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은 씨를 뿌려서 길러 꽃을 본다. 그러나 분꽃은 지난 해의 굵은 뿌리가 마치 구근(球根) 식물처럼 뿌리에서 싹을 피우기도 한다. 이는 씨를 뿌리는 것보다 그 개화의 시기를 앞 당길 수 있는 것 같다.

마누라의 잔소리를 들어가며 지난 6월6일 부터 매일 베란다 화분에서 피는 꽃을 8월 말까지 기록해 보았더니 2,000개가 넘게 꽃이 피었다 진 것이다.

하루 밤에 50개가 넘게 핀 적도 있다.

재미 있는 것은 언제  다른 화분에 떨어진지 몰라도 10월 초부터 노란 분꽃이 벌써 7송이 째 피고 있는 것이다. 완전히 자연적인 이모작인 셈이다.

어미 분 꽃이 시들어 벤 옆 화분에 또 10 포기의 뿐꽃이 왕성하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가을에 그들의 꽃을 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기후의 온난화 현상으로 등산 길에서 이 가을에 봄에 피는 꽃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어제는 길섶에서 빨간 뱀딸기 한 송이를 보았다.

날이 금방 추워지면 이 들은 시들고 말 것이다. 그러나 뿌리가 있는 것들은 겨울을 나고 봄에 다시 피어날 것이나 보는 입장에서는 안스럽기까지 하다.

노년에 서예 등 새롭게 시작하는 것도 이와 같은 것 아니겠는가?

서구에서 환갑에 히브리어를 시작해서 80에 세계 최고의 히브리어 권위자가 된 사례를 어느 선배는 말하고 있으나 보편적인 일은 아닌 것 같다.

이 선배는 '국산 60년 썼으면 잘 쓴 거 아닌가?' 그렇다 우리는 다 국산이다.

어떻든 간에 새롭게 피는 것은 아름답다. 손주들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