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유성100km 울트라 실패 푸념
패자가 무슨 할 말이 있으련만 실패속에도 지혜가 있는 법이니 푸념 삼아 경험을 늘어 보련다
1.우리 인체 신비로움에 놀랐다.
1)5월21일 100km 울트라를 신청해놓고 망서렸다.동유롭 여행전에 옻닭을 먹는게 옻이 올라 왼쪽 발목이 수통처럼 붓고 나병처럼 진물이 나서 여행중 술한잔도 못마셨다. 훈련은 물론 보행도 불편하여 포기 지경에 이르렸으나 계속 기도중에 치료했더니 신기하게도 대회 2일전에 완전히 나았다.
나)출전전에 탄수화물등 식이료법이 안맞고 고칼로리를 요하는 보신탕을 매일 한끼식 3일간 먹었다. 식사를 3끼가 아니라 4끼도 당겨니 별명이 <高四食>이다.
3)전에는 허리도 아프고 무릅도 아프더니 마음만 굳게 먹으니,100km를 달려도 아픔없고 끄떡 없으니 그 신비로운 괴력(?)에 나 자신도 놀랐다. 모두 성모님의 은덕인줄 알고 감사한다.
2.유성교통편에 머리를 짜다.
가장 편한 건 KTX 이지만 행사시간이 여유가 충분하여 머리를 짜봤다.
지하철로 경복궁에서 용산역,용산역에서 급행지하철로 천안까지 공짜, 천안에서 대전까지 무궁화호편으로 50분 거리에 2,600원.... KTX 요금(22,900원)의 1/10 정도면 땡이다.짠돌이라할지 모르나 제도권범위내에서 궁리끝에 얻은 묘안이라 재미가 솔깃하다. 대전국립묘지의 부모님 묘소를 우중에 참배하고 영혼앞에 어리광을 부려봤다.부모님의 유택이 있기에 유성 울트라에 애착이 간다.
3.출발은 신바람났다.
갑천 현장에 도착하자 김현영형제님, 최병성형제님의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대전 가마동 김홍식시몬 지도신부님의 집전 미사를 마치고 미역국밥을 훌훌 먹고 출전 준비를 점검했다.
점검하고 또 점검해도 달리다 보면 빠진것이 있기 마련이다.손목시계가 ㅇ점 조준이 안되여 애를 먹었으나 김구현형제님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줘서 고마웠다.
"첫단추가 꼬이면 모두 꼬인다"는 머피의 법칙이 떠올라 찝질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뛰었다.접수 455명중 355명이 폭우속에서 배번 7033번을 부치고 갑천변을 철없는 어린애 처럼 흥겹게 달렸다.그렇게 7.9km 의 냇가를 달리자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서 대전국립묘원(현충원)정문 앞을 지나갔다. 현충원을 우로 두고 박정자 삼거리를 거쳐 좌회전한후 계롱대길로 들어섰다.산을 넘었는데도 이정표는 공주시-계룡대-대전 마찬가지였다.
논바닥의 개구리들의 까랑까랑한 테너목소리,맹꽁이들의 둔탁한 베이스목소리들이 부엉이와 소쩍새의 지휘에 맞춰 밤새껒 환영연주를 해주니 선수들이 어깨춤이 절로 난다.
달리던중 7명의 대전 마라톤 동호회와 조우했다.계룡산 구석구석을 아는 터주대감을 만났으니 다행이다.
젊은 혈기로 주법이 특히하여 많이 배웠다. 10분 달리고 5분 속보내는 주법이어서 지치지 않아 오래 달릴수 있다. 리더의 배낭엔 방울을 달고 있어 발 맞추는데 박자가 잘맞았다. 그중 한명이 올벼쌀을 한움꿈주어 졸깃졸깃하여 맛있게 먹었다. 나도 비타민을 나눠주며 <대한은퇴자협회>을 자랑하며 달렸다.장거리 달리기는 하프까지는 지루하고 고통스럽지만 이지점만 지나면 시간도,거리도 정신 차릴수 없이 빨리 지나간다. 우리 인생도 하프점만 지나면 꼴인점에 쏜살같이 도착하리라.
4.외로운 공포 주로
43.2km 지점 노인회관에서 아욱된장국을 입안에 훌훌 털어넣고 커피를 마시는 동안 대전 마라톤 동호회가 사라졌다.아~차 큰일 났다.간식도 포기하고 서둘려 쫓아갔다.10Km쯤 헤맸는데도 대전 팀은 보이지 않고 삼거리에서 갈림길에 도착했다. 교회에서 찬송가가 들리는 걸보니 5시 정도 된 것 같다. 비가 쏟아져 시야는 어둡지, 잠은 쏟아지지, 도로표시도, 불빛표시도,순찰차도 보이지 않아 겁 났다. 설상가상으로 고통과 공포속에 내 큰 하수구(?)가 재촉하니 내몸이 원망스러웠다 . 앞에도, 뒤에도 선수들의 반디불은 보이지 않았으며, 심야이므로 인적이 없어 길을 물어볼 사람도 없다.아프리가 초원에서 들소가 대열에서 이탈하면 곧 사자밥이 된다. 이상황에선 내 자신만 믿고 언덕을 올라갔다. 너무 적막하여 달리기 보다는 맷돼지라도 나타날까 두려웠다.
완주가 문제가 아니라 사느냐 죽느냐로 고민이된다.
출발전에 주로을 숙지못하고, 비상 연락망을 챙기지 않고 대열만 쫓아가면 꼴인하리라는 안일한 생각이 이런 우를 범하고 말았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知彼知己 百戰不殆]"손자 병법이 폄범한 진리를 터득하지 못한점이 후회스웠다..
당초에는 2km정도 가면 터넬이 있다고 안내받았는데,터넬이 전연 나타나지 않아 분명 길을 잘못 들었다고 판단, 3km 정도 뒤로 돌아왔다. 그때야 비로서 순찰차를 만났다. "후미인데 전방 3km만 달리면 낙오병(?) 만날수 있으니 힘을 내란다".마의 마티재(해발 2,040m)넘어 하산 하자마자 80km 지점인 육교가 나왔다.여기에서 절둑거리는 낙오병을 만났다.강화도에서 강릉까지 종단한 노련한 선수지만 지금 현실은 괴로움을 함께하고 있다.
5.갈가 말가 갈등이........
달린 총시간 14시간,남은 20km 를 2시간만에 주파하긴 어려웠다.갈가 말가 하는 혼돈이 있는 지점이다.3km 를 돌아간것이 이러듯 피해가 크다니......
늦은 꼴찌때문에 집행부 봉사자들을 고생시키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이유를 꺼내봤다.그래서 얻은 결론은 이지점에서 접기로 하자
마라톤 훈련 10년(최초 2001.6.14) 중 회수차 타기는 처음이다.전쟁포로처럼 고개숙이고 탑승한다는 것은 불명예이자 동료들에게 미안했다.오늘 실패 경험이 내년에는 완벽하게 도전해보련다.승리 없는 인생는 비참한 것이다.
대한은퇴자협회 동지 여러분 고맙습니다.동지들의 격려 이글로 대신 답합니다.
100km 3번째 도전에 낙오병이되고 보니 가마동 울트라 완주자들이 영웅처럼보인다. 유성 100km 울트라 조직위원회 박도훈회장님, 한시동총무님,그리고 자원봉사자들 수고 많았습니다.차후에는 위와 같은 주로의 정확한 안내 와 5km 간격 이정표(지루하니까) 를 표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대전 가마동 회원님들의 봉사에 감사드립니다.
5.왜 이런 고된 울트라를 즐기는가 ?
심야의 고요속에 하느님과 기도로 대화할수 있어 즐겁고,체력이 한계를 넘었는데도 건재함에 통쾌하며,위기와 고난속에 체력이 강인하게 단련시키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울트라를 즐긴다. 흔히 건강에는 자신있다고 자랑한자가 있는데 이는 헛소리다.10km만 달려봐라. 육신의 결점이 바로 나타난다. 80km를 달렸어도 이튿날 끄덕없으니 건강한것이지요 ? 42.195km도 마찬가지이지만 100km울트라는 대회종료후 관절이 이탈 또는 늘어지는 부분이 있으므로 반드시 지압이나 안마로 관절을 원상 복구해줘야 후유증이 없다. 신앙인으로서 1년에 한두번 울트라에 출전하면 득이 많으므로 이를 권한다.
영원한 청춘 고재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