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인권이라 함은 인간이기 때문에 누리는 기본적인 권리로서,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나며 인간답게 생존 할 수 있는 조건을 의미한다. 이러한 권리는 국가권력에 우선하기 때문에 국가권력이 함부로 침해할 수 없으며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권은 구체적 현실상황의 고려보다는 추상적 이념적 성격이 강하고 이념적 실현에 비중을 둠으로서 각 국가의 현실적인 상황, 이념 및 문화적 요소와 충돌 할 수 있는 여지가 상존하고 있다.

이처럼 천부적 인권이 국가적 통치제도상에서 성립 될 수 없기 때문에 국가 질서 속에서 이러한 기본적 인권을 실정헌법으로 보장하도록 하여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 표현하여 기본권이라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 12장 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장 1조에서는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위의 헌법과 위원회법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분명히 개인의 기본적인 인권을 인정하고 이를 국가적으로 보호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인권의 문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과연 어느 정도 보호할 것인가 하는 적용의 문제를 언제나 동반한다. 더구나 개인의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정체와 질서유지의 측면과 대치되는 상황이 많다는 점에서 이러한 적용의 문제는 언제나 논란이 되어 왔다.

이처럼 양면성을 가진 인권문제를 공적으로 해결을 도모하고 보편타당하게 처리하는 것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사명이기도하다.

노인인권은 무엇인가.

노인 인권이 무엇인가를 논하기 전에 왜 노인인권이 제기되는가하는 점을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보편적 선언에도 불구하고 많은 불평등과 억압이 사회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불평등과 억압은 특히 노령세대에 직간접적으로 더욱 과중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제성장과 경쟁에 과도한 방점이 찍히면서, 생산성과 건강의 가치가 확장됨으로써 노화와 죽음이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이는 바로 노년의 부정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돌봄이 필요한 다수의 노인들에 양질의 사회복지 혜택이 제공되고 있지 못하며, 또한 전통적인 사고방식의 노령세대는 그러한 욕구를 가족, 사회, 국가에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못함으로써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오늘날 노년은 가족․사회․국가에 부담스러운 존재로 남아 있게 되었으며, 오늘날 노인에 대한 폭력과 학대가 증폭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노인 자살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만 한다. 많은 노인이 가족과 사회와 국가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자살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노인인권은 이와 같이 노년이 부정되고 사회의 약자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기되어야 한다.

노인인권을 주장하는 것은 “노인만을 위한 특별한 인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적용된 보편타당한 인권의 관점에서 노인도 주체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인들의 소득․노동․복지권을 인정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며, 또한 노인이 문화와 사회의 공동체적 환경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의 인권문제의 해결과 인권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이 바로 노인 복지이며 이는 노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인권실천행동이다. 인권관점에 근거한 노인복지실천이 보다 이루어지기위해서는 노인 인권보호를 위한 법, 제도, 정책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여러 논조의 주장에 동의하면서 필자도 노인인권 지킴이단 일원으로서 노인 복지 실천의 현장 활동에 참여하였다는 점에서 그러한 조치가 지체 없이 가속화 되어야함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우리나라는 노인 복지법 제 2조에서 노인은 존경받으며 건전하고 안정된 생활을 할 권리와 능력에 따른 경제 활동 참여 권리를 지님과 동시에 심신의 건강유지와 사회발전에 기여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포괄적인 언어적 표현을 실체적으로 적용하기위해서는 강력한 실천 방안이 구체적으로 계속 제시되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고령사회로 들어서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노인인권의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2010년도 통계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530만 명에 이르며 소위 베이비 붐 세대인 55세~65세까지의 노령화 및 노령인구는 720만 명에 달함으로서 총 1250만 명으로 이미 전체인구 4900만 명의 25%이상을 점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대선 또는 총선 시 유권자 수는 3800만 명 수준이다. 그중 노령인구는 1250만 명으로 33%를 점하고 있다. 한 표 한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들이 이 엄청난 노령인구의 힘을 전혀 의식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 이상한 일이다. 노인문제, 노인정책, 노인복지 모두가 노인인권문제이다. 여기에 매달리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야말로 현명한 정치인이 아닐까.

한국사회에서 노년이 부정되는 주요 메커니즘(서울대 박경숙 교수의 논문)을 소개하면서 노인인권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노인 차별문제이다.

우선 제도와 의식에서 연령에 대한 각종 고정관념과 연령차별행위는 가족, 노동 사회적 관계와 같은 일상생활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연령을 근거로 한 비합리적이고 노골적인 억압, 폭력, 학대 등을 우리는 언론에서 수시로 접하고 있다.

노인이 차별받는 이면에는 노년이 비정상적으로 인식되거나 무엇인지를 잘 알지 못한다거나 노년의 경험을 대수롭게 생각지 않는 주요 활동세대의 의식이 문제이다.

둘째 생애 불평등을 누적시키는 노동과 복지 구조를 들 수 있다.

노년이 부정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생애 불평등이 누적되고 심화되는 노동 복지구조의 성격을 살펴보아야 한다.

노인은 한국사회에서 빈곤위험이 큰 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에 속한다. 그것은 한국사회가 경제적으로 발전되지 못하였던 불행한 시기에 태어나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근대적 직업에 접근하기가 어려웠으며 오로지 자식교육에만 노력하였기 때문에 노년을 위한 대책을 갖지 못한데 기인한다.

또한 노년의 빈곤은 가족부양의 쇠퇴와도 연결된다. 이렇게 약화되는 가족부양을 보완 할 수 있는 사회 부양체계도 대부분의 노인들에게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인세대의 빈곤은 노동시장, 작업장, 사회복지제도의 접근의 불리가 생애를 통한 불평등이 심화된 결과로 이해해야 하므로 인권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세 번째 가족중심 구조의 사회적 약화와 노인 돌봄의 부담 문제이다.

효가 중심이 된 가족부양의 책임의식이 약화되고 있음에도 취약한 노인을 보호하려는 대부분 시도는 효의 부활과 제도적 효율을 강조함으로서 사회적 무책임과 불개입의 논리가 정당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세대관계의 새로운 도덕, 정치, 경제적 조건은 가족의 경계를 넘어서 소통, 돌봄의 가치가 확대될 수 있는 사회구조를 요구하게 되며 바로 이 요구를 수용하게 되는 것이 노인인권 실천의 방향이라 볼 수 있다. 이 실천의 증가가 노인인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점차 높아지게 할 것이다.

마치며

대한민국 노년층은 대표적 사회취약계층이자 서민 그룹이다. 소득 2만 달러에 경제대국 13위, OECD회원국으로 15년이 넘도록 참여하는 나라지만 30여개회원국 중 노년층 빈곤율은 이들 나라 평균 3배가 넘도록 가난하다. 노년층 1/3이상이 소득이나 재산이 전혀 없으며 노년인구 절반(45.1%) 가까이가 절대 빈곤층이다.

한편 80세 이상의 노령은 6.25 공산주의 침략을 생명으로 이 나라를 수호 하였으며 60세로부터 70세 세대는 월남 참전과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지역 건설 역군으로 참여하여 이 나라의 경제부흥과 오늘의 번영을 이룩한 기초를 피와 땀으로 조성해 주었다.

따라서 이러한 노인세대는 단순한 보호적 차원이 아닌 보상의 차원에서 인식되어야 하며, 건강한 노인에게는 자립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할 국가의 적극적 의무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건강하지 못한 노인에게는 건강보호를 제공할 국가의 현 보호체제를 국가적 의무로서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노인의 소득격차해소를 위한 국가의 역할이 국가의 필수적 의무로 제고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노인의 인권은 바로 노인의 삶, 노인의 생존 그 자체임을 표방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또한 노인의 인권은 보호적 요청이 아니라 당당한 권리 주체인 것이다. 노인의 주거권, 건강권, 사회복지권이라는 3가지 권리보장을 노인 인권 증진의 목표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 인권위원회의 활동이 과거 어느 때 보다도 강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국가인권위원회 노인 인권 지킴이단 강사단_조정현

**상기글은  국가인권위원회  "은빛 사랑" 타블로이트판 2011년 12월 20일 계제된글임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