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읽었던 '사랑은 아름다워라/오천석/샘터' 중의 한 편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제2의 국가가 된 '황금의 예루살렘(Yerushalaim Shel Zahav)'라는 노래에 대한 자료를 당시에는 구할 수가 없었으나 지금은 'YOU TUBE'에서 찾을 수가 있어서 차제에 이글 전체를 옮기고자 합니다.
부제는 '이스라엘 민족 승리의 노래"입니다.
1967년 5월 15일 저녁, 신(新) 예루살렘에 자리잡은 '민족공회당'으로 가는 길은 온통 번쩍거리는 차들과 화려하게 차린 선남선녀들의 행렬로 발들여 놓을 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 인파는 바로 이스라엘 독립기념 음악제에 입장하려는 청중들이었다.
개막시간이 다가오자 회당은 3천 5백여 명의 신사숙녀의 초만원을 이루었다. 이윽고 막이 올라 이 나라를 대표하는 4명의 최상급 작곡가에 의해 새로 작곡된 14곡의 노래가 1백여 명의 오케스트라단의 반주로 차례로 불리어졌고, 곡이 긑날 때마다 청중들은 갈채를 보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는 청중 사이에는 이런 경사스런 축제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신명나는 감흥이 없었다. 겨우 예의를 지킬 정도의 박수요 갈채였다.
시간이 거의 자정에 가까왔을 무렵, 축하음악회의 막내림 프로그램으로 젊은 여자(주:Shulie Nathan)가 무대 위에 나왔다. 이 여자는 작곡가의 추천에 의해 며칠 전에 선택된 가수로서, 일반 청중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여자인데다가 다른 성악가들과는 달리 기타를 들고 나왔다.
청중 가운데는 노골적으로 실망을 표시하며 혀를 차는 사람도 있었고, 개중에는 과연 저 여자가 어떤 시시한 노래를 부를까 의문 섞인 호기심으로 바라보기도 하였다.
기타 반주음이 퉁겨지면서 그녀가 [황금의 예루살렘]을 부르자, 그때까지 하품을 하며 수군대는 등 웅성거리던 청중들이 일시에 물을 끼 얹은 듯 조용해졌다.
이 정적은 그녀가 노래를 다 부른 뒤에도 얼마간 계속되었다. 청중은 한 결 같이 모두 넋이 나간 사람들 같아 보였다.
잠시 후 회당이 떠나갈 듯이 환호와 박수가 폭풍처럼 장내를 휘몰아쳤다. 박수는 무려 7분 간이나 계속되었다.
그것은 주제인 그 예루살렘을 잃은 슬픔이 아니라 모든 이스라엘 민족의 공통의 슬픔이라는 공명의 박수였다. 열광적으로 감격한 청중의 요청에 의해 [황금의 예수살렘]은 다시 한번 불려졌다. 청중들은 겨우 두 번째 듣는 노래였으나 후렴이 불려질때는 모두 입을 모아 함께 불렀다.
그날 반 이후 이 노래는 순식간에 이스라엘 전역에서 불려지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이 경이적인 반향을 일으킨 노래의 작곡자(주:Naomi Shemer)와 그 작곡 경위 또한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독립기념음악제의 준비위원회는 음악제가 열리기 전 해인 1966년 이 나라의 정상급 작곡가 5명에게 음악제에 발표할 노래의 작곡을 위촉하였다. 위원회는 작곡가들의 창작의욕을 불러일으켜 주기 위하여 작곡가들에게 아무런 조건도 제시하지 않고 자유스럽게 곡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였다. 단 예루살렘 시장만이 그 여러 곡 중에서 한 곡만은 예루살렘을 주제로 한 노래였으면 좋겠다는 뜻을 조심스럽게 희망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5명의 작곡가 중 4명은 이 예루살렘 시장의 간곡한 희망을 묵살했고, 나머지 한 사람의 작곡가인 34세의 나오미 쉬머라는 사람만이 그것을 수락하였다. 그는 이미 2백여 곡의 대중가요를 발표한 사람이었다.
이 무거운 짐을 떠맡은 그녀는 2개월이나 지나도록 작곡에는 손도 대지 못하였다. 그녀는 이 노래가 아름다운 멜로디나 미사여구의 형식적인 노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노래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이스라엘 민족의 영원한 마음의 고향인 예루살렘을 사모하고 동경하는 피의 향수(鄕愁)가 짙게 물든 그런 노래를 .....
그리하여 그녀는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소녀시절에 본 예루살렘을 회상하고 마음속에 그렸다. 예루살렘의 빛깔이며 소리, 그 고요한 분위기가 마음속에 되살아났다. 그리고 이제는 영원히 봉쇄되고 만 (1948년 이후) 성경에 나오는 그 고장들을 찾아다니던 어렸을 때의 기억도 되살려냈다.
그러는 동안에 탈무드(Talmud) 경전에 나오는 이야기도 떠올렸다. 거기엔 이러한 이야기가 있다. 저명한 신학자요 랍비(선생)인 아키바라는 사람의 아내가 여러해 동안 남편의 연구생활을 도와 가난한 살림을 꾸려갔는데, 마침내 대학자가 된 남편은 그 동안의 아내의 헌신적인 희생에 보답하고자 예루살렘성을 본 뜬 황금브로우치를 만들어 아내에게 선물했다는 이야기이다.
다. 남편은 이 브로우치를 '황금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나오미는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기억해내고 자기가 작곡할 노래의 제목을 [황금의 에루살렘]으로 붙일 것을 결심하였다. 노래의 주제는 옛날 소녀 시절에 본 그 예루살렘에의 동경으로 시작되었다. 따라서 그 노래는 이 예루살렘성을 타민족에게 빼앗긴 슬픔과 낙망을 표현할 것이라야 했다.
'황금의 예루살렘, 구리와 빛의 예루살렘( Jerusalem 0f gold of copper and light)....
먼저 이렇게 후렴 가사를 썼다. 그리고 고대 히브리 작가 예후와 할레비의 시를 인용, '나는 그대의 모든 노래의 바이올린이 되오리다(For all your songs I am a violin.)'를 삽입해 넣었다. 그러면 자연히 유태인들이 언제나 마음속에 지니고 다니는 '옛 성'의 추억이 되살아나고 이제는 그들이 다시 볼 수 없는 예루살렘성의 광경을 회상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물은 마르고 저자거리는 비어 있거니
옛날 성 안에 있는 성전에서 예배를 드릴 수 없어라.
바위동굴로 구슬픈 바람이 불어노는 곳에
우리는 사해(死海)에도 갈 수가 없구나.
여리고성을 거쳐 마치 천사의 키스처럼
그대 이름 내 입술을 태우도다.
그대 잊지 않으리
황금의 예루살렘이여!
조국의 독림을 경축하는 기념음악제에서 [황금의 예루살렘]이 불려지고 있던 그 시각, 이집트의 나세르 대통령은 군대에 동원령을 내려 시나이 반도를 향해 진군시키고 있었다.
며칠 뒤 이 정보를 입수한 이스라엘군도 이집트군에 응전하기 위해 전선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군인들이 행진하는 사이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황금의 예루살렘]을 부르고 있었다. 그것은 동원령이 내린 며칠 전부터 라디오 방송을 통해 거듭해서 들어온 노래였던 것이다. 어느새 이 노래는 군인들에게 있어서는 이제 부르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것이 되어 있었다.
[황금의 예루살렘]이 전파를 타고 전국에 방송되기 시작하자 작곡자에게는 연일 수많은 전화가 걸려오고 편지가 쇄도해 왔다.
폭풍전야와 같은 정적이 잠긴 전선에서 이 노래를 부르고 있노라는 사연을 적어 보낸 군인들의 편지도 많았다. 장병등을 위문하기 위해 전선으로 파견된 가수들은 장병들의 간청이라면서 이 노래를 프로그램의 시작과 끝에 넣어도 좋으냐고 질문해 오기도 했다.
얼마 후에 작곡자 쉬머양 자신이 군의 초청으로 일선을 방문하여 이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청중인 장병들 가운데는 쉬머양과 일찌기 친교가 있었던 사람들-의사와 변호사 그리고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쉬머양을 둘러싸고 밤이 새도록 이 노래를 불렀다.
6월 4일 쉬머양은 이스라엘 참모차장과 더물어 텔 아비브로부터 남방 최전선으로 날아갔다. 참모차장은 말했다.
"꼭 부인께서 가주셔야 합니다" 그것은 명령이 아니라 간청이었다.
시나이 전투의 책임자 샤론 장군은 그의 막사에서 토마토와 오이, 달걀로 저녁 식사를 때우고 쉬머양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쉬머양은 그날 밤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전투가 언제 터질지 모를 일촉즉발의 긴장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샤론 장군의 부관이 쉬머양에게 이렇게 말했다.
"비록 노래를 들을 수는 없지만, 부인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부인은 우리 이스라엘 전민족의 염원을 훌륭하게 표현해주신 시인이요 음악가입니다. 우리는 이 살벌한 전선에서 고귀한 영혼을 가지신 분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무엇보다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로부터 쉬머양은 전선에 그대로 남은 채 장병들과 행동을 같이하면서 격려의 노래를 목이 터지도록 불렀다. 며칠이 지났다. 라디오에서 아나운서의 흥분된 목소리가 긴급 뉴스를 알렸다.
"드디어 우리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성을 탈환했습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리겠습니다. 예루살렘성이 우리의 용맹한 형제들에 의해 점령되었습니다"
아나운서는 이어 이스라엘군이 옛 에루살렘성을 점령하고 적의 패잔병을 소탕하고 있는 광경을 목멘 소리로 소상하게 전해주었다. 현지에서 녹음된 총성이 효과음으로 흘러나왔다. 그러고 나서 곧 이스라엘 선봉군이 대망의 '통곡의 벽(wailing wall)'에 도달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다음에는 수백여 명의 장병들이 처음에는 희미하게 그러다가 점점 크게 부르는 노랫소리가 전파를 타고 흘러 나왔다. 쉰 목소리, 울음 섞인 목소리, 숨찬 목소리가 마구 뒤섞인 노래였으나 가사만은 정확한 [황금의 예루살렘]이었다.
황금의 예루살렘, 구리와 빛의 예루살렘
나는 그대의 모든 노래의 바이올린이 되오리다.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이 노랫소리를 들으면서 쉬머양은 옆에서 방송을 듣고 있던 장병들과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쉬머양은 그 순간 이 노래 2절의 가사를 바꿔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는 꿈의 그 예루살렘을 되찾았다. 이제는 향수를 느낄 필요가 없어진 것이
다.
그날 밤 늦게 부대 장병들이 사막 한가운데 친 텐트로 모두 귀대하기를 기다려 쉬머양은 일어나 그들에게 소리쳤다.
"장병 여러분, 승리를 축하합니다. 이제부터 방금 제가 다시 쓴 [황금의 예루살렘] 2절을 노래하겠습니다. 내가 맨처음 이 노래를 쓸 때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예루살렘은 우리에게 있어 한낱 꿈에 불과하였지만 그러나 지금예루살렘은 우리의 것이 되었습니다"
말을 마치 쉬머양은 목소리를 높여 고쳐 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옛 예루살렘 우물가로 돌아왔네.
그 저자거리로 돌아왔네.
쇼파(유태 고유 악기)소리 들린다.
옛 성 안의 통곡의 성벽으로부터
산 중의 바위 동굴로부터는
무수한 빛줄기가 오르고 있네.
이제 우리는 사해(死海)로 가리
여리고성을 거쳐!
YOU TUBE 를 통해서 직접 그들의 [황금의 예루살렘]의 다양한 노래를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옮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