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희생…그대 있어 희망 있다

미끄러지는 통학버스 온몸으로 막아 학생 구하고 숨져
사이버세상 온종일‘살신성인 버스기사’추모열기 후끈
구제역 확산·치솟는 물가…힘겹고 고단한 일상에 감동

“의인은 살아 있다!”

광주의 한 학교버스 기사가 미끄러져 내려오는 통학버스를 온 몸으로 막아 학생들을 구하고 숨진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서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다. 버스기사의 숭고한 ‘살신성인’은 국민들의 가슴을 흠뻑 적시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30년 만의 혹한에 구제역 파동, 치솟는 물가 등으로 힘겹기만 한 일상은 한순간 잊었다.

광주 남구 진월동 대성여고 통학버스 운전사인 김영인(52)씨는 지난 18일 오후 6시5분께 이 학교 교문 앞 도로에서 버스가 내리막길에 미끄러져 내리자 몸으로 막으려다 바퀴에 깔려 숨졌다.

김씨는 버스를 몸으로 막는 순간 “피하라”고 소리치며 주변에 있던 학생들을 안전하게 피신시켰다. 김 모(18)양 등 이 학교 학생 2명이 경상을 입었지만 김씨의 희생으로 다행히 다른 인명피해는 없었다. 광주 남구청은 유가족이 의사자(義死者)를 신청하면 적극적으로 행정지원을 하겠다고 20일 밝혔다.

네티즌들은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남을 위해 희생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살신성인하는 모습이 감동입니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신 기사님, 존경합니다. 좋은 데 가시길 바랍니다”라고 추모했다.

회사원 김영석(32)씨는 “최근 청문회에 나오는 고위 공직자 후보들이 파렴치한 거짓말만 늘어놓고 국민을 우롱해 잔뜩 짜증이 나 있었는데, 버스 기사님의 의로운 행동을 보면서 가슴 한 켠이 뭉클했다”면서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대학생 이미숙(25)씨는 “한국사회가 이러한 의인들을 추모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꼭 의사자가 돼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일본에서 전철 선로에 떨어진 남성을 구하려다 숨진 고(故) 이수현씨의 10주기(1월26일)가 다가와 김씨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사람들을 더욱 뭉클하게 한다.

‘이수현 의인 문화재단 설립위원회’는 오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과 일본의 추모객이 모인 가운데 10주기 추모식을 연다.

회사원 박경수(42)씨는 “이씨나 김씨 같은 의인들은 당대는 물론 후손들까지 우러러보는 사회적 표상으로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들이 있어 우리 사회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 데일리 포커스 곽명동기자]