동적이고 유연한 상태가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를 잘 말해준다고 한다.
결국 생명체는 질서정연한 방식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불규칙적이지만 유연하고 역동적인 상태를 통해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역동적인 시스템(dynamic system)'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 노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어 이 글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규칙적인 심장 박동 소리 그것은 영원한 안식처로 인도하는 죽음의 레퀴엠(진혼곡)과 같다는 것입니다.
배가 항구에 닻을 내리고 정박하는 것이 가장 안정하나, 그렇다고 배는 정박하기 위해서 만든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자기가 죽을 때는 아무도 모릅니다. 단지 인간은 죽을 때 까지만 삽니다. 규칙적인 삶도 좋지만 어떤 면에서는 작은 모험도 실행할만하다고도 생각됩니다. 소음(noise)이 오히려 듣는데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