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 피곤했던지 노년의 증상이라는 자다가 깨는 버릇이 간밤에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아침에 눈을 뜨니, 새벽 5시40분 간단한 반바지, 반팔티 차림으로

산보에 나섰다...

뒷산이라야 집에서 1~2분거리이니 어느 돈많는 사람의 전원주택겸 별장같은

기분이 드는 때도 가끔은 있다.

아마 내가 결혼한 후에 내가 제일 잘한일 중의 하나가 지금 사는 이 아파트를

사서 이사한 것일 게다.

지척이면 산에 오를수 있고 또 비가 잦다보니 요즈음 계곡에서 물이 흘러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하루 종일 만원이다 보니, 짜증이 날만도 한데도 그걸 보노라면

마냥 즐겁다...

계곡의 토질이 마사토이고 보니 사람이 아무리 많이 들락거려도 구정물 날일도 없고

배달 오토바이가 오르락 내리락 해도 시원한 나무숲이라 그런지 매연도 별로

없는것 같다.

요즈음 방학이다 보니 피서를 가지 못한 어린이와 부모가 같이 와서 하루 정도 보내기는

안성맞춤이니 딴 동네에서 이곳까지 오는게 아닌가 싶다.

또한 구청에서 관리하는 산이고 보니 화장실도 최신식으로 등산로 입구는 친환경

포장이라나...

풍요로운 세상인 것 만은 확실하다...

그런데 이 등산로 주변에는 서로 경쟁이나 하듯 페휴지를 줍기 위해 새벽부터 빈수레

조차 끌기 어려워 보이는 우리세대의 어머니들이 주름진 이마 사이로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이골목 저골목을 누비는 것을 보노라면, 서민이 느끼는 복지는 어디쯤 왔는지?

고급 외제차를 타는 사람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들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걷는 사람에게 진정으로 미안해 하는 그런 사회는 언제 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