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노인복지관에서 강의가 있었습니다.
 30분 정도되는 학생들, 그중에 남자 분은 6분 정도 되더군요.
 

 한번도 웃어본 적 없는 듯한 무표정하고 딱딱한 얼굴들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픈 모습입니다.

굳어진 표정에 웃음을 찾아드리고 싶은 것이 
저의 작은 바램입니다.

강의 틈틈이 
남자 분들 얼굴에 웃음이 찾아드는 순간이 있습니다. 
참으로 해맑은 소년같은 웃음들입니다.

아주 오래전 웃음이 박제된채 남아있어서인지
그 웃음은 정말 맑디맑은 소년의 웃음입니다.

웃음을 잃은 얼굴과 웃는 얼굴 
두 얼굴을 찍어서 비교하면 
전혀 다른 두 사람처럼 느껴질 듯 합니다.

그 아버지들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진 건 왜 일까요? 
너무도 많은 짐을 혼자 지려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아버지의 굳어진 얼굴은 가정의 표정마저 어둡게 할 듯 합니다. 

이제 혼자 질 수 없는 짐이라면 감히 내려놓으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족 누구도 아버지 혼자만의 짐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는 길에 강의를 들으신 할아버님과 함께 지하철역까지 걷게 되었습니다.
이제 한발한발 세상 공부를 시작하고 계신 중이래요.

조심스럽게 할아버지는 
40세가 된 아들이 얼마전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참 오랫동안 마음의 큰 짐이셨던 듯 합니다. 

책보따리를 싸들고 공부하러가는 아들을 볼 때면 
답답하기도 안쓰럽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많이 자랑하시고, 많이 칭찬해 드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창피한 일이 아니라 요즈음 젊은이들이 당면한 현실이라고 
격려해 주고, 자랑하셔도 좋을 일이라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취직했으니  언제 결혼하고, 언제 집 장만하고, 언제 자동차를 
사게될지 앞 일도 걱정이라고 하십니다.

이제 자녀 분이 다 알아서 할 터이니 걱정은 그만 내려놓으시라 했습니다.

자식 걱정을  삶의 보람으로 여기시는 우리들 부모님의 모습입니다. 

이제 할아버지의 잃었던 소년의 미소를 되찾는데만 집중하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자녀 또한 바라는 바가 아닐까요?
애써 잘 살아오셨습니다.

이제 자신을 좀 더 사랑하는데 집중하셔도 
누구도 뭐라하지 않을 참으로 열심인 삶을 사셨습니다.

오는길목에 교회 분들이 선교를 위한 작은 부침개 파티를 
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앉아 부침개를 나눠먹으면서 
할아버님은 아내도 부추겨 교회도 다니셔야겠다고 하십니다. 

두 분의 봄날을 응원합니다. 
할아버지 얼굴에 소년같은 미소가 앞으로는 늘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