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50년이면 전 세계에서 최고령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8일 '고령화 진전에 따른 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소득 향상으로 보건·영양 환경이 개선되면서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2050년엔 83.5세에 이를 것"이라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38.2%에 달해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연구원은 한국이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에서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로 진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6년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154년이 걸린 프랑스나 미국(94년)·독일(77년)·일본(36년) 등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매우 빠른 수준이다.

14세 미만 인구와 비교했을 때 고령인구가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노령화지수는 2020년 125.9로 상승, 미국·영국·프랑스를 제칠 것으로 나타났다. 2050년엔 노령화지수가 대표적인 고령사회인 일본과 독일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령자 부양비율(20세 이상 64세 이하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2050년에 91.4%를 기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이탈리아(98.5%)·일본(94.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고령화 진행 속도에 비해 고령자를 위한 사회 안전망은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공적·사적 연금 시스템이 미흡해 일반 근로자가 은퇴해서 기대 여명까지 생존한다면 연금 소득보다 소비 지출 규모가 더 커지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금융연구원은 분석했다.

 

2009년 퇴직자의 소득에서 연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한국은 42.1%로 OECD 평균보다 약 17%포인트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는 한국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인구 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연평균 4.21%에서 2040년대 0.74%로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급속한 고령화에 대비해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 사적 연금의 비중을 높이고,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